2007. 9. 7. 16:36

[기아 vs LG, 서울 잠실야구장, 시즌 12차전] - 2005년 7월 1일


 정신 자세에 문제 있는 기아 타이거즈,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장맛비로 인해 연 사흘 할 듯 말 듯한 경기를 한 탓일까? 선수들의 플레이는 무기력했고, 정신자세는 더 심각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7월 첫날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시즌 12차전에서, 상대 선발 이승호 선수의 호투에 1안타로 눌린 타선의 무기력과 이보다 더한 수비진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점수를 허용, 0대 8의 완패를 당했다.

기아 타이거즈가 지난주 LG 트윈스의 모습을 재현했다.
지난주 LG는 기아와의 경기에서 사흘 내내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수가 이어지다 간신히 마지막 경기를 이겼다. 그리고 8일만에 다시 만난 양 팀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뭔소리여 시방, 꼴지하는 것이 리오스 탓이여?'라는 외야 관중석에 걸린 팬들의 격려를 보았는지 앞선 두 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던 선발 리오스 선수. 하지만, 수비진의 실책으로 인해 팬들에게 보답하려는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3회말 선두 박기남 선수의 큰 바운드 타구를 3루수 홍세완 선수가 놓치면서 출루시키자, 좋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이후 LG의 희생번트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위기를 넘기는 듯 했으나 LG는 선취점을 뽑기위해 계속해서 번트를 시도했다.
그리고 1사후 발빠른 이대형 선수가 번트 내야안타로 기회를 만들자, 이병규 선수가 2루수 옆을 빠지는 중전 적시타로 결승점이자 선취점을 뽑았다. 그리고 발빠른 이대형 선수를 3루에 두고 한규식 선수가 기습적인 스퀴즈 작전을 시도했고, 리오스 선수가 무리하게 홈으로 송구한 것이 뒤로 빠지면서 다시 한 점을 추가했다. 이후 이성열 선수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고 2점을 추가하면서 순식간에 4대 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리오스 선수로서는 8타자를 맞아 4점을 내주면서 23개의 공을 던졌지만, 오히려 LG의 공격적인 번트작전이 돋보였다.

리오스 선수는 이후 4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 했지만, 다시 한번 더 치명적인 수비진의 실수가 나오면서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했다.
5회말 선두 타자는 발빠른 이대형 선수. 그는 좌측 펜스 앞 선상에 떨어지는 타구를 쳤다. 그리고 기아의 발빠른 좌익수 이용규 선수도 아쉽게 글러브를 맞고 나올 정도로 열심히 쫓아갔다. 2루타로 끝나는 상황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이때 이용규 선수는 너무 여유를 부렸고, 이를 간파한 이대형 선수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3루를 파고들었다. 결과는 세이프. 이후 한규식 선수의 쐐기를 박는 2루타로 점수가 나면서 리오스 선수는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했다.
이후 대타 박병호 선수의 뜬 공 상황에서, 또 다시 우익수 임성민 선수가 공을 잡고 난 이후 여유가 실책으로 연결이 되면서 1점을 내줘 점수는 6대 0으로 벌어졌다.

기아 수비진의 실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6회말 투수 이동현 선수는 앞선 두 타자에게 연속안타를 맞았다. 이 때, LG 김정민 선수는 또다시 번트를 댔고, 투수와 3루수가 서로 처리해 주길 바라는 수비 자세로 모든 주자를 살려주었다. 그리고 이동현 선수는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고 강판되었다. 이후 스트레이트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또 다시 2점을 내주면서 경기는 뒤집기 힘든 8대 0이 되어 버렸다.

상대 선발 투수에게 무기력했던 타선을 제쳐두고라도, 기록된 실책 3개에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이날 기아 타이거즈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리오스 선수가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6안타로 5실점하며 무너진 것과 반대로, 상대 선발 이승호 선수는 수비진의 도움을 받으면서 부상에서 부활함을 알리는 완봉 역투를 펼쳤다.
삼자범퇴 7번이 말해주듯 경기 내내 기아 타선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꽁꽁 묶었다. 2회초 손지환 선수의 좌전안타와 3회초 송산 선수의 볼넷이 이날 출루의 전부였다. 3루는 밟아보지도 못했다.
140Km에 미치지 못하는 구속을 보여주면서도 90Km중반에서 100Km 중반의 느린 커브로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한 투구를 통해, 3회부터 9회 마지막 타자까지 '20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하는 퍼펙트 투구를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모두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탤런트 홍성민씨의 시구가 있었다. 홍성민씨는 과거 드라마를 통해 TV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다, 최근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었다.
비록 예전 같지 않았지만, TV에서 보여주었던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외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던진 그의 공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 123 456 789 - R H E B
기아 000 000 000 | 0 1 3 1
L G 004 022 00X | 8 11 0 3

승리투수 = 이승호(3승 2패, 4.47)
패전투수 = 리오스(6승 9패,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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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LG 트윈스, 0701 ]

1. 선발 투수 호투를 뒷받침한 안정된 수비
2. 선발 이승호 선수의 호투
3. 루상에서 상대 빈틈을 놓치지 않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지난주 초에 펼쳐졌던 양팀 경기는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던 수비진과 이로 인해 5이닝을 버티지 못했던 선발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아 타이거즈의 우세속에 마감이 되었다. 그리고 8일 만에 만난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
그러나 LG 트윈스는 당시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우선 기아와의 마지막날 경기 역전승으로 팀 분위기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4연승을 포함 최근 경기에서 5승 1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고, 루벤 마테오 선수를 퇴출시키고, 좌완 투수 레스 왈론드 선수를 영입했다. 특히, 왈론드 선수는 한국 무대 첫 등판에서 호투를 보여줌으로서 더욱 팀의 분위기 상승을 이끌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양팀의 이날 경기는 LG 트윈스가 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가 주목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이어졌다.

