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23. 22:43
10월 24일 선수협회 기사


 언제 열릴지 모른 채 무기한 연기되었던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007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가 지난 19일 무등 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이미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느닷없는 정규 시즌 경기가 열리게 된 이유는 당초 경기 예정일이었던 지난 7일 광주에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운동장 사정으로 경기 도중 취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비일이었던 다음날, 경기가 가능했지만 문제는 한화 이글스가 당장 이틀 후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이었다는 사실.

 이로 인해 마지막 경기는 한화 이글스가 포스트 시즌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고 난 뒤에 하기로 무기한 연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한화 이글스가 지난 17일 두산 베어스에게 경기를 내주고 포스트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마침내 정규 시즌 최종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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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천으로 인한 운동장 사정으로 경기 도중 취소되었던, 지난 7일 무등 야구장 모습.

◆ 평일 낮 경기와 352명 최소 관중

 그러나 18일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홈페이지에 발표된 경기 날짜와 시간은 많은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19일 오후 2시 개최” 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표였다. 상식적으로 평일 낮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학교나 직장 등에서 한참 활동을 하고 있을 시간대임에도, 경기 관계자들은 이를 무시한 것이다. 그리고 우려대로 이날 무등 야구장에는 352명이 입장하면서, 올 시즌 최소 관중 경기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낮에 경기를 하는 것은 최근 들어 부쩍 쌀쌀해진 날씨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을 감안해 부상 방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해도, 평일을 선택했다는 점은 도무지 어떠한 연결 고리도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 주말부터 한국 시리즈가 예정되어 있었다면 큰 행사를 위한 양보 차원으로 볼 수 있었겠지만, 한국시리즈는 월요일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팬들을 생각했다면 다음날이었던 토요일 낮 경기가 훨씬 탁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각 방송사들이 TV 중계를 외면할 정도로 순위나 타이틀과는 관계없었음에도, 팬들에게는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경기는 평일 낮에 열렸고, 352명 최소 입장 관중 경기라는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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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일이었던 지난 19일 오후에 열린 기아와 한화의 시즌 최종전 경기 모습.

◆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고

 7일 경기가 취소 된 후 한화 김인식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운영의 묘를 살려서 양 팀 합의하에 생략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KBO는 모든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리고 다음날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무기한 연기를 통해 일정을 뒤로 미뤘다. 이는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팀을 위한 배려일수도 있었겠지만, 경기다운 경기를 치르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평일 낮 경기 개최 발표는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었다. 352명의 관중이 이를 증명해주었고,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최종전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서둘러 1경기를 채워서 계획된 504경기를 모두 마무리 짓는 데만 목적이 있었다면, 차라리 취소 다음날 개최가 훨씬 현명한 방법이었다. 아니면 김인식 감독의 말처럼 생략도 고려해 볼만했다.

 그랬다면 기아 타이거즈 선수단은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위한 준비를 좀 더 일찍 시작했을 것이다. 실제로 선수단은 13일부터 남해 마무리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하게 연기된 경기로 인해 일주일이나 늦은 21일부터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는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들을 감안하고 연기한 경기였다면, 더욱 의미 있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납득할 수 있는 일정에 치러야 하는 게 당연했다.

◆ 퇴근 본능?

 인터넷 상에서 야구팬들끼리 사용하는 표현 중에 ‘퇴근 본능’이라는 말이 있다. 남이야 어찌되건 말건 자신의 관점에서 편한 쪽으로 행동하는 것을 꼬집는 표현으로, 지금까지는 특히 심판 판정 문제가 불거졌을 때 많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번 평일 낮 경기 개최는 이러한 ‘퇴근 본능’에 의해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알려진 대로 야구 경기를 위해서는 알게 모르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치러진다. 눈에 보이는 심판이나 기록원들뿐만 아니라 그 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구장 안팎의 직원들 그리고 범위를 더 넓히면 언론인들까지도 여기에 포함이 된다. 그런데 순위도 기록도 관계없는 경기를 위해서 주말에 그것도 지방인 광주로 출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금요일에 서둘러 경기를 치르고, 주말에 편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인지상정 일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시리즈도 월요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주말에 편안한 재충전을 갖고, 큰 경기를 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스케줄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결국, 평일 낮 경기 선택은 이러한 편의 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이기적인 선택이었고, 거기에 팬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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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경기 시간대였다면, 더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올 시즌 KBO의 최대 목표 중 하나는 400만 관중 돌파였다. 그리고 지난 9월 26일 이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만약에 이번 시즌 최종전을 앞둔 상황에서 400만 관중에 불과 2~3천명 정도 남겨둔 상태였다면, KBO는 과연 이 경기를 평일 낮에 개최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을까? 과연 누구를 위한 평일 낮 2시 경기였는지 의문이 든다.

