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5:18
2006년 12월 13일 스포홀릭 기사


 '이제는 한국 야구 개혁을 위한 무대 마련에 힘을 쏟을 시기'

 11일 골든 글러브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2006 한국 프로야구의 공식 일정이 막을 내렸다. 올해 야구계는 WBC 4강 위업 달성으로 최고의 순간까지 오르며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지만, 막판 아시안 게임 참패로 이제는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예년 같았으면 각종 시상식과 행사 등으로 연말을 보낸 뒤, 다음 시즌을 대비하는 평범한 '스토브 리그'로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유는 아시안 게임 참패 때문이다. 이 대회를 통해 한국야구의 위치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러한 참패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 되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다행인 것은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하일성 사무총장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2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하고 난 뒤 “한국에 돌아가는 대로 야구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방안을 내 놓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자칫 큰 대회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난 뒤 의례 반복되는 모습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왜냐하면 그는 이전에도 두 차례(9월, 10월)에 걸쳐서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한국 야구를 백지 위에 놓고 전면 개혁 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 야구인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 뒤의 인터뷰는 참패로 인해 그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 총장은 이 세 번의 자리에서 ‘프로 야구 발전을 위한 리그와 구단의 전면적인 개혁’을 언급했었다. 특히 세 번 모두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언급한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 야구의 취약한 구조가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문제였기 때문이다.

 【 하일성 KBO 사무총장의 개혁안 관련기사 모음】
1차 - “내년 프로야구, 분명 달라질 것” (9월 8일, 모 방송예술원 초청 특강)
2차 - "리그 운영 전반 재정비 논의" (10월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 기자 회견)
3차 - "전면 개혁하겠다" (12월 2일, 아시안게임 2차전 일본 경기 패배 직후 인터뷰)


 그런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이 나온게 없는 공청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한 선행 조건은  무엇일까?

◆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시안 게임 참패 뒤에 이러한 모임이 예정되어있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될까 우려된다. 분명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자리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뻔한 ‘개혁 논의의 장’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KBO가 꼼꼼한 준비를 해야한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과 자료를 수집하고, KBO 홈페이지에서도 일반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도 없이 불쑥 '공청회' 자리가 마련된다면, 분명 ‘그 밥에 그 나물’과 같은 자리로 비칠 수밖에 없고, 결론 역시 그렇게 내려질 것이다.

◆ 전 야구인들의 ‘대동단결’된 모습이 필요하다.

 이 자리는 어느 특정 세력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모두의 자리다. 그래서 출신학교가 다르다고, 나이차가 있다고, 비야구인 출신이라고 해서 누구는 배제가 되고, 누구는 빠지겠다고 나온다면 절대 안 된다. 야구계 전반에 걸친 문제를 개혁하는 자리인 만큼 전 야구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이해득실은 접어두고, 야구 발전을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 야구는 뜻하지도 않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아시안 게임 참패로 WBC 4강의 공든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지만, 더 튼튼한 탑을 다시 세운다는 자세로 전 야구인들이 힘을 모을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실체도 드러나지 않은 '공청회'가 모든 야구인들의 지지와 참여속에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의 머리를 맞대어 이 난국을 풀어나가길 바란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