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01:06
2005년 6월 24일

[ 공짜 분석 ] - [ 롯데 신(神)은 금요일을 외면하나? ]

롯데 자이언츠가 24일 금요일 벌어진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0대 1패배를 당했다. 전날 대전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지만 아쉽게 패배를 거두고 부산으로 이동해 온 터라 전체적으로 타선이 무기력해지면서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의 패배가 전날 벌어진 경기의 여파만 있었을까? 올해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분석해 본다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 금요일에 약한 팀 롯데 자이언츠
과거에는 팀간의 천적관계, 특정 팀에 강한 특정 선수, 그리고 팀이나 선수가 특정 구장에서 강하고 약한 관계가 흥미롭게 대두되곤 했다.
예를 들어 기아 타이거즈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8연승('02. 9. 27∼'03. 9. 13)을 거두었다. 또한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0연승('88. 8. 11∼'95. 9. 26)의 특정팀 상대 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가 잠실구장에서 15연승('01. 8. 12∼'02. 7. 27)을 거둘 정도로 강했다면, MBC 청룡-LG 트윈스는 대전 구장에서 악몽과도 같은 19연패('88. 8. 20∼'90.7. 22)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분석을 할 때 새로운 분야가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특정 요일에 대한 성적 부분이다. 패넌트레이스가 반환점에 다가선 가운데 팀간 천적관계와 함께 어느 요일에 성적이 좋고, 안좋았는지 분석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팀들이 특정요일에 관계된 성적에서 묘한 일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화요일에는 강하고, 수요일에는 약한 모습을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에는 금요일에 이런 성향이 두드러졌는데, 안타깝게도 성적이 좋지 않은 쪽으로 분석이 되었다.
롯데는 6월 24일 금요일까지 우천으로 취소된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10경기를 치뤘다.
그리고 성적은 1승 9패로 최악의 결과를 나타냈다. 이날 기아와의 경기를 패함으로서 1패를 추가함과 동시에 다시 한번 더 금요일에 약하다는 분석 내용을 확인 시켜 주었다.
특히 바로 전날 펼쳐진 목요일에 보인 성적은 12경기를 치러서 7승 5패를 거두고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금요일의 징크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4번의 완봉패 등 파고들면 파고 들어갈수록 심각해지는 분석 내용
롯데 자이언츠의 금요일 패배가 더욱 심각한 것은 그 패배 내용을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패배의 내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 올 시즌 팀 완봉패 6번 중 4번을 금요일에 기록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2번의 팀 완봉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6번이나 팀 완봉패를 당했다. 그런데 그 중에서 무려 4번을 금요일에 기록했다. 그것도 4, 5, 6월 꾸준히 한번씩 기록하고 있다.
팀 타선이 8개 구단 중에서 7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빈약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특정 요일인 금요일에 철저히 방망이가 무기력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금요일 9패 중 4번이 완봉패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롯데 자이언츠는 금요일에 10경기 중에서 9패를 당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9패 중에서 4패가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당한 완봉패라는 사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4일 기아 김진우 선수에게 당한 완봉패 바로 전주인 17일 금요일에도 LG 트윈스에게 완봉패를 당했다는 사실이다. 특정 요일에 패한것도 억울한데 2주 연속 완봉패를 당한 부끄러운 이력을 올리게 되었다.
차라리 단 1점이라도 점수를 뽑았다거나 역전패를 당했다면, 찬스를 무산시킨 타선의 무기력이나 중간계투와 마무리 부분이 약해서 패배를 당했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완봉패는 타선 침체로 단정짓기에는 성급한 경기결과이다.
또한, 더욱 좋지 않은 사실은 그 무대가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24일 펼쳐진 경기에서는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여느날과 비교해서 관중석의 썰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목요일 패배 = 금요일 패배??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목요일과 금요일 성적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목요일에 패하면 반드시 금요일 패배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다시 살펴보지만 롯데의 목요일 성적은 12전 7승 5패, 금요일 성적은 10전 1승 9패다. 그런데 목요일에 패했던 5번 모두, 다음날인 금요일 패배로 이어졌다. 9패 중에서 무려 5패가 이렇게 이루어진 패배다.


■ 롯데 자이언츠, 왜 금요일에는 계속 당하는가?
이렇게 금요일에 철저하게 외면 받으면서 성적이 부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짚어보자.

한국 프로야구 경기 일정 시스템을 보면 화요일부터 목요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두 번의 시리즈를 펼치고 월요일에 휴식을 갖는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목요일과 금요일이다. 원정과 홈이 다른 일정일 경우 일주일 중에서 유일하게 이동을 하게 되는 날이 바로 이때다.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에는 부산이라는 지역적 위치로 인해 프로야구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항상 이동에 따른 손해를 감수해야 했던 팀이다. 그리고 매 시즌 이동거리 부분 1위를 항상 도맡아 하는 팀이되었다.

바로 이 이동거리에 따른 영향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 악몽의 이동 결과 : 1승 7패
우선 롯데는 금요일 10경기 중에서 무려 8경기를 이동을 통해서 치러야만 했다. 그리고 그 성적이 1승 7패로 나타났다. 대부분 이동을 해야했기 때문에 나쁜 성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장 이동거리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인천에서 부산까지의 3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패한 것이 이를 대변해 준다.
또한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이어진 5패 중에서 4번의 패배가 이동으로 인한 경기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중에서 무려 3번이 완봉패였다.

☞ 행복한 토요일 결과 : 6승 3패
이건 우연일까? 토요일 벌어진 경기 성적을 본다면 이동에 따라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확고하게 증명을 해준다.
롯데 자이언츠는 토요일 12경기를 치뤘다. 그리고 개막전, 우천, 지옥의 9연전으로 금요일 경기와 관계가 없었던 3경기를 제외한 9경기에서 6승 3패의 성적을 거뒀다. 경기를 마치고 이동의 부담이 있던 목요일과, 이동을 하고 나서 피로가 쌓인 금요일에 비해 더 나은 성적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토요일 경기는 이동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난 경기를 펼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잊지 못할 '지옥의 9연전'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지난 6월초 '지옥의 9연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무려 8연패에 빠지면서1승 8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성적은 3위에서 4위로 떨어졌고 현재는 그 후유증으로 6위까지 순위가 떨어져있다.
타선의 침묵이 겹치긴 했지만, 부상 선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투수진이 붕괴된것도 아니었다. 당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를 단정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수원-부산-인천'을 오가는 '지옥의 원정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9연전을 앞두고 분석했을 때 가장 불리한 이동거리로 인해 설마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가장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동 거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증명을 해주는 사례다.


■ 남은 금요일을 두려움으로 맞이할 것인가?
한때 두산 베어스와 함께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3강 체제를 형성했던 롯데 자이언츠. 어느새 성적이 6위까지 떨어져 있다. 아직 시즌은 절반이나 남아있다.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물론 다른 팀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의 성적 하락의 이유를 부진한 금요일 경기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남은 시즌 금요일 경기를 지금처럼 무기력하게 펼친다면 분명 다른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많은 이동과 금요일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은 경기의 이동일정도 지금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미 짜여진 경기일정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연고지를 이전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지난 24년간 롯데 자이언츠 내부에도 코칭 스탭이나 구단 프런트에서 이런 어려움을 벗어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제는 그 비법을 꺼내들 때가 되었다. 그리고 더 늦추어서도 안 된다. 무기력하고 맥빠진 경기가 이어질수록 성적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고, 팬들은 멀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기를 직접하는 선수들에게는 힘든 일정이지만 투혼을 요구하고, 팬들에게는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길 바란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