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5:46

[ 기아 vs 한화, 광주 무등경기장, 시즌 10차전 ] - 2004년 7월 13일


 심재학 선수 끝내기 안타, 기아 4연승

'기아, 한화 앞에서 폭죽을 터뜨리다.'

기아 타이거즈가 13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대타 심재학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 막판 동점을 이룬 한화를 3대2로 물리쳤다.

기아는 2대2 동점이던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1사후 박재홍 선수의 볼넷과 김상훈 선수의 우전 안타로 만든 1, 2루 득점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에서 한화는 호투를 펼친 송진우 선수를 마무리 권준헌 선수로 교체했다. 그러자 기아는 최근 공격의 핵으로 떠오른 손지환 선수를 과감히 빼고 심재학 선수로 교체했고, 심 선수는 벤치의 기대대로 끝내기 우중간 안타를 쳐내 박재홍 선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대2 기아의 승리. 이로써 기아 타이거즈는 4연승을 달렸다.

오늘 경기는 리오스(기아)와 송진우(한화)간의 선발이 예정된 경기였다.
기아 리오스 선수는 상대 전적 4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두고 평균 6이닝, 110개 이상의 투구를 보이면서 3점 내외의 실점을 보일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송진우 선수도 올해 상대전적 2경기에서 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15.1이닝동안 각각 110개 이상의 투구를 하면서 4실점(자책 3점)을 했을 정도로 기아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오늘 경기는 양팀 선발 투수의 기록만큼이나 투수전이 예상된 경기였다.

실제 경기로 들어가자 양 팀 선발투수의 호투는 이어졌다.

이러한 투수전이 예상되는 경기에서 선취점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기아는 2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홍세완 선수가 송진우 선수의 2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쳐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기아 1:0 리드]

그리고 5회말에는 선두 손지환 선수가 좌중간 2루타를 쳐내고 이종범 선수가 착실하게 번트를 성공시켜 1사 주자 3루를 만들었다. 지난 두산戰처럼 이종범 선수에게 번트를 지시했고 그만큼 1점이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어 김종국 선수가 삼진을 당하면서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듯 했으나, 좌타자 장성호 선수가 한복판 높게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 2루타를 쳐내 팀의 두 번째 점수를 만들어냈다. [기아 2:0 리드]

반면 한화는 2회초 공격에서 1사 주자 2, 3루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후속 타자들의 범타로 놓치고, 바로 이어진 2회말 수비에서 선제점을 내주는 등 1회와 6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찬스를 무산시키고 오히려 기아에 끌려가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리오스 선수에게 6안타로 끌려가던 한화는 8회초 투아웃까지 몰리면서 기아에게 팀 3연속 완봉승을 헌납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사후 이범호 선수의 좌중간 2루타가 나오고, 이어 데이비스 선수의 좌전 안타로 마침내 1점을 뽑아냈다. 이로써 기아는 이 한 점으로 지난 두산戰부터 이어져 오던 팀 30.2이닝 무실점 기록이 중단되었다.
한편, 기아의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김태균과 고동진 선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추가로 1점을 허용하며 2대2 동점을 허용했다. [기아 2:2 동점]
'04 시즌 투수 첫 10승을 거의 손에 쥐었던 리오스 선수는 동점을 허용하면서 공을 이강철 선수에게 물려주면서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연장으로 넘어가려던 분위기 속에서 심재학 선수의 대타 끝내기 안타로 기아 타이거즈가 결국 3대2 승리를 거두었다.

기아 선발 리오스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7.2이닝 동안 10안타 2실점 8삼진의 호투를 보여주었다. 특히 무사사구 경기를 보였다는 점에서 오늘 호투는 더욱 빛났다. 한화 선발 송진우 역시 패전을 기록했지만, 8.1이닝 동안 7안타 3실점 4삼진의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 기아 (6승 2무 2패)
---- 123 456 789 --R H E B
한 화 000 000 020 | 2 12 1 0
기 아 010 010 001 | 3 8 0 3

승리투수 = 유동훈(6승1패3세이브)
패전투수 = 송진우(5승7패1세이브)

홈런 = 홍세완 9호(2회, 기아)

※ 기아, 최근 팀 4연승
※ 기아, 팀 3경기 연속 완봉 경기 실패
※ 기아, 연속 이닝 무실점 중단(30.2이닝)

[공짜의 내일 경기 예상]