달라진 모습 1. 수비진의 안정
이병규와 박용택을 제외하고는 매번 바뀌는 라인업에서 수비진의 안정을 꾀하기는 힘들었다. 특히 부상자들의 공백을 신입급 선수들로 채우다 보니 경험부족으로 인한 실수가 지난주 기아와의 경기에서 계속 발생했다.
그리고 이날도 지난주와 변화된 새로운 얼굴은 없었다. 2회초 유일한 위기였던 1사 1루에서 임성민 선수의 직선 타구를 직접 잡아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킨 유격수 한규식 선수, 7회초 홍세완 선수의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를 백핸드로 공을 막고 1루에 송구 시켜 아웃시킨 3루수 박기남 선수의 수비까지. 이들은 지난주 수비 불안의 중심에 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더해가면서 이 선수들은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었다.

달라진 모습 2. 5이닝 이상 책임진 선발 투수
아직 기아와는 한 경기를 치러서 단정하기에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부진을 보였던 이승호 선수가 1안타 완봉이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경기에서 2패는 4이닝도 책임지지 못했던 선발투수들의 책임이 크다. 반면에, 역전승을 이끌었던 경기에서는 비록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원호 선수가 7이닝을 책임졌기에 승리의 발판을 삼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투수의 호투가 승리라는 공식으로 이어진 경기였다.

달라진 모습 3. 이순철 감독의 웃음.
지난주 LG 이순철 감독의 표정은 보기에 안스러울 정도로 울상이었다.
선수들은 부상으로 하나둘씩 결장하기 시작했고, 선발진을 꾸리기도 힘든 약한 투수진으로 인해 경기 초반 승부가 나버렸다. 그리고 부상 선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들어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수비에서 보인 실수는 너무나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LG의 고참급 선수인 김정민 선수를 옆자리에 앉혀놓고 푸념을 늘어놓는 모습에서 과거 타이거즈 선수로서의 연민의 정마저 들었다.
하지만, 8일이 지난 이순철 감독의 표정은 연신 싱글 벙글이었다. 특히 초반부터 팀이 점수를 뽑아내고 선발 투수 이승호 선수가 호투를 이어가자 더더욱 표정관리가 힘듦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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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기아 타이거즈, 0701 ]

1. 이용규 선수와 임성민 선수의 어이없는 수비 모습

2. 상대 선발 이승호 선수의 호투에 무기력해진 타선
전날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무려 2이닝을 던졌던 마무리 장문석 선수가 이날 등판하기 힘든 것을 감안한다면, 최소한 접전의 양상의 경기를 펼쳤어야 했다. 그러나 이승호 선수에게 철저하게 눌렸기 때문에 다른 선수를 마운드로 올릴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날 0패를 당한 여파가 다음날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 리오스
지난주 일요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초반 3대 0까지 앞서나가면서 승리에 대한 의욕이 남달랐던 리오스. 그러나 거세게 내린 비로인해 경기는 30분 중단이 되었고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4실점하면서 안타깝게 패전투수가 되었다.
이날도 수비 불안이 있긴 했지만, 팀의 1선발로서 반드시 넘겨야할 위기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아쉬운 투구였다. 특히 한규식 선수의 스퀴즈 번트 때 홈 송구는 '과욕'이었고, 1점을 주더라도 타자 주자를 잡고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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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이승호

- 이승호(UP) 1안타 완봉승, 9이닝 무실점 1안타 1볼넷 3삼진 108개 투구
1안타 완봉승의 호투와 함께 그에게 이날 승리는 기쁨이 두 배였다.
왜냐하면 지난주 기아와의 경기에서 수비진의 실수가 겹치면서 경기 초반 6실점하면서 강판 당했던 설움을 깨끗이 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대가 당시 맞상대였던 리오스 선수와의 리턴 매치였기 때문에 이날 승리의 기쁨은 배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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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규(DOWN)좌익수 : 기록되지 않은 실책 1개

- 임성민(DOWN)우익수 : 기록되지 않은 실책 1개

- 홍세완(DOWN)3루수 : 기록된 실책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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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꼴찌다운 플레이 2탄 - 정신차려 호랑이들! ]

올 시즌 일부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의 정신력 헤이가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한참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어이없이 벌어지는 이런 모습에 팀 분위기 저하가 우려된다.