Posted by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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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11. 01:05
10월 10일 선수협회 기사


 지난 4월 6일 개막 이후 알게 모르게 170일 동안을 달려온 2007 2군 리그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22일 삼성과 롯데의 경산 경기를 마지막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올해 2군 리그는 전년에 비해 증가된 경기수와 비연고지(남해, 춘천)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등 예년과 다른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던 시즌이었다. 특히 그 동안 선수협회가 꾸준히 제안했던 2군 올스타전이 사상 처음으로 개최된 것은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2군 리그도 전체적으로는 ‘그들만의 리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항상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되는 1군과 달리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가운데 펼쳐졌던 2007 2군 리그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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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21일 기아와 두산 2군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함평 야구장


◆ 2007 2군 리그 어떻게 치러졌나?

 2군 리그는 기존 8개 구단과 상무, 경찰청이 포함되어 모두 10개 팀이 참가한다. 그리고 1군 리그와 달리 남부(기아, 롯데, 삼성, 한화)와 북부(경찰청, 두산, 상무, 현대, LG, SK)로 나뉜 양대 리그제를 채택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남부리그는 18경기, 북부리그는 12경기를 동일 리그 팀과 펼쳤고, 타 리그팀과도 인터리그 6경기를 각각 치르면서 최종적으로 남부는 90경기, 북부는 84경기를 소화했다. 이는 지난해 경기 수(남부 78경기, 북부 76경기)보다 많아진 수치였다.

 이처럼 증가된 경기수를 소화하고 지난해 우천연기로 막판까지 늘어진 일정을 빨리 소화하기 위해 2군 리그는 사상 처음으로 1군과 동시 개막을 했다. 하지만 8월 이후 계속 내린 비의 영향으로 1군처럼 우천취소 경기가 속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추석 연휴에도 2군 경기를 치를 뻔 했으나 연휴 전날이자 지난해와 똑같은 9월 22일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2군 리그가 막을 내렸다.


 ◆ 북부는 상무의 독주, 남부는 롯데의 역전 우승

 우수한 선수를 발굴 육성해서 1군으로 승격시켜야 하는 2군의 임무를 생각한다면, 2군 리그에서 나온 승패와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이런 가운데 북부리그는 상무가 개막이후 14연승(1무 포함)을 달리는 등 시즌 내내 1위를 지킨 가운데 마지막 4경기를 남겨놓고 여유 있게 4년 연속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반면 남부리그는 2군 리그 최종일까지 가서야 우승팀이 확정되었다. 당초에는 시즌 내내 2위 팀과 4~5게임차를 유지하며 앞서나간 기아의 우승이 점쳐졌지만, 8월 이후 연패에 빠진 사이 2위 롯데가 간격을 좁혔고, 급기야 마지막날 경기에서 롯데가 순위를 뒤집고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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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아마추어 대회임에도 지난 2004년부터 프로 2군 팀들이 참가하고 있는 제57회 종합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현대가 LG를 연장전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최형우의 타격 7관왕

 올 시즌 개인 기록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최형우(경찰청, 우익수)를 꼽을 수 있다. 타격 각 부문 순위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KBO가 공식적으로 시상을 하는 타격, 타점, 홈런(공동) 3관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최다안타, 2루타, 볼넷, 장타율까지 무려 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군 리그에서 5개 부문(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볼넷)에서 1위를 차지했던 김상현(현 LG, 당시 상무)보다도 더욱 ‘괴물’같은 결과다. 

 지난 2002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2차 6순위로 입단한 최형우는 공격형 포수로 큰 기대를 모으며 성장했지만, 2005년 시즌이 끝나고 충격적인 방출 통보를 받고 야구를 중단할 위기에서, 마침 새로 창단한 경찰청 야구단 입단으로 병역 해결과 함께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결과를 올 시즌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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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당근

 프로 리그가 아마 리그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실력에 걸 맞는 기량을 발휘 했을 때 합당한 보상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1군만 보더라도 KBO와 구단 뿐 아니라 각 언론사와 후원 업체 심지어는 팬클럽에서도 선수들에게 각종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 하는 등 상이 넘쳐나고 있다.

