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4:55
2006년 9월 12일 스포홀릭 기사


 WBC 4강 진출을 통해 관중 증가를 기대했음에도 오히려 감소를 보이고 있는 현 상황과 구단들의 적자 경영을 개선키 위해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사무총장(이하 총장)이 칼을 꺼내들었다.

 하 총장은 8일 저녁 여의도 신한빌딩 6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KBSSKY 방송예술원 스포츠학부 특강’에서 올 시즌이 끝나고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것을 백지에 놓고 내년 시즌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알려진 ‘여름철 시리즈’도입과 '경기 수 변화' 등 큰 폭의 개혁이 예상된다.

 또한, 과거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프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고, 흑자를 내려는 의지를 가진 구단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흑자구단을 단 한 팀이라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참고로 하 총장의 임기는 2009년 3월까지 예정되어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기록과 정보를 비공개하고 있어 팬들의 답답함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잘못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 부분도 내년부터 KBO 홈페이지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충분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최근 KBO가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유소년 야구’발전을 위해서는 ‘실업야구’가 부활, 활성화 되어야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실업 야구의 부활이 선행되어야 더욱 많은 유소년 선수들이 안정적인 토대에서 마음껏 야구에 전념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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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강에 초청되어 강연을 하고 있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           (사진 = 공짜)

 한편, 최근 KBO는 관중 감소와 새로운 구장 건립과 같은 산적한 문제에서부터 아시안 게임 선발 논란까지 각종 궁금증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점에 대해서도 하 총장이 말문을 열었다.

 아시안게임 선발 문제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06 도하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에 관해서도 KBO의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KBO는 애초에 김재박 감독을 선임하면서 “모든 전권을 감독에게 주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선수 명단은 감독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며, KBO는 “감독의 뜻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만을 할 뿐”이라고 했다.

 그 예로 추신수(클리블랜드) 선발 문제를 이야기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이 선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선수를 알아야 작전 펴기가 용이한데 기용권을 가진 감독 스스로가 그 선수를 전혀 알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는 것이다. TV로는 봤을지언정, 직접 지켜보지 않아 접전 상황에서 작전을 펴기가 힘들다는 점이 선발에 고려가 된 것이다. 더군다나 김재박 감독의 경우 지난 2003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예선에서의 실패 경험과 이번 대회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 있어 사활이 걸려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KBO의 주먹구구식 행정 문제

 최근 김동주(베어스)의 대표팀 합류 번복과 관련, 의사를 묻는 과정에서 KBO가 직접 나서지 않고 팀 매니저를 통한 점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 하 총장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선수는 프로 구단의 재산이다. 그러므로 KBO가 직접 나서지 않고, 선수를 관리하는 구단 매니저를 통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것이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의 대화 방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빈볼과 관련한 관대한 제재 문제

 지난 7월(김동수, 송진우, 안영명)과 8월(신승현, 호세) 빈볼 시비와 관련, KBO의 제재가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비판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하 총장은 자신이 상벌위원회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경험을 근거로 출장 정지를 남용한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좁은 시장 환경에서 과도한 출장정지는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무기를 통하거나,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폭력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강한 징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승현 처벌부터 ‘봉사활동’이라는 특이한 제재를 내린 배경에 대해서도, 유소년 야구 선수들은 프로 선수들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는데 반해, 프로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 문제로 기피하기 때문에 강제 조항으로라도 유소년 선수들과 만남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김동주 FA 자격 문제

 지난 3월 대만과의 WBC 지역예선에서 투혼의 1루 슬라이딩 부상 때문에 발생한 FA 자격 요건 문제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안타까움을 피력하면서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모든 여론이 선수에게 유리하게만 전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특히, 이 문제는 사무총장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을 한다는 점을 팬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하 총장은 이날 특강에 참석한 수강생들에게 “여러분은 젊은 사람들”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안정적인 해설위원 자리를 박차고, 사무총장이 된 것처럼 “실패를 두려워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만큼 스포츠에 열광하는 나라가 또 어디겠느냐?”면서, 그럼에도 스포츠 분야는 가장 천대받고 있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스포츠 분야가 가장 각광 받을 분야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는 말을 남기고 강의장을 떠났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