장성호 선수는 지난달 6월 14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당시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 와의 경기에서 무성의한 주루플레이로 비난을 당했기 때문이다.
8대 9로 뒤지던 9회말 마지막 공격.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1루땅볼을 쳤다. 타구 방향상 경기는 더블플레이로 끝날 것으로 보여졌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점은, 당시 기아는 화요일에만 6연승을 달리고 7연승에 도전하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화요일에는 승운이 따라왔다.
그리고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루수는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공을 2루로 던져 아웃을 시켰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이었다. 하지만, 포스아웃이 된 이후 공을 가지고 있던 유격수 브리또 선수는 1루를 한참 벗어나 뒤로 빠지는 공을 던졌다. 행운의 여신이 다시 한번 더 기아에게로 미소를 짓는 듯 했다. 하지만 이때 헬멧을 만지며 여유있게 1루를 돌아 2루로 들어가던 장성호 선수는 예상보다 먼저 도착한 공에 아웃이 되고 말았다.
응원하던 팬들과 벤치에 앉아있는 동료들을 모두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어이없는 주루플레이였다. 상대팀 한화 선수들도 이 행운에 기뻐했다. 다음날, 이 무성의한 플레이에 비난은 쏟아졌다. 그리고 장성호 선수는 일주일 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그리고 이런 어이없는 플레이가 다시는 기아 타이거즈 경기에서 나오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불과 1달이 지나지도 않아 다시 반복이 되었다. 그것도 두 차례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왔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2탄 1부 주인공 - 좌익수 이용규 선수
5회말 선두 타자 이대형 선수의 타구는 좌측 펜스 앞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를 쳤다. 그리고 평소 열심히 경기하기로 소문난 좌익수 이용규 선수는 빠른 발을 이용해서 공을 쫓아갔다. 하지만 손을 뻗은 글러브에 공이 맞고 나오는데 만족해야 했다. 2루타가 되는 순간이었다. 여기까지는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후 문제가 생긴다. 이용규 선수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는지 공을 잡고 난 이후 던질 생각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대형 선수가 3루로 뛰는 모습을 보면서도 중계 플레이를 위해 중간에 서 있던 유격수에게 천천히 공을 던졌다. 발이 빠르기로 소문난 이대형 선수는 당연히 3루에서 세이프.
작년까지 이대형 선수와 함께 LG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경기 스타일도 비슷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이용규 선수임을 감안한다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플레이였다. 그렇다고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서 의욕이 떨어질 상황도 아니었다.
결국 이렇게 나간 주자는 한규식 선수의 2루타 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주자가 되어 홈으로 들어왔다.

2탄 2부 주인공 - 우익수 임성민 선수
역시 5회말 상황. 이용규 선수의 플레이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우익수 임성민 선수가 또 한건(?)을 해냈다. 한규식 선수를 2루에 두고 대타 박병호 선수가 임성민 선수에게 평범한 뜬 공을 쳤다. 그리고 공을 잡는데 까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2루주자가 3루까지 뛰는것도 정상적인 플레이였다.
하지만, 너무나 평범한 상황이라 튀고 싶었던 걸까? 공을 잡은 임성민 선수는 공을 잡고 난 이후 이용규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펜스를 만지고 싶었던 것 같다. 3루로 뛰는 선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펜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공수 교대가 되는것처럼... 아마도 아웃카운트를 착각하지 않았나 하고 대신 변명해 주고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일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틈을 2루주자 한규식 선수는 놓치지 않았다. 2루에서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임성민 선수는 2루수에게 공을 던졌다. 하지만, 2루수 김민철 선수마저도 이 공을 놓치면서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 두 선수가 5회말에 보여준 활약(?)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2점을 더 내주면서 더더욱 경기에 대한 승부욕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이날 주인공인 두 선수는 고졸 2년차와 대졸 신인으로 신입급 선수들이다. 하지만, 신인급이라 긴장이 됐거나, 수비 미숙이 있다고 변명을 해줄 상황이 아니었다. 그 상황은 노장이나 신인 선수나 누구나 그라운드에서 반드시 정석대로 플레이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주심이 경기 중단과 같은 어떠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 이상 선수들은 다음 상황에 대비하면서 플레이를 이어가야 하는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야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말고도 그 공을 주시하면서 기다리는 다른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선수들은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

또 이 상황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유남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가 이용규 선수의 플레이 이후 바로 교체를 단행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이날 경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더라도, 나머지 경기와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분명 교체가 됐어야 했다.
실제로 임성민 선수의 플레이가 같은 이닝에 이어진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그리고 이때도 교체가 됐어야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5월 중순 기아의 팀 리더인 이종범 선수가 팀 후배들에게 생각을 하는 플레이를 하라면서 충고를 했던 사실을 기아 선수들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팬들은 비록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납득이 가는 정상적인 경기를 바란다. 선배와 후배 모두가 끈끈하게 뭉쳐 정신자세를 가다듬고 새로운 자세로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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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
2007. 9. 7. 16:34

[기아 vs 롯데, 부산 사직야구장, 시즌 9차전] - 2005년 6월 24일


 김진우의, 김진우에 의한, 김진우를 위한 경기였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로 승리를 위해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점이면 충분했다.

