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6:32

[기아 vs LG, 서울 잠실야구장, 시즌 10차전] - 2005년 6월 22일


 기아 타이거즈, 탈 꼴찌 성공과 3연승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탄력 받나?


전국이 연일 30도를 넘기면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더운 여름철에 힘을 발휘하던 호랑이가 그 전통을 꺼내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22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초반 찾아온 기회에서 중요한 점수를 뽑아내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비 불안을 노출한 LG를 5대 3으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기아는 LG를 밀어내고 다시 꼴지를 벗어낫다. 그리고 팀은 최근 3연승과 함께 팀간 상대전적에서도 5승 5패로 균형을 맞추었다.

전날 경기의 재방송을 보는 듯 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상대 수비 불안으로 만든 초반 기회에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갔고, LG 트윈스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비 불안으로 기회를 제공하고 추격하는 형상이었다.

Replay 1. 선취점은 기아 몫
전날 홍세완 선수의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던 기아 타이거즈가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1회초 선두 이종범의 볼넷과 장성호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의 기회에서 홍세완 선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Replay 2. 주루 플레이 실패로 인해 타석에 두 번 들어서야 했던 4번 타자 박용택
선취점을 등에 업긴 했지만, 기아 선발 강철민 선수는 초반 제 모습이 아니었다. 선두 이병규 선수에게 담장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우익수 플라이를 허용하더니, 기어이 이종열 선수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한다. 그리고 2사후 타석에는 4번타자 박용택 선수가 들어섰다. 하지만 2루주자 이종열 선수는 강철민 선수의 견제구에 어이없이 아웃이 되었다. 4번 타자 박용택 선수는 타격도 못해보고 물러나야 했다.
이 부분이 이날 경기 승패를 좌우했다. 위기 상황에서 분위기는 기아로 다시 넘어갔다.

전날 경기에서도 1회말 LG공격에서 2사후 4번 타자 박용택 선수를 두고 1루주자 이병규 선수가 2루 도루에 실패해서 물러나야 했었다.

Replay 3. 분위기 반전과 수비진의 불안을 통해 초반부터 점수를 만들어낸 기아 타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한 기아 타이거즈는 2회초 이용규 선수의 좌익 선상 3루타때 좌익수 박용택 선수가 공을 막아내지 못한 사이 발빠른 1루주자 김종국 선수가 홈을 밟고, 이종범 선수의 중전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4회초에도 김상훈 선수의 2루타와 진루타로 만든 2사 3루 상황에서 포수 김정민 선수의 패스트 볼로 손쉽게 1점을 만들었다. 이로써 스코어는 경기 초반 4대 0으로 벌어졌다.
전날도 초반에 찾아온 기회에서 6대 0으로 점수를 벌림으로서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Replay 4. 쫓아오고 다시 달아나고
4회말 LG 트윈스가 1사 2-3루 상황에서 박병호 선수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격해 오자 기아도 5회초에 볼넷 2개와 투수 폭투로 만든 1사 2-3루 상황에서 손지환 선수의 3루땅볼로 1점을 다시 달아났다.
이후 기아의 타선이 침체를 보인 가운데 LG는 6회말 박용택 선수의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과 8회말 정의윤 선수의 중전 적시타로 5대 3까지 추격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9회말 등판한 마무리 윤석민 선수가 2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 이종열 선수의 타구를 자신이 직접 땅볼 처리함으로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동점 적시타가 될 수 있었던 이 타구를 직접 잡아냄으로서 경기는 기아의 승리로 끝났다.


LG 트윈스로서는 경기 초반 수비 실수 등이 겹치면서 초반에 허용한 5점이 너무나 컸다. 그리고 따라갈 수 있었던 기회를 잡고도 무기력하게 물러난 타선으로 인해 추격을 벌이기는 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점수를 뽑지 못했다. 1차례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고, 상대보다 2개나 많은 11안타를 때린 점이 이를 증명해 준다.
또한 무려 7명의 투수를 투입하면서 물량 공세로 맞섰지만, 임시 선발 류택현 선수가 초반에 일찍 무너짐에 따라 더더욱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반면 기아 타이거즈는 초반에 찾아온 기회에서 꼬박꼬박 점수를 만들어내면서, 초반 주도권을 쥐고 상대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려보냈다. 전날처럼 많은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손지환 선수를 제외한 전원이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선의 활발함도 보여주었다.
또한 불안 불안했던 선발 강철민 선수도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위기 상황을 잘 막아내었다.