내일 경기는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펼쳐지는 날로서, 광주 구장에서는 더블혜더 경기가 오후 3시부터 예정되어 있다.
기아는 신인 이동현 선수, 한화는 노장 문동환 선수를 DH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성적이나 팀간 성적에 있어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화 선발 문동환 선수는 계속된 부진으로 삭발을 한 이후 첫 등판이라 그의 투구가 기대되고, 기아 선발 이동현 선수도 지난 두산戰 호투로 인해 상승세를 탈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지막날 경기에서는 투수진의 총출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아는 마무리 신용운 선수의 등판없이 오늘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팀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화는 마무리 권준헌선수가 비록 몇 개의 공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패배를 허용함으로서 마지막날 영향이 예상된다.


[속보] 14일 새벽 3시경부터 광주 지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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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기아, 0713 ]

1. 선발, 리오스 선수의 호투

2. 김성한 감독의 신들린 예감, 또 다시 발휘
김성한 감독은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많이 없어졌지만 예감에 의존하는 작전을 구사하기로 유명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이대진 선수를 타자로 출장시켜 3루타로 결승점을 뽑아내게 하거나 이재주를 비롯한 예감에 의존한 대타 작전으로 짭잘한 재미를 거두었다. 하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서 이러한 작전 수행이 어려워 졌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좌투수에서 우투수로 교체가 되어 좌타자가 출장한 명분이 있기도 했지만 최근 기아 타선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지환 선수에서 심재학 선수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라고 본다. 아무튼 김성한 감독의 예감은 결정적으로 맞아 떨어져 또 다시 성공했다.

3. 박재홍 선수의 부상 투혼
9회말 끝내기 득점을 기록한 박재홍 선수. 오늘 그의 활약은 3타수 1안타로 평범했다. 하지만 볼넷을 통해 찬스를 마련하고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볼넷이 나오기 전 타격에서 파울타구에 발목을 맞으면서 고통이 왔다. 그리고 기어이 볼넷을 얻어내 출루를 했다. 통증은 1루를 걸어나가면서도 계속 되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대주자로 교체가 되는 상황이었다. 김만후 1루 주루코치도 이런 의사를 전달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박재홍 선수는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그리고 2루를 밟고 3루를 지나 마침내 홈까지 들어왔다.

얼마전 기아 소식중에서 예전 '해태' 근성을 잃어버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하지만 근성이 부족해 2군에 다녀온 후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지환 선수와 함께 박재홍 선수도 이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예전의 근성은 회복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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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한화, 0713 ]

1. 12개 안타와 잔루 9개, 그리고 2득점
: 한화 9명 선발 선수 중에서 3명이 안타를 쳐내지 못했다. 그리고 나머지 6명중에서 무려 4명이 각각 2안타 이상을 쳐내주었다. 특히 김태균 선수는 4타수 3안타를 쳐냈다. 이를 통해 한화는 무려 12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득점은 2득점이었다. 대부분이 잔루로 남았고 그 개수가 9개였다. 투수전이 펼쳐지는 경기에서 이 정도는 많은 숫자이다.
기아는 안타수가 8개였다. 그리고 3득점을 올렸다.

2.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수비진
: 한화는 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리고 실책이 오늘 경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뿐더러 실점과 연결조차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실책은 큰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투수전 경기였기 때문이다. 실책은 투수에게 야수들을 믿고 던지는 것을 상실케 한다. 결정적으로 어깨 힘을 빠지게 한다. 그리고 쓸데없는 투구 수를 증가하게 만든다.
야구 불문율 중에 '공격은 길고, 수비는 짧게'라는 말이 있다. 오늘 광주 지역은 무더운 날씨였다. 서울과 수도권이 장맛비로 인해 선선함을 보였다면 이 지역은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다. 낮에 뜨거운 햇빛으로 달궈진 인조 잔디위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땀이 나는 상황이었다.
한화는 3회 수비에서 2사후 유격수 이범호 선수가 평범한 땅볼을 1루에 잘못 송구해서 수비가 길어졌다. 그리고 4회에는 2사후 좌익수 조현수 선수가 어려웠지만 잡을 수 있었던 직선 타구를 놓치는 기록되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5회 수비에서 유승안 감독은 단타로 만들 수 있던 타구를 2루타로 만들어준 좌익수 조현수 선수를 발빠른 김수연 선수로 교체했다.