기아 선발 김진우 선수가 5안타 완봉승으로 팀 승리를 만들어냈다. 기아 타이거즈는 24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9차전 경기에서 선발 김진우 선수의 완봉 역투와 장성호 선수의 귀중한 1점홈런으로 홈팀인 롯데 자이언츠에게 1대 0 신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전날 LG 트윈스에게 불의의 역전패를 당하고 꼴찌로 내려앉으면서 분위기가 침체 될 뻔했던 기아 타이거즈는, 기분 좋은 완봉승으로 인해 다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빛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기아가 강속구의 김진우 선수를, 롯데는 칼날 제구력의 이상목 선수를 선발 투수로 기용했다. 경기 예상은 부상으로 복귀 후 4번째 경기를 펼치는 이상목 선수로 인해 기아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기아 타선에서는 전날 등에 공을 맞은 이종범 선수와 심재학 선수가 결장하는 등 타선이 약화되었다.
실제로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차 제자리를 찾고 있는 이상목 선수의 호투로 인해 양팀은 초반부터 마운드 싸움에 의한 치열한 투수전을 펼쳤다. 5회까지 기아는 3번, 롯데는 2번의 삼자범퇴를 당하는 등 양팀 투수들의 호투로 인해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클리닝 타임이 끝난 후 6회초 기아 타이거즈 공격에서 선두 타자 장성호 선수가 호투하던 이상목 선수의 높게 형성된 6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 점수는 이날 경기 유일한 점수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단 1점을 지키기 위해 김진우 선수는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9이닝을 완투하고 약 2년만의 완봉승을 따냈다. 특히 몸에 맞는 볼과 고의사구가 있긴 했지만, 이전경기에서 중요한 순간 범하던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경기를 펼침으로써 완봉승을 따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상대 선발 이상목 선수로서는 7이닝동안 삼자범퇴를 4번이나 시키는 등 기아 타선을 4안타로 막으면서 큰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한번의 실투가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통한의 패전투수가 되었다.

기아는 전날 역전패의 충격과 함께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고, 홈팀인 롯데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를 하고 대전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등 양팀이 모두 피곤한 상태에서 경기를 펼친 탓인지 타선은 무기력했다.
특히 기아 타이거즈 타선은 2루타 두 개가 있었지만, 이외에는 별다른 공격 찬스를 잡아보지 못하고 삼자범퇴를 5번 당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성호 선수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김진우 선수의 호투가 물거품이 될 뻔했다.
롯데 타선도 기아보다는 좀 더 많은 찬스를 잡았지만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6회말 공격에서 정수근 선수의 타구가 심판을 맞고 단타로 처리되고, 박현승 선수의 번트때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이 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완봉패를 당한 이유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4회말 2사후 김진우 선수가 던진 강속구를 헬멧에 그대로 맞은 이대호 선수가 헬멧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김진우 선수에게 불만을 표시하면서 양팀에 위기가 고조되었으나, 투수인 김진우 선수가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고의가 아닌 것으로 판정되어 일단락 되었다.


--- 123 456 789 - R H E B
기아 000 001 000 | 0 4 0 2
롯데 000 000 000 | 0 5 0 3

승리투수 = 김진우(3승 4패 1세이브, 4.11)
패전투수 = 이상목(1승 3패, 5.14)

홈런 = 기아 : 장성호 9호(6회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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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기아, 0624 ]

1. 선발 김진우 선수의 호투와 침착함
그의 호투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욱 빛난 건 4회말 이대호 선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고 나서 보여준 그의 행동이다. 이대호 선수의 화가 난 행동과 언행을 보고 들으면서도, 미안하다는 제스쳐와 함께 변하지 않은 얼굴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침착하게 서 있었던 대담한 모습이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결혼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정신적인 성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제는 입단 4년차로서 더 이상의 안 좋은 모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에 그의 침착한 대응이 빛이 났다.

2. 김진우 선수를 마지막까지 밀고나간 벤치의 결단
전날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전날 경기에서 기아 벤치는 호투를 했지만 블랭크 선수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야 했다. 그러나 뒤늦은 교체로 팀은 패배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투수 교체없이 김진우 선수를 마운드에 계속 세워두길 잘했다. 결과론 적인 해석이 될지도 모르지만, 120개가 넘는 투구수를 보였어도 김진우 선수에게는 그렇게 많은 투구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구위도 살아있었다. 더군다나 아직 젊은 선수이기에 완투를 하는 경기 경험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혹사의 문제와는 별개이다.
또한 최근 불안해진 더군다나 전날 불안한 모습을 증명해준 불펜진을 감안했을 때 구위가 살아있던 김진우 선수를 교체할 필요가 없었다.

3. 안정된 수비
1대 0의 불안한 경기가 펼쳐지는 투수전의 경기에서는 수비진의 실수하나가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아 수비진은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넘어지고 쓰러지는 호수비는 없었지만 김진우 선수가 마운드에서 안정되게 던질 수 있는 수비를 펼쳐주었다.
특히 8회초 선발 이상목 선수가 물러나고 좌완 가득염 선수로 투수를 교체하자 좌타자임에도 김원섭 선수를 그대로 기용한 부분에서 공격보다는 수비의 중요성을 알았던 경기를 펼쳤다.
또한 김진우 선수 자신도 6회말 박현승 선수의 번트를 직접 잡아서 3루에 대담하게 송구했으며, 홍세완 선수는 바운드가 된 공을 잘 처리해서 2루주자를 3루에서 아웃시킴으로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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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롯데, 0624 ]