 반면 2군 리그는 똑같은 프로 선수임에도 열심히 던지고 치고 달려도 그 결과에 해당하는 상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KBO가 시즌 종료 후 일부 타이틀(타격, 홈런, 타점, 다승, 평균자책점) 수상자에게 시상하는 상과, 선수협회가 지난 2001년부터 매달 4명의 선수들에게  꾸준히 시상해 오고 있는 ‘이달의 선수상’이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남해 인터리그 종료 후 우수타자와 투수를 뽑아 시상했고, 2군 올스타전 대회를 통해서도 선수 선발과 함께 최우수상과 같은 수상자를 배출해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무관심속에서 묵묵히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이러한 당근책이 늘어난다는 것은, 2군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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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클링 히트’를 쳐낸 추승우

 지난 6월 16일 구리에서 열린 LG와 SK의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기록이 수립되었다. 주인공은 LG의 6년차 내야수 추승우. 그는 이날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한경기에서 모두 기록해야만 가능한 ‘사이클링히트’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26년 역사의 1군에서도 단 12차례밖에 나오지 않을 만큼 쉽지 않은 기록인 점을 감안하면, 비록 2군 경기였지만 대단한 기록이었다. 추승우의 이번 기록 외에 그 동안 2군 리그에서 주목받을 만한 기록으로는 지난 2001년 김희걸(당시 SK)과 2005년 고우석(당시 상무)이 기록한 노히트노런이 있었다.

 한편, 추승우는 이후 기록 달성의 영향 때문인지 정확히 열흘 뒤에 올 시즌 첫 1군 승격의 기쁨도 누렸지만, 단 한 타석 출장에 만족하며 사흘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오는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 경찰청, 상무 상대로 첫 승

 승패가 의미 없는 2군 리그에서 그 동안 라이벌 관계를 찾기란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경찰청이 2군 리그에 합류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 상무에 이어 같은 성격의 팀이 또 하나 탄생했기 때문이다. 야구계 주변에서도 이들 두 팀이 침체된 2군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지난 시즌 현격한 실력차를 보이며 그 꿈이 무너지고 말았다. 12경기에서 1무 11패의 참담한 성적. 실제로 경찰청은 2006 시즌을 앞두고 급하게 만들어진 팀이다 보니 선수구성이나 조직력 면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전망 역시 어두웠다. 손시헌, 박병호, 조태수와 같은 우수한 선수들을 새로 영입한 상무와 달리 경찰청은 내부 사정으로 새로 영입한 선수 없이 창단 멤버 그대로 올 시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시즌 초반 5경기에서 1무 4패로 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6월 5일 벽제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5대3 역전승을 거두며 무려 18경기만에 상무 전 승리의 기쁨을 맛본데 이어, 다음날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거두는 수확을 보았다. 그리고 상무의 홈구장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등 상대전적에서는 비록 열세였지만 모두 12경기에서 3승 1무 8패의 의미 있는 성적을 남겼다.


 ◆ 벽제 시대 개막

 경찰청 야구단은 2군 리그에 가세한 지난해 실질적인 홈경기를 단 한경기도 치를 수 없었다. 그것은 홈구장인 벽제 야구장이 당장 실전 경기를 치르기엔, 그라운드 사정이 아주 미흡했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팀들의 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르기도 하고, 심지어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모 고등학교 야구장에서 경기를 갖기도 했다. 안 그래도 객관적인 선수 구성이나 조직력이 뒤쳐진 상황에서 구장 사정으로 인한 이동의 번거로움은 팀이나 선수들에게 좋을 게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첫 홈경기였던 4월 10일부터 한 시즌 내내 벽제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바로 팀 성적과 선수들의 기록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할을 넘지 못했던 팀 승률은 올해 5할을 가뿐히 넘기며, 팀 순위를 4위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또한 지난해 단 한명의 1위 수상자도 배출해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무려 4명(최형우, 곽용섭, 조용원, 이석만)의 1위 선수를 배출해 냈다.  

 하지만 이러한 향상 뒤에는 ‘한국판 쿠어스 필드’라고 불릴 만큼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의 영향도 컸음을 부정할 수 없다.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다보니 많은 홈런이 양산되었고, 그 결과 벽제에서 열린 42경기 가운데 무려 40경기에서 홈런이 나왔고, 그 가운데에는 무려 세 번이나 양 팀 합쳐 11개의 홈런 쇼가 나온 경기가 펼쳐졌다.