3. 안 풀리는 Play
: A - 3회초 공격에서 1사후 이영우 선수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범호 선수의 삼진과 동시에 이영우 선수는 2루 도루 실패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B - 5회초 공격에서 투아웃이 되었다. 다음 타자는 9번 임수민 선수. 이 상황에서는 오히려 클리닝 타임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가 될 6회초 공격에서 승부를 걸어볼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6회에는 1번타자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물론 2사후 점수를 뽑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실제로 8회에서는 2사후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8회는 경기 종반이고, 5회는 중반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2루타를 쳐내게 되고 1번 이영우 선수가 나오지만 허무하게 삼진을 당하게 된다. 결국 6회초 공격에서는 삼자범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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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송진우, 리오스 外

- 송진우(UP) [ 8.1이닝, 119개 투구수, 7안타, 3실점, 4삼진, 3볼넷 ]
회장님다운 투구였다.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완투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며 더운 여름날 호투를 보인 것은 많은 나이 어린 선수들이 본받아할 경기였다.
그의 오늘 투구에 대해 이런 저런 흠을 잡기가 어려웠다. 다만 초반 2득점이 눈에 보이는 실투였다는 점은 아쉽다. 그 외에는 20대 못지 않은 투구를 보여주었다.
9회 권준헌 선수와 교체되는 순간에도 교체하기 위해 올라온 유승안 감독에게 아쉬움을 전달하는 표정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때 투구수가 119개였다.


- 리오스(UP) [ 7.2이닝, 110개 투구수, 10안타, 2실점, 8삼진, 무사사구 ]
앞서 봤던 한화와 강했던 기록을 통해서 리오스 선수는 가벼운 마음으로 등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짐은 있었다.

먼저 상대 선발도 기아에 강한 송진우 선수였다.
두 번째로 팀의 연승을 이어줘야 했다.
세 번째로 팀의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야 했다.
마지막으로 전반기에 시즌 10승을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8회 투아웃 이후 연속 4안타를 맞으면서 2실점을 기록, 위 네 가지 모두 자신의 손으로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오늘 팀의 승리가 있기까지 선발 투수로서의 100% 임무를 다함으로서 팀 연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그의 오늘 투구는 선발 9명 중에서 2명을 제외한 7명에게서 삼진을 고루 뽑아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승리투수를 놓친 그의 호투가 아쉽다.


- 심재학(UP) 1타수 1안타, 끝내기 안타
오늘 선발 투수가 좌완이었다. 결국 심재학 선수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상대 선발 투수의 호투가 경기 내내 이어지자 기회는 오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찬스가 왔다. 우완 투수로 바뀌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타석에 서서 시원한 우중간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그 안타가 끝내기 안타였다는 점에서 더욱 값어치가 있었다.


- 박재홍(UP) 3타수 1안타, 1볼넷, 결승 득점
그는 결승 득점을 했다. 그의 출루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투혼도 보여주었다. 사실 이 점이 더욱 빛난다.


- 김태균(UP) 4타수 3안타
비록 팀은 오늘 경기에서 졌지만 그의 타격은 뜨거웠다. 특히 타점을 올리거나 홈런을 통한 안타는 아니지만 3개 모두 값어치가 있었던 안타였다.
첫 번째 안타 : 2회 선두타자, 두 번째 안타 : 4회 1사후 안타, 세 번째 안타 : 8회 1대2상황에서 동점으로 연결되는 찬스를 만든 안타
모두 팀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안타였다. 다만 패배로 인해 빛이 바랬다. 내일 경기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 김종국(DOWN) 4타수 무안타, 1삼진
다시 예전의 무기력한 타격 컨디션으로 돌아간 것일까? 비록 2번이지만 최근에는 이종범 선수보다 더 나은 타격을 보여주었던 그가 오늘 경기에서도 무안타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3회말, 5회말에는 주자를 루상에 두고도 그의 장기인 작전 수행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수비에 있어서는 오늘도 어려운 타구를 한 박자 빠른 판단으로 처리하는 대표급 수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위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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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동훈아! 힘을 내∼, 너의 방어율을 생각해 봐∼(네이버 문자중계 id : huach****)
9회초 등판한 기아 믿을맨 유동훈 선수가 투 아웃을 잡아놓고 임수민, 이영우 선수에게 연속 2안타를 맞으면서 위기를 허용하자 한 팬이.... 이는 앞선 8회초 상황이 생각나서 올린 글로 보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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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였다면....]