1. 2루심을 맞힌 정수근의 타구와 실패한 박현승의 번트 작전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이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6회말 찾아왔다. 앞선 6회초 기아에게 선제점을 내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공격 기회였다.
먼저, 선두 타자가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정수근 선수가 때린 타구가 박종철 2루심에게 맞으면서 1루 주자는 3루까지 갈 수 있었음에도 2루까지 밖에 가지 못했다. 이로인해 후속 박현승 선수의 번트때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됨으로서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2. 이대호 선수의 행동
4회말 헬멧에 공을 맞고 난 다음 이대호 선수가 느끼는 감정이 좋지 않을 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로 팀도 부진에 빠져있고, 자신도 타격 부진에 놓여있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예상된 행동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행동이 너무 과격해서 오히려 김진우 선수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었다. 후속 펠로우 선수를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든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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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김진우, 이상목 外

- 김진우(UP) 9이닝, 무실점, 5안타, 3사사구, 5삼진, 투구수 122개, 개인통산 4번째 완봉승
2003년 8월3일 두산전 이후 1년10개월 21일 만의 완봉승
< 개인 완봉승 기록 > -
1호 : 2002년 7월 30일(광주) 롯데
2호 : 2003년 7월 13일(잠실) LG
3호 : 2003년 8월 3일(광주) 두산

- 이상목(UP) 7이닝, 무실점, 4안타, 2사사구, 7삼진, 투구수 117개
먹튀의 이미지를 씻나?
부상으로 인해 시즌내내 2군에 머물다 1군에 복귀해서 4번째 가진 경기였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구수, 투구이닝, 실점 모든 것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그가 한화 시절에 장점으로 내세웠던 컨트롤을 이날 경기에서 유감없이 보여준 것은 그것을 증명해 준다. 몸에 맞는 볼과 고의 사구가 있긴 했지만 볼넷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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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DOWN) 2타수 무안타, 1삼진
팀 승리를 위한 초석으로 삼기 위한 그의 행동이 오히려 상대의 기를 살려준 꼴이 되었다. 오히려 그는 타석에서의 부진을 이어갔고 , 마지막 9회에는 대타로 교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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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 I ] 6회말 정수근 선수의 타구가 2루심을 맞지 않았다면....

6회초 불의의 1실점을 허용하고 맞은 6회말 롯데 자이언츠 공격.
앞선 기아가 홈런이후 2루타 등으로 추가 점수기회를 살렸지만 작전실패로 무산 시키자 분위기는 롯데로 넘어왔다.
그리고 선두타자 박기혁 선수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제 타석에는 정수근 선수.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정수근 선수와 주자에게 런-앤-히트가 계속 주문되었다. 그리고 풀카운트가 되었다. 주자는 스타트를 끊었다. 정수근 선수는 방망이를 휘둘렸고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안타가 될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타구는 박종철 2루심의 몸을 맞고 내야에 멈춰섰다. 몽에 맞는 순간 이미 2루 베이스에 도달했던 박기혁 선수는 3루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진루를 할 수 없어 2루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무사 1-3루의 상황이 무사 1-2루 바뀐 것이다. 그리고 통한의 번트 실패로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이 되면서 더더욱 이 상황이 롯데로서는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 IF... II ] 작년의 퇴장 규정이 적용되었다면....

4회말 김진우 선수는 분명히 이대호 선수의 머리를 맞히는 공을 던졌다. 그리고 잠깐의 흥분된 상황이 지나고 주자는 1루로 나가고 김진우 선수는 아랑곳 하지 않고 9회까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작년 같았다면 김진우 선수는 마운드에서 바로 쫓겨났었다. 왜냐하면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된 '투수가 타자의 헬멧을 맞히면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퇴장'이라는 규칙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규칙이 올해부터 바뀌었다.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라는 부분이 '고의성 여부를 따져본 후'에 퇴장하기로 바뀐 것이다. 특히 2004년에는 누가 봐도 고의가 아님에도 머리에 공을 맞혀 퇴장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서 올해부터 규칙을 수정한 것이다.
아무튼 새로 고쳐진 규칙의 덕을 김진우 선수는 톡톡히 입었다. 그리고 2년만의 완봉승이라는 빛나는 성과를 안았다.

참고로 기아 투수들에게 있어서 작년까지 이 규칙은 발목을 쥐는 악법과도 같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리오스 선수다. 리오스 선수는 작년 두산과의 잠실 개막전 경기에서 호투하다 안경현 선수의 머리를 맞혀 퇴장 당한 웃지 못할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 이전인 2003년에는 SK와의 문학경기장에서 최상덕, 리오스 선수가 연 이틀 똑같은 선수(조경환)에게 공을 맞혀 퇴장 당하는 진기한 기록을 수립했었다. 이외에도 고우석, 이동현, 이강철, 마뇽 선수등이 이 규칙을 몸소 실천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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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
2007. 9. 7. 16:32

[기아 vs LG, 서울 잠실야구장, 시즌 10차전] - 2005년 6월 22일


 기아 타이거즈, 탈 꼴찌 성공과 3연승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탄력 받나?


전국이 연일 30도를 넘기면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더운 여름철에 힘을 발휘하던 호랑이가 그 전통을 꺼내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22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초반 찾아온 기회에서 중요한 점수를 뽑아내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비 불안을 노출한 LG를 5대 3으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기아는 LG를 밀어내고 다시 꼴지를 벗어낫다. 그리고 팀은 최근 3연승과 함께 팀간 상대전적에서도 5승 5패로 균형을 맞추었다.

