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1:06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던 모양이다.

 기아 타이거즈와 팀 간 시범 경기 2차전을 마친 광주 무등야구장. 여느 때라면 방문팀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을 태운 버스는 선수들을 태우고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텅 빈 구단 버스 2대가 경기장 뒤쪽에 그대로 서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라이온즈 선수단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놀랍게도 그들은 야구장 바로 옆 무등 종합경기장 육상 트랙을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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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 종합경기장 트랙을 뛰고 있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는 선동열 감독(맨 왼쪽).     (사진 = 공짜)

 그런데 그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이날 경기에 출장했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전 선수단이 트랙을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코칭스태프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팀 내에서 최고령인 하나마스 트레이닝 코치도 뛰고 있었고, 감독보다 3살이나 많은 한대화 수석 코치도 트랙을 돌고 있었다. 이 모습을 선동열 감독은 한쪽에서 팔짱을 낀 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날 예정된 경기(문학에서 SK 와이번스와 13시 경기)로 인해 먼 길을 가야 함에도 선동열 감독은 왜 선수단을 뛰게 했을까?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기 때문에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몸 풀기 의미였다면 좋았을 테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시범 경기지만 이날 경기까지 4연패를 기록하며, 팀이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는 화끈한 야구를 펼쳐 보이겠다는 자신의 포부와는 달리 타선은 시범 경기임에도 힘겹게 점수를 생산하다, 이날 경기에서는 급기야 영봉패를 당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만 것이다.

 여기에 선수단을 이끌고 파이팅을 불어줘야 할 주장 진갑용은 이날 경기에서 두 번의 땅볼타구를 친 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주루 플레이를 보이는 등 올해도 정상을 지켜야 할 감독의 입장에서 선수단의 정신력을 다시 잡기 위한 의미가 담긴 단체 러닝이었다.

 출발을 지연시키면서까지 전 선수단이 참가하며 40분간 진행된 이 러닝의 효과가 앞으로 어떤 효과를 발휘하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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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기아 타이거즈의 선발 투수 이대진. 1회 130Km초반, 2회 130Km 중반, 3회 130Km후반으로 계속해서 공 빠르기가 올라가자 그를 향한 팬들의 환호도 점점 커져갔다. (사진 = 공짜)

 

                                              ★ 러닝 현장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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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맨 왼쪽부터 이날 경기 선발 투수로 나왔던 윌슨, 브라운, 심정수, 전병호.      (사진 =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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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라이온즈 한대화 수석 코치. 선동열 감독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 역시 열외는 아니었다. (사진 =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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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환도 당연히 예외일 수 없었다. 그는 이제 입단 3년차 선수일 뿐이다.     (사진 =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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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알았는지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들의 러닝 모습을 지켜보는 야구팬들.    (사진 =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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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닝을 마친 뒤 아직도 썩 내키지 않는듯한 선동열 감독. '먼 원정길만 아니였다면'이라는 자세. (사진 =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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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40여분이 지나고서야, 버스는 경기장을 출발 할 수 있었다.     (사진 = 공짜)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