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6:34

[기아 vs 롯데, 부산 사직야구장, 시즌 9차전] - 2005년 6월 24일


 김진우의, 김진우에 의한, 김진우를 위한 경기였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로 승리를 위해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점이면 충분했다.

기아 선발 김진우 선수가 5안타 완봉승으로 팀 승리를 만들어냈다. 기아 타이거즈는 24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9차전 경기에서 선발 김진우 선수의 완봉 역투와 장성호 선수의 귀중한 1점홈런으로 홈팀인 롯데 자이언츠에게 1대 0 신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전날 LG 트윈스에게 불의의 역전패를 당하고 꼴찌로 내려앉으면서 분위기가 침체 될 뻔했던 기아 타이거즈는, 기분 좋은 완봉승으로 인해 다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빛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기아가 강속구의 김진우 선수를, 롯데는 칼날 제구력의 이상목 선수를 선발 투수로 기용했다. 경기 예상은 부상으로 복귀 후 4번째 경기를 펼치는 이상목 선수로 인해 기아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기아 타선에서는 전날 등에 공을 맞은 이종범 선수와 심재학 선수가 결장하는 등 타선이 약화되었다.
실제로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차 제자리를 찾고 있는 이상목 선수의 호투로 인해 양팀은 초반부터 마운드 싸움에 의한 치열한 투수전을 펼쳤다. 5회까지 기아는 3번, 롯데는 2번의 삼자범퇴를 당하는 등 양팀 투수들의 호투로 인해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클리닝 타임이 끝난 후 6회초 기아 타이거즈 공격에서 선두 타자 장성호 선수가 호투하던 이상목 선수의 높게 형성된 6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 점수는 이날 경기 유일한 점수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단 1점을 지키기 위해 김진우 선수는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9이닝을 완투하고 약 2년만의 완봉승을 따냈다. 특히 몸에 맞는 볼과 고의사구가 있긴 했지만, 이전경기에서 중요한 순간 범하던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경기를 펼침으로써 완봉승을 따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상대 선발 이상목 선수로서는 7이닝동안 삼자범퇴를 4번이나 시키는 등 기아 타선을 4안타로 막으면서 큰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한번의 실투가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통한의 패전투수가 되었다.

기아는 전날 역전패의 충격과 함께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고, 홈팀인 롯데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를 하고 대전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등 양팀이 모두 피곤한 상태에서 경기를 펼친 탓인지 타선은 무기력했다.
특히 기아 타이거즈 타선은 2루타 두 개가 있었지만, 이외에는 별다른 공격 찬스를 잡아보지 못하고 삼자범퇴를 5번 당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성호 선수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김진우 선수의 호투가 물거품이 될 뻔했다.
롯데 타선도 기아보다는 좀 더 많은 찬스를 잡았지만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6회말 공격에서 정수근 선수의 타구가 심판을 맞고 단타로 처리되고, 박현승 선수의 번트때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이 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완봉패를 당한 이유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4회말 2사후 김진우 선수가 던진 강속구를 헬멧에 그대로 맞은 이대호 선수가 헬멧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김진우 선수에게 불만을 표시하면서 양팀에 위기가 고조되었으나, 투수인 김진우 선수가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고의가 아닌 것으로 판정되어 일단락 되었다.


--- 123 456 789 - R H E B
기아 000 001 000 | 0 4 0 2
롯데 000 000 000 | 0 5 0 3

승리투수 = 김진우(3승 4패 1세이브, 4.11)
패전투수 = 이상목(1승 3패, 5.14)

홈런 = 기아 : 장성호 9호(6회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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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기아, 0624 ]

1. 선발 김진우 선수의 호투와 침착함
그의 호투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욱 빛난 건 4회말 이대호 선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고 나서 보여준 그의 행동이다. 이대호 선수의 화가 난 행동과 언행을 보고 들으면서도, 미안하다는 제스쳐와 함께 변하지 않은 얼굴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침착하게 서 있었던 대담한 모습이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결혼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정신적인 성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제는 입단 4년차로서 더 이상의 안 좋은 모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에 그의 침착한 대응이 빛이 났다.

2. 김진우 선수를 마지막까지 밀고나간 벤치의 결단
전날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전날 경기에서 기아 벤치는 호투를 했지만 블랭크 선수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야 했다. 그러나 뒤늦은 교체로 팀은 패배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투수 교체없이 김진우 선수를 마운드에 계속 세워두길 잘했다. 결과론 적인 해석이 될지도 모르지만, 120개가 넘는 투구수를 보였어도 김진우 선수에게는 그렇게 많은 투구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구위도 살아있었다. 더군다나 아직 젊은 선수이기에 완투를 하는 경기 경험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혹사의 문제와는 별개이다.
또한 최근 불안해진 더군다나 전날 불안한 모습을 증명해준 불펜진을 감안했을 때 구위가 살아있던 김진우 선수를 교체할 필요가 없었다.