 ◆ 춘천과 남해, 비 연고 지역 경기 개최

 올 시즌 2군 리그가 이전에 비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라면, 비 연고지역인 춘천과 남해에서 경기를 개최했던 것이다. 당초 시즌 시작 전만해도 남해 경기만 예정되었으나 뒤늦게 춘천 경기가 성사되면서, 2곳에서 사상 첫 비 연고지역 2군 경기가 열리게 되었다.

 그 동안 야구에 소외되어 있었던 강원도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던 춘천 경기는 프로 야구 8개 구단 2군 팀들이 한 번 이상 선을 보일 수 있도록 4, 6, 7, 8월 네 번에 걸쳐 모두 12경기를 계획했다. 그러나 우천 취소와 장비 고장으로 일부 경기가 취소되며 아쉽게  7경기만 선을 보이는데 그쳤지만, 강원도 야구팬들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뜨거운 성원은 7월에 춘천 의암 야구장 개장이후 첫 야간 경기를 가능하게 했고, 사상 첫 2군 올스타전을 춘천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춘천 경기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면, 남해 경기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었던 무대였다. 상무와 경찰을 제외한 8개 팀들이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2군 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장소에 모여 인터리그 방식으로 총 21경기를 소화했던 남해 경기는, 리그가 나누어 열리는 2군 리그 특성상 지금까지 상대 리그의 팀과 선수단과 접촉할 기회나 정보 교류가 없었던 단점을 해소하며 2군 야구 발전을 논할 수 있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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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27일 남해 인터리그가 열린 남해 스포츠파크 야구장


 ◆ 사상 첫 2군 올스타전 개최

 관중들로 북적거린 경기장, 그리고 곳곳에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와 환호성. 단 한 번도 주목받을 기회가 없었던 2군 선수들에게 이날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1990년 2군 리그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2군 퓨처스’ 올스타전이 7월 18일 춘천 의암 야구장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남부와 북부리그에서 각각 20명씩 총 40명의 미래 유망주들이 나선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는 주루 플레이와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를 선보였고, 이에 관중들은 이름도 낯선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며 힘을 실어주었다.

 경기 직전 올드 스타와 연예인 야구 팀 간의 친선 경기와 경기 중간 홈런 레이스가 펼쳐 지는 등 볼거리도 제공했던 이날 2군 올스타전은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년을 기약하지 못하고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막을 내려진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야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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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18일 2군 퓨처스 올스타전 종료 후 개인 부문 시상식 장면


 ◆ 연예인 경기에 밀린 2군 경기

 지난해 2군 리그에서는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한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사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2군 경기를 사상 처음으로 중계한 것이다. 많지는 않았지만 6경기가 안방에 전달되었고, 그 중 4경기는 생중계로 선보이며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올 시즌 안방에는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2군 경기 중계가 단 한경기도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그 자리를 연예인 리그가 채우고 있었다. 꾸준히 방송을 탔던 연예인 리그에 2군 리그가 밀린 것은 팬들이나 선수들에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현재 2군 야구장의 시설 문제로 중계가 쉽지 않은 점과 방송사라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낮은 시청률의 현실 속에서 분명 2군 경기 중계는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보였던 의욕적인 모습이 결과적으로는 1회성 이벤트 행사로 그쳤다는 점은 열악한 조건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의 힘을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Posted by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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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5. 23:18
2007년 9월 13일 선수협회 기사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지난 8월 5일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광주 무등야구장을 찾을 야구팬이었다면 이러한 고민 한번쯤 했을 것이다.

 그것은 이날 광주의 날씨 때문. 새벽부터 번개를 동반해 비를 뿌릴 때만해도 경기 취소 가능성이 높던 날씨가, 경기를 3시간정도 앞두고 갑자기 햇살이 보이며 비가 그친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봐서는 경기를 해야 할 상황. 그러나 비는 그쳤지만, 이미 새벽부터 오전까지 줄곧 비가 내린 것을 알고 있는 팬들로서는 운동장이 경기를 위한 정상적인 상태인지 여부까지는 판단할 수 없어 갈팡질팡 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과거에도 이런 상황에서 비가 안 온다는 사실만으로 경기장을 찾았다가, 굳게 닫힌 철문을 보고 발길을 돌렸던 사례가 적지 않았음을 떠올리면 자연스런 반응이었다.