--- 123 456 789 -- R H E B
기아 120 110 000 | 5 9 0 4
L G 000 101 010 | 3 11 1 1

승리투수 = 강철민(2승 4패, 4.35)
홀드 = 김희걸(1승 2패 2홀드, 6.04)
세이브 = 윤석민(2승1패6세이브, 3.86)
패전투수 = 류택현(2패 7홀드, 2.70)

홈런 = LG : 박용택 9호(6회1점)

==================================================================================

[ 공짜가 본 승리 - 기아, 0622 ]

1. 전날 추격을 허용하면서 잃어버리지 않은 집중력
보통 타격이 폭발하고 난 다음 경기에서는 이상하리 만큼 타선이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아 타선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전날 경기만큼의 폭발력과 많은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지만 적재 적소에 필요한 안타가 나왔다. 특히 이날도 손지환 선수를 제외하고는 선발 전원이 안타를 뽑아낸 것이 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초반에 찾아온 기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이처럼 이틀 연속 타선이 활발함을 보인 것은 전날 벌어진 경기의 영향이 크다. 전날 경기에서 초반 기아 타선은 폭발력을 보였다. 그리고 점수차가 승리를 안심할 정도로 벌어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분명히 이날 타선의 무기력증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LG 트윈스가 끈질긴 추격으로 동점을 만드는 분위기까지 점수차를 좁혀왔다. 그리고 기아 타선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수가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날 경기까지 영향을 미쳤고 큰것보다는 단타위주의 경기를 펼친 것이 타선의 무기력증을 방지한 원동력이 되었다.

==================================================================================

[ 공짜가 본 패배 - LG, 0622 ]

1. 흐름을 끊어놓은 견제 아웃
1회말 2사 2루에서 4번 타자 박용택 선수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2루주자 이종열 선수의 투수 견제 아웃은 너무나도 뼈 아펐다.
그것은 두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팀의 4번타자에게 타격의 기회를 주지도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인해 다음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4번타자 고유의 임무를 살릴 기회를 없애버린것과 다름없다.
또 하나는 분위기의 반전이다. 초반 강철민 선수의 투구는 불안했다. 공은 높이 형성되어 있었고 타구는 외야로 쭉쭉 뻗어나갔다. 이 상황에서 기분좋은 아웃으로 위기를 잡아냄에 따라 기아의 분위기는 상승되었다. 반면에 LG의 분위기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결국, 이어진 2회초에서 2점을 허용해서 점수가 3대 0으로 벌어지게 된 빌미를 제공했다.

2. 제 역할을 못한 선발진
지금 LG트윈스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에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전날 선발 투수였던 이승호 선수는 작년까지 에이스였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올 시즌 뒤늦게 합류했다. 그리고 3.1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했다.
이날 선발 투수였던 류택현 선수는 '좌타자 스폐셜 리스트'로서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담당하던 선수였다. 현재 구멍난 선발진으로 인해 소위 땜질용 선발의 임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2.1이닝 밖에 막아내지 못했다.

이틀연속 두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 강판 됨으로 인해서 경기는 어렵게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뒤이어 나오는 투수들에게 고스란히 짐으로 떠 앉게 된다. 최소 5이닝은 버텨주는 선발 투수의 임무를 수행해야 대등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여진다.

3. 찬스에서 점수를 만들지 못한 무기력한 타선
상대보다 2개 많은 11개의 안타를 치고도 3점밖에 만들지 못했다. 또한 9번의 공격 중 8번 주자를 내보내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4회말 무사 2-3루 : 1점만 득점
8회말 1사 1-2루 : 1점만 득점
9회말 1사 1-2루 : 무득점

==================================================================================

[Player of the Game] 김정민, 이종범 外

- 김정민(UP) 2타수 1안타
그는 이날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플레이를 했다. 4회초 포수 패스트볼로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했고, 5회에도 투수 폭투로 공을 흘리면서 주자를 진루시키고 점수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로서 선택하고 싶다. 그것은 프로선수로서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땅볼 타구를 쳤다. 그리고 조명탑에 공이 들어가서 두 수비수는 공을 처리하지 못했고, 1루에 던지지도 못했다. 하지만, 1루로 뛰던 김정민 선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1루를 향해서 앞만 보고 열심히 뛰어갔다. 그리고 공이 오지도 않는데 1루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세이프가 되었다.