3. 안정된 수비
1대 0의 불안한 경기가 펼쳐지는 투수전의 경기에서는 수비진의 실수하나가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아 수비진은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넘어지고 쓰러지는 호수비는 없었지만 김진우 선수가 마운드에서 안정되게 던질 수 있는 수비를 펼쳐주었다.
특히 8회초 선발 이상목 선수가 물러나고 좌완 가득염 선수로 투수를 교체하자 좌타자임에도 김원섭 선수를 그대로 기용한 부분에서 공격보다는 수비의 중요성을 알았던 경기를 펼쳤다.
또한 김진우 선수 자신도 6회말 박현승 선수의 번트를 직접 잡아서 3루에 대담하게 송구했으며, 홍세완 선수는 바운드가 된 공을 잘 처리해서 2루주자를 3루에서 아웃시킴으로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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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롯데, 0624 ]

1. 2루심을 맞힌 정수근의 타구와 실패한 박현승의 번트 작전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이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6회말 찾아왔다. 앞선 6회초 기아에게 선제점을 내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공격 기회였다.
먼저, 선두 타자가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정수근 선수가 때린 타구가 박종철 2루심에게 맞으면서 1루 주자는 3루까지 갈 수 있었음에도 2루까지 밖에 가지 못했다. 이로인해 후속 박현승 선수의 번트때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됨으로서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2. 이대호 선수의 행동
4회말 헬멧에 공을 맞고 난 다음 이대호 선수가 느끼는 감정이 좋지 않을 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로 팀도 부진에 빠져있고, 자신도 타격 부진에 놓여있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예상된 행동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행동이 너무 과격해서 오히려 김진우 선수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었다. 후속 펠로우 선수를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든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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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김진우, 이상목 外

- 김진우(UP) 9이닝, 무실점, 5안타, 3사사구, 5삼진, 투구수 122개, 개인통산 4번째 완봉승
2003년 8월3일 두산전 이후 1년10개월 21일 만의 완봉승
< 개인 완봉승 기록 > -
1호 : 2002년 7월 30일(광주) 롯데
2호 : 2003년 7월 13일(잠실) LG
3호 : 2003년 8월 3일(광주) 두산

- 이상목(UP) 7이닝, 무실점, 4안타, 2사사구, 7삼진, 투구수 117개
먹튀의 이미지를 씻나?
부상으로 인해 시즌내내 2군에 머물다 1군에 복귀해서 4번째 가진 경기였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구수, 투구이닝, 실점 모든 것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그가 한화 시절에 장점으로 내세웠던 컨트롤을 이날 경기에서 유감없이 보여준 것은 그것을 증명해 준다. 몸에 맞는 볼과 고의 사구가 있긴 했지만 볼넷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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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DOWN) 2타수 무안타, 1삼진
팀 승리를 위한 초석으로 삼기 위한 그의 행동이 오히려 상대의 기를 살려준 꼴이 되었다. 오히려 그는 타석에서의 부진을 이어갔고 , 마지막 9회에는 대타로 교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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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 I ] 6회말 정수근 선수의 타구가 2루심을 맞지 않았다면....

6회초 불의의 1실점을 허용하고 맞은 6회말 롯데 자이언츠 공격.
앞선 기아가 홈런이후 2루타 등으로 추가 점수기회를 살렸지만 작전실패로 무산 시키자 분위기는 롯데로 넘어왔다.
그리고 선두타자 박기혁 선수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제 타석에는 정수근 선수.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정수근 선수와 주자에게 런-앤-히트가 계속 주문되었다. 그리고 풀카운트가 되었다. 주자는 스타트를 끊었다. 정수근 선수는 방망이를 휘둘렸고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안타가 될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타구는 박종철 2루심의 몸을 맞고 내야에 멈춰섰다. 몽에 맞는 순간 이미 2루 베이스에 도달했던 박기혁 선수는 3루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진루를 할 수 없어 2루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무사 1-3루의 상황이 무사 1-2루 바뀐 것이다. 그리고 통한의 번트 실패로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이 되면서 더더욱 이 상황이 롯데로서는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 IF... II ] 작년의 퇴장 규정이 적용되었다면....

4회말 김진우 선수는 분명히 이대호 선수의 머리를 맞히는 공을 던졌다. 그리고 잠깐의 흥분된 상황이 지나고 주자는 1루로 나가고 김진우 선수는 아랑곳 하지 않고 9회까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작년 같았다면 김진우 선수는 마운드에서 바로 쫓겨났었다. 왜냐하면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된 '투수가 타자의 헬멧을 맞히면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퇴장'이라는 규칙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규칙이 올해부터 바뀌었다.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라는 부분이 '고의성 여부를 따져본 후'에 퇴장하기로 바뀐 것이다. 특히 2004년에는 누가 봐도 고의가 아님에도 머리에 공을 맞혀 퇴장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서 올해부터 규칙을 수정한 것이다.
아무튼 새로 고쳐진 규칙의 덕을 김진우 선수는 톡톡히 입었다. 그리고 2년만의 완봉승이라는 빛나는 성과를 안았다.

참고로 기아 투수들에게 있어서 작년까지 이 규칙은 발목을 쥐는 악법과도 같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리오스 선수다. 리오스 선수는 작년 두산과의 잠실 개막전 경기에서 호투하다 안경현 선수의 머리를 맞혀 퇴장 당한 웃지 못할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 이전인 2003년에는 SK와의 문학경기장에서 최상덕, 리오스 선수가 연 이틀 똑같은 선수(조경환)에게 공을 맞혀 퇴장 당하는 진기한 기록을 수립했었다. 이외에도 고우석, 이동현, 이강철, 마뇽 선수등이 이 규칙을 몸소 실천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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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