전날 경기의 재방송을 보는 듯 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상대 수비 불안으로 만든 초반 기회에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갔고, LG 트윈스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비 불안으로 기회를 제공하고 추격하는 형상이었다.

Replay 1. 선취점은 기아 몫
전날 홍세완 선수의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던 기아 타이거즈가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1회초 선두 이종범의 볼넷과 장성호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의 기회에서 홍세완 선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Replay 2. 주루 플레이 실패로 인해 타석에 두 번 들어서야 했던 4번 타자 박용택
선취점을 등에 업긴 했지만, 기아 선발 강철민 선수는 초반 제 모습이 아니었다. 선두 이병규 선수에게 담장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우익수 플라이를 허용하더니, 기어이 이종열 선수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한다. 그리고 2사후 타석에는 4번타자 박용택 선수가 들어섰다. 하지만 2루주자 이종열 선수는 강철민 선수의 견제구에 어이없이 아웃이 되었다. 4번 타자 박용택 선수는 타격도 못해보고 물러나야 했다.
이 부분이 이날 경기 승패를 좌우했다. 위기 상황에서 분위기는 기아로 다시 넘어갔다.

전날 경기에서도 1회말 LG공격에서 2사후 4번 타자 박용택 선수를 두고 1루주자 이병규 선수가 2루 도루에 실패해서 물러나야 했었다.

Replay 3. 분위기 반전과 수비진의 불안을 통해 초반부터 점수를 만들어낸 기아 타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한 기아 타이거즈는 2회초 이용규 선수의 좌익 선상 3루타때 좌익수 박용택 선수가 공을 막아내지 못한 사이 발빠른 1루주자 김종국 선수가 홈을 밟고, 이종범 선수의 중전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4회초에도 김상훈 선수의 2루타와 진루타로 만든 2사 3루 상황에서 포수 김정민 선수의 패스트 볼로 손쉽게 1점을 만들었다. 이로써 스코어는 경기 초반 4대 0으로 벌어졌다.
전날도 초반에 찾아온 기회에서 6대 0으로 점수를 벌림으로서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Replay 4. 쫓아오고 다시 달아나고
4회말 LG 트윈스가 1사 2-3루 상황에서 박병호 선수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격해 오자 기아도 5회초에 볼넷 2개와 투수 폭투로 만든 1사 2-3루 상황에서 손지환 선수의 3루땅볼로 1점을 다시 달아났다.
이후 기아의 타선이 침체를 보인 가운데 LG는 6회말 박용택 선수의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과 8회말 정의윤 선수의 중전 적시타로 5대 3까지 추격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9회말 등판한 마무리 윤석민 선수가 2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 이종열 선수의 타구를 자신이 직접 땅볼 처리함으로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동점 적시타가 될 수 있었던 이 타구를 직접 잡아냄으로서 경기는 기아의 승리로 끝났다.


LG 트윈스로서는 경기 초반 수비 실수 등이 겹치면서 초반에 허용한 5점이 너무나 컸다. 그리고 따라갈 수 있었던 기회를 잡고도 무기력하게 물러난 타선으로 인해 추격을 벌이기는 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점수를 뽑지 못했다. 1차례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고, 상대보다 2개나 많은 11안타를 때린 점이 이를 증명해 준다.
또한 무려 7명의 투수를 투입하면서 물량 공세로 맞섰지만, 임시 선발 류택현 선수가 초반에 일찍 무너짐에 따라 더더욱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반면 기아 타이거즈는 초반에 찾아온 기회에서 꼬박꼬박 점수를 만들어내면서, 초반 주도권을 쥐고 상대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려보냈다. 전날처럼 많은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손지환 선수를 제외한 전원이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선의 활발함도 보여주었다.
또한 불안 불안했던 선발 강철민 선수도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위기 상황을 잘 막아내었다.


--- 123 456 789 -- R H E B
기아 120 110 000 | 5 9 0 4
L G 000 101 010 | 3 11 1 1

승리투수 = 강철민(2승 4패, 4.35)
홀드 = 김희걸(1승 2패 2홀드, 6.04)
세이브 = 윤석민(2승1패6세이브, 3.86)
패전투수 = 류택현(2패 7홀드, 2.70)

홈런 = LG : 박용택 9호(6회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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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기아, 0622 ]

1. 전날 추격을 허용하면서 잃어버리지 않은 집중력
보통 타격이 폭발하고 난 다음 경기에서는 이상하리 만큼 타선이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아 타선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전날 경기만큼의 폭발력과 많은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지만 적재 적소에 필요한 안타가 나왔다. 특히 이날도 손지환 선수를 제외하고는 선발 전원이 안타를 뽑아낸 것이 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초반에 찾아온 기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이처럼 이틀 연속 타선이 활발함을 보인 것은 전날 벌어진 경기의 영향이 크다. 전날 경기에서 초반 기아 타선은 폭발력을 보였다. 그리고 점수차가 승리를 안심할 정도로 벌어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분명히 이날 타선의 무기력증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LG 트윈스가 끈질긴 추격으로 동점을 만드는 분위기까지 점수차를 좁혀왔다. 그리고 기아 타선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수가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날 경기까지 영향을 미쳤고 큰것보다는 단타위주의 경기를 펼친 것이 타선의 무기력증을 방지한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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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LG, 0622 ]