이것은 전날 기아 이종범, 김상훈 선수의 전력 질주만큼이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LG 트윈스의 내부 사정은 무척이나 좋지 않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외국인 선수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팀의 성적은 곤두박질 치면서 급기야 이날 패배로 꼴지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팀내에는 고참선수보다 신인급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만큼 선수들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형성해 보기 위해 노장 선수인 김정민 선수가 1루에 과감한 슬라이딩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지금까지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없는 만년 후보선수이다. 입단초기에는 김동수 선수, 그 뒤에는 조인성 선수의 그늘에 가려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팀도 그를 몇 년전부터 은퇴를 시키고 코치를 시키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현역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주전 포수자리에 대한 욕심이 남아있어서 선수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날처럼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후배들을 리드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그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아직도 그라운드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

- 강철민(UP) 7이닝 2실점 6안타 1볼넷 4삼진 98개투구
올 시즌 첫 등판 경기 승리 이후 무려 80일만에 맛보는 감격적인 승리.
초반에 공이 높게 형성이 되어,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내 주면서 불안하게 출발을 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기 상황을 맞았으나 침착하게 대응했다.
특히 초반에 타선이 만들어준 점수가, 위기상황에서도 안정된 투구를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으로 보인다.

- 이종범(UP)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비록 전날처럼 5안타를 몰아치는 대단한 타력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1회 선두 타자로 나와서 볼넷을 얻어내고, 희생 플라이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회에는 중전 안타로 3대 0으로 달아나는 소중한 타점을 얻어내고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

- 이병규(DOWN) 5타수 무안타, 2삼진
LG 타선에는 기아와의 경기에 강한 선수가 있다. 최동수, 이병규, 박용택 선수가 그들이다.
전날 경기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가 최동수 선수였다면, 이날 경기 패배의 일등 공신은 이병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최동수 선수가 수비에서 문제가 되었다면, 이병규 선수는 공격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는 기아 투수들에게 무척 강하다. 올 시즌 펼쳐진 기아와의 9경기에서 39타수 17안타를 기록했다. 무려 4할이 넘는 고타율이다. 매번 기아와의 경기에서 2안타 이상씩은 꼬박꼬박 쳐내던 그였다. 하지만 이날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안타를 기록한 것보다 그 내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1회 선두타자 아웃은 제쳐두더라도, 나머지 4번의 타석은 팀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타석이었다.

3회말 1사 1루 상황 - 유격수 플라이 아웃
5회말 1사 1루 상황 - 삼진 아웃
8회말 선두타자 - 3구 삼진 아웃
9회말 1사 1-2루 상황 - 유격수 땅볼 아웃

특히,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

[ IF... ] 이종열 선수의 타구를 투수 윤석민 선수가 잡지 못했다면...

9회말 5대 3 상황에서 기아는 마무리 윤석민 선수, 타석에는 이종열 선수가 섰다. 상황은 2사 2-3루였다. 안타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이 장면에서 이종열 선수는 투수 쪽으로 날아가는 강한 땅볼을 쳐냈다. 순간 윤석민 선수도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갔다 댔고, 공은 투수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안타라고 생각했던 이종열 선수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움켜쥐었고, 공은 1루로 던져서 아웃이 되면서 경기가 종료되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윤석민 선수가 잡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타구는 중앙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투수를 지나 바로 중견수쪽으로 굴러가는 안타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2사 이후이기 때문에 2명의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아 동점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이렇게 동점이 되었다면 팀에게 전해지는 파급효과는 엄청났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7이닝 동안 호투했던 강철민 선수는 또 다시 승리 일보직전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을 것이다.
또한, 마무리를 맡고 있는 신인 윤석민 선수 또한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특히 최근 상대 타자들에게 쉽게 실점을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이 되었다면, 더욱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팀 분위기도 어깨에 힘이 빠지는 동점타 허용으로 인해, 의욕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한 예상들을 윤석민 선수가 공을 직접 잡아냄에 따라 상상으로 그치게 되었다.

