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0:58


                            5개월여 만에 전국 4개 구장 깃대에 깃발이 날리다.

 팀 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10월을 마지막으로 긴 휴식기에 들어갔던 프로야구가 17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를 통해 다시 팬들에게 돌아왔다. 이 가운데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진 기아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경기는 포근한 날씨 속에 예상보다 많은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아와, 그 동안 얼마나 야구를 기다려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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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경기에는 많은 관중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카드도 준비되어 있었다. 타이거즈의 에이스 김진우와 와이번스의 특급 신인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선수는 올해 처음으로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진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김광현은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프로 데뷔전이나 마찬가지였다.

 1회를 약속이나 한 듯 만루 위기를 넘기며 시작한 두 선수는 적은 횟수를 소화했음에도 많은 볼넷과 투구수를 보이며 관중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김광현은 무실점, 김진우는 1실점에 그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오히려 이 들보다는 양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윤길현(와이번스)과 전병두(타이거즈)의 투구가 돋보였다. 윤길현은 3.1이닝동안 45개의 효과적인 투구를 보이며 전날 경기에서 위대한이 그랬던 것처럼 타이거즈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전병두도 앞선 연습경기에서 보였던 불안한 모습과 달리, 시원시원한 투구를 선보이며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반면, 양 팀 타자들은 전날 연습 경기 타격전으로 힘을 많이 소비한 듯 이날 경기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특히 타이거즈 타선은 이미 연습 경기를 통해 검증을 마친 서튼을 빼고, 지난해 타선을 내세웠으나 9명 가운데 무려 6명이 무안타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신인 김광현을 흔들기 위해 나온 장성호의 도루는 헛심에 그치고 말았다.

 이런 분위기속에 승부는 3회초와 9회초 각각 1점과 2점을 획득한 와이번스가 무득점에 그친 타이거즈를 3-0으로 물리치고 시범 경기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한편, 올해 타이거즈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유력시 되는 한기주는 140㎞ 후반대의 강속구는 여전했으나, 지난 연습 경기에서 지적되었던 선두 타자 출루를 9회초에 또 다시 허용한 뒤 2루타 2개로 2점을 내주며, 아직은 마무리투수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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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중석 속, 재치 한마디

☞  '투수가 투수다워야 투수제~' (‘형님 뉴스’의 야구 버전. 한 어린아이가 응원하는 팀의 투수가 난조를 보이자 정통 전라도 사투리로 중얼거렸던 한마디)

☞  '(아저씨) 기름 가득여~ㅁ' (8회말 와이번스가 좌완 가득염으로 투수를 교체하자 한 관중의 우스갯소리, 만약 가득염이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다면 웃을 수 없었던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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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번스 선발 투수 김광현의 투구 모습.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마리의 학이 마운드에 서 있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그는 큰 키를 이용한 타점 높은 투구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상은 1회말 1사후 타이거즈 2번 이종범과 상대하는 모습. (촬영 = 공짜)

                            
◎ 타이거즈 네번째 투수로 나온 양현종의 투구 모습. 와이번스의 특급 신인 김광현의 빛에 가려있지만, 양현종도 현재까지는 무난한 프로 적응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다. 영상은 8회초 1사후 와이번스 5번 박재홍과 상대 모습. (촬영 = 공짜)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