1. 흐름을 끊어놓은 견제 아웃
1회말 2사 2루에서 4번 타자 박용택 선수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2루주자 이종열 선수의 투수 견제 아웃은 너무나도 뼈 아펐다.
그것은 두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팀의 4번타자에게 타격의 기회를 주지도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인해 다음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4번타자 고유의 임무를 살릴 기회를 없애버린것과 다름없다.
또 하나는 분위기의 반전이다. 초반 강철민 선수의 투구는 불안했다. 공은 높이 형성되어 있었고 타구는 외야로 쭉쭉 뻗어나갔다. 이 상황에서 기분좋은 아웃으로 위기를 잡아냄에 따라 기아의 분위기는 상승되었다. 반면에 LG의 분위기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결국, 이어진 2회초에서 2점을 허용해서 점수가 3대 0으로 벌어지게 된 빌미를 제공했다.

2. 제 역할을 못한 선발진
지금 LG트윈스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에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전날 선발 투수였던 이승호 선수는 작년까지 에이스였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올 시즌 뒤늦게 합류했다. 그리고 3.1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했다.
이날 선발 투수였던 류택현 선수는 '좌타자 스폐셜 리스트'로서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담당하던 선수였다. 현재 구멍난 선발진으로 인해 소위 땜질용 선발의 임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2.1이닝 밖에 막아내지 못했다.

이틀연속 두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 강판 됨으로 인해서 경기는 어렵게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뒤이어 나오는 투수들에게 고스란히 짐으로 떠 앉게 된다. 최소 5이닝은 버텨주는 선발 투수의 임무를 수행해야 대등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여진다.

3. 찬스에서 점수를 만들지 못한 무기력한 타선
상대보다 2개 많은 11개의 안타를 치고도 3점밖에 만들지 못했다. 또한 9번의 공격 중 8번 주자를 내보내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4회말 무사 2-3루 : 1점만 득점
8회말 1사 1-2루 : 1점만 득점
9회말 1사 1-2루 : 무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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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김정민, 이종범 外

- 김정민(UP) 2타수 1안타
그는 이날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플레이를 했다. 4회초 포수 패스트볼로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했고, 5회에도 투수 폭투로 공을 흘리면서 주자를 진루시키고 점수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로서 선택하고 싶다. 그것은 프로선수로서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땅볼 타구를 쳤다. 그리고 조명탑에 공이 들어가서 두 수비수는 공을 처리하지 못했고, 1루에 던지지도 못했다. 하지만, 1루로 뛰던 김정민 선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1루를 향해서 앞만 보고 열심히 뛰어갔다. 그리고 공이 오지도 않는데 1루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세이프가 되었다.

이것은 전날 기아 이종범, 김상훈 선수의 전력 질주만큼이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LG 트윈스의 내부 사정은 무척이나 좋지 않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외국인 선수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팀의 성적은 곤두박질 치면서 급기야 이날 패배로 꼴지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팀내에는 고참선수보다 신인급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만큼 선수들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형성해 보기 위해 노장 선수인 김정민 선수가 1루에 과감한 슬라이딩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지금까지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없는 만년 후보선수이다. 입단초기에는 김동수 선수, 그 뒤에는 조인성 선수의 그늘에 가려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팀도 그를 몇 년전부터 은퇴를 시키고 코치를 시키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현역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주전 포수자리에 대한 욕심이 남아있어서 선수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날처럼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후배들을 리드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그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아직도 그라운드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

- 강철민(UP) 7이닝 2실점 6안타 1볼넷 4삼진 98개투구
올 시즌 첫 등판 경기 승리 이후 무려 80일만에 맛보는 감격적인 승리.
초반에 공이 높게 형성이 되어,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내 주면서 불안하게 출발을 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기 상황을 맞았으나 침착하게 대응했다.
특히 초반에 타선이 만들어준 점수가, 위기상황에서도 안정된 투구를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으로 보인다.

- 이종범(UP)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비록 전날처럼 5안타를 몰아치는 대단한 타력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1회 선두 타자로 나와서 볼넷을 얻어내고, 희생 플라이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회에는 중전 안타로 3대 0으로 달아나는 소중한 타점을 얻어내고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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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규(DOWN) 5타수 무안타, 2삼진
LG 타선에는 기아와의 경기에 강한 선수가 있다. 최동수, 이병규, 박용택 선수가 그들이다.
전날 경기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가 최동수 선수였다면, 이날 경기 패배의 일등 공신은 이병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최동수 선수가 수비에서 문제가 되었다면, 이병규 선수는 공격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는 기아 투수들에게 무척 강하다. 올 시즌 펼쳐진 기아와의 9경기에서 39타수 17안타를 기록했다. 무려 4할이 넘는 고타율이다. 매번 기아와의 경기에서 2안타 이상씩은 꼬박꼬박 쳐내던 그였다. 하지만 이날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안타를 기록한 것보다 그 내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1회 선두타자 아웃은 제쳐두더라도, 나머지 4번의 타석은 팀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타석이었다.