경기를 보면서 미국 프로야구와 몇 가지 비교할 부분이 생각이 났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도 대단하지만 미국 프로야구를 보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을 접목해 보고 발전을 꾀해 보자는 의도다.


상황 1. 투수부문 골든글러브 1회 수상자 송진우 선수

미국 MLB에서 골드 글러브 수상자 선정 기준은 말 그대로 글러브를 이용한 기록으로 따진다. 결국 수비를 어떻게 했는지가 절대적인 기준이다. MLB에서는 투수 부문에 있어서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시카고 컵스)가 대표적인 선수이다. 그는 지난 2002년까지 13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 글러브 투수 부문 타이틀을 독식했다. 그만큼 그의 수비는 견고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골든 글러브는 주라 할 수 있는 수비는 뒷전이 된지 오래다. 타자는 타격, 투수는 다승과 방어률과 같은 기록이 우선이다. 다만 해당 포지션에서 얼마나 뛰었는지가 수비를 체크하기 위한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송진우 선수를 보면서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되었다. 그의 투구를 오늘 처음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이처럼 수비를 잘했는지는 몰랐었다.
[2회 : 투수 병살(1) /4회 : 땅볼, 직선(2) /5회 : 번트(1) /6회 : 땅볼(1) /7회 : 땅볼(1) /8회 땅볼(1)]
모두 25개의 아웃 카운트 중에서 무려 7개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했다.
투수 앞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 내용도 대단하지만 그러한 타구를 당황하지 않고 노련하게 처리하는 모습에서 수비의 교과서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특히 2회말 수비에서 김상훈 선수의 땅볼을 잡아 2루에 송구하는 모습은 마치 발레를 하는 듯한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부러진 배트를 한손으로 치우고, 한손으로 공을 잡아 아웃 시키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그런 수비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2002년 수많은 도전 끝에 감격적으로 생애 첫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던 그가 MLB의 기준이었다면 그 시상식 무대에서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 2. 21세기 구장이었다면

지난 7월 2일(한국시간) 영원한 라이벌 뉴욕 양키즈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라이벌전이 펼쳐진 양키 스테디움. 이 경기는 올해 최고의 경기로 손꼽힐 만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데릭 지터(뉴욕 양키즈 유격수)의 수비가 있었다. 12회초 2사 2, 3루에서 트롯 닉슨이 때린 빗맞은 타구는 좌측 선상을 향했고, 이 때 지터가 전력으로 질주하여 타구를 잡아냈고,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한 그는 그대로 관중석으로 몸을 내던졌다. 당시 수비에 대해서 말들이 많긴 하지만 그의 수비는 분명히 호수비 감에는 틀림없었다.

그런 수비가 오늘 경기에서도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절대 나올 수가 없다. 지터처럼 몸을 날렸다가는 펜스에 머리를 부딪혀 선수 생명이 끊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5회초 수비에서 임수민 선수가 때린 타구가 3루 펜스 부근으로 날아갔고 3루수 손지환 선수는 전력 질주를 했지만 미치지 못했다. 왜냐하면 앞에는 펜스가 가로막고 있어서 자연스레 속도를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구장 현실이다.


상황 3. 기립 박수는 이럴 때…

필자는 조진호(SK 와이번스) 선수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했던 그 때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새벽에 잠을 설치면서 TV를 통해 시청했었는데, 상대는 시카고 화이트 삭스였고 첫 선발답지 않게 호투를 했다. 아쉽게 마이크 카메론(현 뉴욕 메츠)선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6회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보스턴 팬들은 얼굴도 낯선 동양인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소위 기립박수를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벤치로 들어갈 때 까지....
필자는 기아팬인데, 오늘 경기에서 상대팀 송진우 선수는 그런 대접을 받을만한 투구를 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먼저 송진우 선수 소속팀이 원정팀이었다. 아직은 뛰어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음으로 TV가 보내주는 화면에 문제가 있다. MLB 중계팀은 선수의 등을 배경으로 관중석을 비춰 자연스러운 화면을 보여주지만 우리의 중계팀은 선수의 정면 모습에 집착한다. 결국 관중석이 비춰지지 않게 되고 이러한 박수 문화가 TV로 전달이 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문제점은 이렇게 관중석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는 관중수가 너무 적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박수를 쳐주면서 팬과 선수들이 서로 호흡할 수 있는 야구장을 기대해 본다.


모든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23년째를 맞이하는 한국 프로야구가 100년이 넘는 미국 프로야구와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하나씩 하나씩 바꾸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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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