◆ “한다” “안한다”, 추측 난무

 이를 반영하듯 경기 시간이 가까워 오자 구단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국내 유명 야구 게시판 등에서도 날씨와 관련된 경기 개최 여부를 묻는 글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수많은 글 속에서 “오늘 경기는 개최 됩니다” 또는 “취소되었습니다.”라는 그 어떤 확실한 글은 보이지 않았고, 추측성 글만이 게시판을 채우고 있었다. 이로 인해 야구장을 찾으려는 팬들의 혼란은 더욱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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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경기 1시간 전 기아 타이거즈 게시판 모습. 날씨 이야기가 곳곳에 눈에 띈다.
 

◆ 구단의 정보 제공, 어려운 일인가?

 혼란과 불편의 이런 상황에서 팬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단의 한마디였다. 그것은 경기 개최에 대한 확답이 아니라, ‘현재 운동장 상태와 분위기가 이렇다’라는 있는 그대로의 정보였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 몇 시간 전부터 1~2시간 간격으로 알려주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공지 글을 작성하거나 팝업창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었나?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구단 홈페이지에서 경기 개최와 관련된 정보 제공은 단 한 줄도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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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5일 경기 시작 전, 평상시와 다를 바 없었던 기아 타이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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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광주 무등 야구장의 관중석 비교. 경기 시작 10분전(왼쪽)과 1시간 이후(오른쪽)

 그렇게 팬들이 갈팡질팡 하고 있는 사이, 경기는 예정된 시각에 정상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야구장은 주말 경기임에도 관중석이 빈자리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이 빈자리였고, 그 수가 겨우 몇 백 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경기가 정상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뒤늦게 약 3천명까지 관중들이 모여들었지만, 좀 더 빠른 정보 제공이 있었다면 더 많은 관중들이 찾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 다른 구단 사정은?

  비단 이런 현상은 기아 타이거즈 구단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같은 날(8월 5일) 대전 구장에서 경기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대전의 날씨도 광주와 비슷한 기상 상태를 보임에 따라 팬들의 반응 역시 똑같이 나타났지만, 팬들의 궁금증을 외면하기는 이곳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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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5일 한화 이글스 게시판에도 경기 시작 전 날씨와 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왔다.

 단 LG 트윈스 구단만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구단 관계자 명의로 된 적극적인 공지 서비스를 시작한 LG 트윈스는 올해부터 날씨와 관련되어 경기 개최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날의 경우, 경기 몇 시간 전 현장 상황에 대한 공지를 통해 팬들의 혼란을 방지하고 있었다. 이는 분명 침묵을 지키는 다른 구단과 대조적인 모습이었고, 팬들로부터 호평을 들을만한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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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전 운영자를 통해 상세한 안내가 이뤄지고 있는 LG 트윈스 홈페이지

 ◆ 기아 타이거즈 구단도 망설이는 팬을 생각한다면... 

  기아 타이거즈 구단도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8월 5일 날씨와 비슷했던 지난 5월 12일 경기를 몇 시간 앞두고 “오늘의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린다.”는 요지의 휴대전화 문자를 전송한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자 제공은 구단 유료회원들만을 대상으로 전송이 되는데 그쳤고, 이마저도 올해 전달된 유일한 이력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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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12일 구단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전송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렇게 일부에 한정된 인원과 채널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구장 상태 알림 서비스가 제공 되어야 한다. 그럼 점에서 앞서 사례로 제시된 LG 트윈스 구단의 서비스가 좋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시라도 제공된 정보와 다르게 경기 개최가 결정 될 것을 우려해서 그동안 이 서비스를 주저하고 있던 것인가? 경기 개최에 대한 판단은 경기 감독관이 하는 것이다. 구단은 그 판단과는 별개로 팬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제공하면 된다. 행여 이후 비가 오거나 경기장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취소가 되었더라도, 제공된 정보를 가지고 구단을 비난 할 야구팬들은 없을 것이다.

 사실 그 동안 정보 제공의 부족으로 많은 야구팬들은 괜한 헛걸음이 될까봐 미리 야구장 가기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특히 야구장 소재지가 아닌 인근 지역이나 타 시도에서 야구를 보기위해 서둘러 출발해야 하는 야구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야구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음에도 그 노력이 부족해 야구팬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야구의 인기가 더욱 확산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4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그리고 그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프로야구 구단들이 이러한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깨닫고 진작 나섰다면, 벌써 400만 관중을 돌파하지 않았을까?

Posted by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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