==================================================================================

[ 공짜 칼럼 ] - 강철민, '계륵'에서 '보물'로 태어나라


1998년 해태 고졸 우선 지명으로 한양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5억원을 받고 김진우 선수와 함께 화려하게 입단했던 강철민 선수.

방콕 아시안 게임 야구 드림팀 1기 멤버로서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내고 입단한 만큼, 팀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팀내 선발의 한 축을 맡아 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매년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한 시즌을 버티기에 부족한 체력이 그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다.
10승을 넘기기는 고사하고 매년 승보다는 패가 많았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으로 정규이닝을 간신히 넘겼다. 구속은 빨랐으나 공이 가볍다는 평가를 들었고, 방어율은 5점대로 높았다.

올 시즌도 동계 훈련과 시범 경기를 통해서 대담한 승부와 예리해진 변화구를 앞세워 올 시즌 기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발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로 인해 시즌 초 김진우 선수가 빠진 선발진에서 팀도 2선발의 중책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첫 선발 경기에서 그 기대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후로 위기 상황에서 항상 무너졌고, 어쩌다 호투를 하는 날이면 승운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시즌 중반에는 경기 초반 강판되고 나서 불펜에서 불손한 행동까지 보여 팀 리더인 이종범 선수의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팬들은 실망을 나타냈고,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단골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리고 실제로 예전에 그의 트레이드가 추진되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팀은 그를 트레이들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만이 가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타이거즈 제 2의 홈구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 서울이다. 또한 LG라는 팀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빅카드 상대로 꼽고 있다.
그리고 강철민 선수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선수이다. 그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에 무척 강하다. 또한 입단이래 LG라는 특정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그와 팀에게 큰 매력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해태시절부터 기아는 주로 LG와의 트레이드를 많이 성사시킨 팀이다. 현재 손지환, 이용규, 홍현우, 최향남, 방동민을 비롯해서 수많은 선수들이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추진에 있어서 고려되는 팀이 LG이다 보니 팀으로서는 앞서 언급한 매력 요소들을 생각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지금까지 팀에 잔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22일 경기를 통해서 그가 왜 기아에 남아있는지를 다시 한번 더 증명해주었다. 7이닝 동안 2실점 호투를 통해 팀의 탈꼴찌와 3연승 그리고 팀간 전적을 원점으로 만드는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LG였고, 장소는 서울 잠실야구장이었다.

시즌 첫 등판 승리이후 무려 80일만에 거두는 승리였다. 시즌 2승. 그의 부진은 선발진의 무게를 떨어뜨렸고, 팀은 부진에 빠졌다. 꼴지를 시즌 내내 지켜왔다. 이제 그가 다시 LG와 서울이라는 보약을 등에 업고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팀은 꼴찌에서 벗어났다.

앞서 살펴 본 대로 그는 계륵과 같은 존재다. 팀에 잔류시키자니 기대만큼 성과가 없고, 그렇다고 다른 팀에 넘겨주자니 아까운 선수가 바로 강철민 선수이기 때문이다. 입단이후 그는 이런 모습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팀이 부진에서 벗어나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렇게 되면 그도 '팀의 계륵'과 같은 존재에서 '팀의 보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서울과 LG 트윈스에 강한 몇가지 이력>
2002년 5승 6패 - 서울에서 4승, LG전에서 3승
2003년 6승 7패 - 서울에서 1승, LG전에서 2승
2004년 8승 12패 1세이브 - LG전에서 1승, 시즌 유일한 완투 경기를 서울에서 펼침
2005년 1승 4패 - 서울 경기에서 14이닝동안 4실점만 허용
통산 20승 29패 - 서울에서 5승, LG전에서 6승

1) 2003년 4월 19일, 프로데뷔 첫 완투(광주 LG전) - 패전투수
2) 통산 3번의 완투 중에서 서울에서 1번, LG전에서 1번의 완투 기록

==================================================================================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