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1:10

   올해도 믿음직한 리오스

 한국 프로야구에서만 6년째 몸담게 되는 다니엘 리오스(두산 베어스)가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것을 예고하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리오스는 25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진 기아 타이거즈와의 시범 경기에서 5.2이닝동안 19타자를 맞아 단 3번(2안타, 1볼넷)의 출루만 허용하는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무결점의 시원시원한 리오스다운 투구였다. 삼자범퇴를 세 번 시키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고, 볼넷도 1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에게 허용한 게 전부였다. 4회말 2사후 장성호와 서튼에게 허용한 연속 안타가 이날 경기의 유일한 안타이자 위기였다. 결국, 그는 6회말 투아웃까지 잡고 난 뒤 예정된 계획에 따라 마운드를 내려갔으며, 방문팀 선수임에도 그를 잘 아는 타이거즈 홈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리오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25일 경기에서 깔끔한 투구를 선보인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리오스의 투구 모습    (사진 = 공짜)

 이후 등판한 베어스의 ‘김승회-구자운-정성훈’ 계투진도 타이거즈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리오스 호투를 뒷받침했고, 비록 홈런을 허용했지만 정재훈도 포크볼 투수라는 명성과 달리 두 번의 강속구(150, 147㎞)를 전광판에 찍어내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타이거즈 타선은 베어스 투수진에 막히며 기회다운 기회를 잡지도 못한 채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9회말 김종국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영봉패를 모면한 것이 위안이었다.

 한편 지난해 타이거즈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던 김원섭은 전지훈련 때 발병한 허리통증으로 2군에서 재활을 해오다 이날 경기에 처음으로 경기에 출장했다. 하지만 아직은 제 컨디션이 아닌 듯 2번의 삼진을 당하며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9회말 타석에서 이재주와 교체되었다.


■ 단신 1. 답답했던 8분, 시범 경기였기 때문에...

 포근한 일요일을 맞아 광주 무등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지정석을 중심으로 모여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4회말이 진행 중이던 14시 02분. 경기는 펼쳐지고 있는데 전광판은 새로운 내용으로 표시가 되지 않았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5회초에도 여전히 전광판에는 서튼이 타석에 들어선 것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이 때 가장 불편을 겪은 건 관중들이었다. 볼카운트 표시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관중들은 장내 아나운서가 중간 중간 알려주는 음성 멘트로 볼카운트를 확인해야만 했고, 이 불편은 14시 10분까지 8분 동안 지속되었다.

 시즌을 준비하는 시범 경기였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일종의 해프닝이었지만, 한국 프로야구장 시설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 씁쓸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경기 상황과 다른 표시를 보이고 있는 무등야구장 전광판. 이 고장은 8분간 지속되었다.    (사진 = 공짜)


■ 단신 2.  송산의 너무나 뼈아픈 실책

 갈수록 밀려나고 있는 송산(기아 타이거즈, 포수)이 뼈아픈 실책을 보여주고 말았다.
 
 9회초 2사 2, 3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최준석은 1볼에서 2구에 방망이를 돌렸지만 공은 자신의 머리위로 높아 솟아올랐다. 포수 파울뜬공 아웃이 예상되는 찰나. 하지만 이 공을 잡기위해 마스크를 벗어던지며 공을 쫓아간 포수 송산은 미트에 들어갔던 공을 놓치고 말았다. 공수교대로 끝날 상황이 계속 이어진 건 물론이다. 이후 송산으로서는 다행스럽게 최준석이 3루 뜬공으로 아웃이 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앞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려도 될 것인지 생각해 볼 장면이었다.

 왜냐하면 최근 상황으로 본다면 그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단이후 지금까지는 김상훈에 이은 당연한 백업포수였지만, 이제는 차일목의 성장으로 그 자리가 위태롭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출장의 기회는 차일목의 차지였고, 그는 제3의 포수로 전락한 듯 보였다. 더군다나 인상 깊게 남았을 이날 실책 장면으로 인해 그 입지는 더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 기아 타이거즈 포수 송산이 9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범한 실책 장면         (촬영 = 공짜)


■ 단신 3.  장채근 전 코치, 기아 타이거즈 복귀

 기아 타이거즈는 2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장채근(43) 전 수석코치를 연봉 7천만원에 육성군 코치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김성한 감독 시절에는 포수 코치, 유남호 감독 시절에는 수석 코치를 역임했던 장채근 코치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라크덴 이글스로 연수를 다녀왔다.


■ 단신 4.  두산 베어스 유격수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 유격수 자리는 지난 3년간 걱정이 없던 포지션이었다. 왜냐하면 손시헌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손시헌이 지난해 말 상무에 입대를 하며 졸지에 무주공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자리는 뚜렷한 적임자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안상준과 나주환이 주전 경쟁을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그 중에서 시범 경기를 통해 본다면 안상준이 감독의 신임과 오랜 프로 생활을 통한 경험 등으로 인해 주전으로 계속 기용되고 있고, 나주환은 매 경기 후반 교체 멤버 출장으로 시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둘은 지금까지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타석에서는 그랬다. 안상준은 5경기 출장에 13타수 3안타 2타점, 나주환도 5경기 출장에 3타수 무안타만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달랐다. 먼저 포문을 연건 선발 출장을 했던 안상준이었다. 3회말 윤석민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시범 경기 첫 장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안타는 이날 경기에서 베어스의 첫 안타였으며, 선제점으로 연결되는 의미가 깊은 안타였다.

 그래서였을까? 이 장면에 자극 받은 나주환도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8회말 수비부터 경기에 출장한 그는 9회초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에서튼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직접 맞고 나오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쳐낸 것이다. 시범경기 4번째 타석만의 첫 안타였다.

 이들의 경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베어스 유격수 자리를 향한 이 경쟁이 어떻게 마무리 될 지 앞으로도 흥미를 갖고 지켜볼 부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시범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의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는 안상준의 타격 모습      (사진 = 공짜)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