3회말 1사 1루 상황 - 유격수 플라이 아웃
5회말 1사 1루 상황 - 삼진 아웃
8회말 선두타자 - 3구 삼진 아웃
9회말 1사 1-2루 상황 - 유격수 땅볼 아웃

특히,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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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 ] 이종열 선수의 타구를 투수 윤석민 선수가 잡지 못했다면...

9회말 5대 3 상황에서 기아는 마무리 윤석민 선수, 타석에는 이종열 선수가 섰다. 상황은 2사 2-3루였다. 안타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이 장면에서 이종열 선수는 투수 쪽으로 날아가는 강한 땅볼을 쳐냈다. 순간 윤석민 선수도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갔다 댔고, 공은 투수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안타라고 생각했던 이종열 선수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움켜쥐었고, 공은 1루로 던져서 아웃이 되면서 경기가 종료되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윤석민 선수가 잡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타구는 중앙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투수를 지나 바로 중견수쪽으로 굴러가는 안타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2사 이후이기 때문에 2명의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아 동점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이렇게 동점이 되었다면 팀에게 전해지는 파급효과는 엄청났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7이닝 동안 호투했던 강철민 선수는 또 다시 승리 일보직전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을 것이다.
또한, 마무리를 맡고 있는 신인 윤석민 선수 또한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특히 최근 상대 타자들에게 쉽게 실점을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이 되었다면, 더욱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팀 분위기도 어깨에 힘이 빠지는 동점타 허용으로 인해, 의욕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한 예상들을 윤석민 선수가 공을 직접 잡아냄에 따라 상상으로 그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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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칼럼 ] - 강철민, '계륵'에서 '보물'로 태어나라


1998년 해태 고졸 우선 지명으로 한양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5억원을 받고 김진우 선수와 함께 화려하게 입단했던 강철민 선수.

방콕 아시안 게임 야구 드림팀 1기 멤버로서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내고 입단한 만큼, 팀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팀내 선발의 한 축을 맡아 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매년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한 시즌을 버티기에 부족한 체력이 그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다.
10승을 넘기기는 고사하고 매년 승보다는 패가 많았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으로 정규이닝을 간신히 넘겼다. 구속은 빨랐으나 공이 가볍다는 평가를 들었고, 방어율은 5점대로 높았다.

올 시즌도 동계 훈련과 시범 경기를 통해서 대담한 승부와 예리해진 변화구를 앞세워 올 시즌 기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발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로 인해 시즌 초 김진우 선수가 빠진 선발진에서 팀도 2선발의 중책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첫 선발 경기에서 그 기대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후로 위기 상황에서 항상 무너졌고, 어쩌다 호투를 하는 날이면 승운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시즌 중반에는 경기 초반 강판되고 나서 불펜에서 불손한 행동까지 보여 팀 리더인 이종범 선수의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팬들은 실망을 나타냈고,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단골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리고 실제로 예전에 그의 트레이드가 추진되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팀은 그를 트레이들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만이 가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타이거즈 제 2의 홈구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 서울이다. 또한 LG라는 팀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빅카드 상대로 꼽고 있다.
그리고 강철민 선수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선수이다. 그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에 무척 강하다. 또한 입단이래 LG라는 특정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그와 팀에게 큰 매력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해태시절부터 기아는 주로 LG와의 트레이드를 많이 성사시킨 팀이다. 현재 손지환, 이용규, 홍현우, 최향남, 방동민을 비롯해서 수많은 선수들이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추진에 있어서 고려되는 팀이 LG이다 보니 팀으로서는 앞서 언급한 매력 요소들을 생각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지금까지 팀에 잔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22일 경기를 통해서 그가 왜 기아에 남아있는지를 다시 한번 더 증명해주었다. 7이닝 동안 2실점 호투를 통해 팀의 탈꼴찌와 3연승 그리고 팀간 전적을 원점으로 만드는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LG였고, 장소는 서울 잠실야구장이었다.

시즌 첫 등판 승리이후 무려 80일만에 거두는 승리였다. 시즌 2승. 그의 부진은 선발진의 무게를 떨어뜨렸고, 팀은 부진에 빠졌다. 꼴지를 시즌 내내 지켜왔다. 이제 그가 다시 LG와 서울이라는 보약을 등에 업고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팀은 꼴찌에서 벗어났다.

앞서 살펴 본 대로 그는 계륵과 같은 존재다. 팀에 잔류시키자니 기대만큼 성과가 없고, 그렇다고 다른 팀에 넘겨주자니 아까운 선수가 바로 강철민 선수이기 때문이다. 입단이후 그는 이런 모습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팀이 부진에서 벗어나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렇게 되면 그도 '팀의 계륵'과 같은 존재에서 '팀의 보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서울과 LG 트윈스에 강한 몇가지 이력>
2002년 5승 6패 - 서울에서 4승, LG전에서 3승
2003년 6승 7패 - 서울에서 1승, LG전에서 2승
2004년 8승 12패 1세이브 - LG전에서 1승, 시즌 유일한 완투 경기를 서울에서 펼침
2005년 1승 4패 - 서울 경기에서 14이닝동안 4실점만 허용
통산 20승 29패 - 서울에서 5승, LG전에서 6승

1) 2003년 4월 19일, 프로데뷔 첫 완투(광주 LG전) - 패전투수
2) 통산 3번의 완투 중에서 서울에서 1번, LG전에서 1번의 완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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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