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7:30

[기아 vs 현대, 수원 야구장, 팀간 2차전]  - 2006년 4월 15일

 불안함이 답답함을 이겼다.

승리를 거둔 현대 유니콘스는 불안했고, 패한 기아 타이거즈는 답답했다.

15일 수원 야구장에서 펼쳐진 2006 삼성 PAVV 프로 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현대 유니콘스의 시즌 2차전경기는 초반에 차근차근 뽑아낸 3득점을 잘 지켜낸 현대 유니콘스 계투진의 호투로 현대 유니콘스가 기아 타이거즈를 3-2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시즌 개막이후 줄곧 꼴찌를 지켜온 현대 유니콘스는 전날 대패를 설욕함과 동시에, 개막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에, 전날 17안타를 몰아치며 12득점을 올렸던 기아 타이거즈는 불붙은 방망이가 하루만에 확 식어버려 수 많은 득점찬스에서 단 2득점에 그쳐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가운데, 다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양팀 모두 고급스런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특히 기아 타이거즈는 전날 12득점을 올린 팀 답지 않게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의 연속이었다.

전날 대패를 당한 듯 선취점에 대한 의지는 현대 유니콘스가 더 강했다. 1회말 공격에서 1사후 전준호 선수가 중견수 이종범 선수가 좌측으로 치우친 수비 위치 반대쪽에 타구를 보내 2루까지 출루했다. 그리고 3번 타자 송지만 선수가 방망이가 부러진 가운데 우전 안타를 쳐내 전준호 선수를 가볍게 홈으로 불러 들이는 선취점을 뽑았다. < 1-0 현대 유니콘스 선취점 >

1회초와 2회초 상대 선발 전준호 선수의 구위에 눌려 연속 삼자범퇴를 당한 기아 타이거즈에게 3회초 행운이 따라왔다. 선두 서브넥 선수의 파울이 될 줄 알았던 타구가 절묘하게 3루 베이스를 스치고 페어볼로 선언되며 1루에 출루한 가운데, 희생 번트가 이어졌고, 9번 손지환 선수의 땅볼 타구를 투수와 1루수가 빠른 판단을 하지 못한 가운데 1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1번 타자 이종범 선수의 타구는 투수의 글러브를 맞고 3루쪽으로 굴절이 되며 내야 안타가 되면서 손쉽게 1점을 따냈다. 흔들린 선발 전준호 선수는 이어진 김경언 선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만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기아에게 행운이 따라오는 듯 했다. 하지만 중심 타선인 3, 4번 장성호, 이재주 선수가 각각 삼진 아웃을 당하면서 더 이상의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 1-1 기아 타이거즈 동점 성공. 하지만... >

위기뒤의 찬스라는 야구계의 오래된 속설대로 현대 유니콘스는 3회말 기회를 잡았다. 투아웃 이후 송지만 선수가 왼쪽 손목에 공을 맞으며 1루로 걸어 나간것이다. 1회말 점수를 내준 뒤 안정을 되찾아 가던 기아 선발 한기주 선수에게는 찜찜한 출루였다. 이어 서튼 선수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이숭용 선수가 우측 담장까지 공을 굴러 보내는 1타점 2루타를 쳐내 다시 현대 유니콘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 2-1 현대 유니콘스 다시 앞서 나가다 >

4회초와 5회초 계속해서 선두 타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 등이 나오며 동점기회를 놓친 기아 타이거즈와는 대조적으로 현대 유니콘스는 5회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전준호 선수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몸을 1루쪽으로 가져가며 댄 번트가 내야 안타로 이어지며 출루를 하고, 기아 타이거즈 수비진이 연속적으로 병살타로 처리될 타구를 성공 시키지 못한 가운데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사 1-3루가 되었다. 결국, 정성훈 선수가 좌측 펜스를 그대로 맞히는 2루타를 쳐내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점수로 프로 무대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를 가졌던 한기주 선수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 3-1 현대 유니콘스 추가점 >

기아 타이거즈는 5회말 계속된 2사 만루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6회초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1사후 심재학 선수가 투수 전준호 선수와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2사후 이날 경기에서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3안타를 쳐낸 서브넥 선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다시 한점차이로 점수차를 좁혔다. < 2-3 기아 타이거즈 1점차로 다시 따라붙다. >

하지만, 점수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현대 유니콘스는 선발 전준호 선수에 이어 올라온 이현승, 박준수 선수가 나머지 3이닝을 1안타로 막은 가운데, 8회초 1사 1-3루의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서 홍세완 선수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양팀 모두 10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친 가운데, 특히 기아 타이거즈로서는 4회초와 8회초 공격 1사 1-3루 상황에서 모두 병살타로 인해 무득점에 그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를 가졌던 현대 유니콘스 전준호 선수는 위기를 계속해서 맞았지만, 노련한 투구로 위기를 넘기며 2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막아냈다. 이로써 그는 시즌 초반 무너진 현대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경기를 가진 기아의 ‘10억 신인’ 한기주 선수는 위력적이고 힘있는 투구를 펼쳤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5회에 마운드를 내려오며 이번에도 패전투수가 되었다.

상대 전적 --- 123 456 789 - R H E BB HP
(1승 1패) 기아 001 001 000 | 2 _7 _0 _3 _2
(1승 1패) 현대 101 010 00x | 3 _8 _1 _3 _2

승리투수 = 전준호(1승, 5.40)
홀 드 = 이현승(2홀드, 0.00)
세이브 = 박준수(2세이브, 0.00)
패전투수 = 한기주(2패, 8.41)

실책 = 현대 : 3루수 정성훈(5회초 선두 타자 손지환 선수의 선상 타구 1루에 땅볼 송구, 1루수가 놓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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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되짚기 ] - 이날 경기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3번의 중요한 승부처가 있었다.

● 제 1승부처 - 3회초 기아 타이거즈 공격
: 1번 이종범 선수의 내야안타로 1-1 동점 이후, 김경언 선수의 몸에 맞는 볼로 인해 1사 만루의 찬스 잡았다. 하지만 3번 장성호, 4번 이재주 선수가 연속해서 삼진 아웃을 당하면서, 동점을 만든 것에 만족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추가 실점의 위기를 잘 넘기 현대 유니콘스는 분위기를 살려서, 이어진 3회말 이숭용 선수의 2루타로 1점을 바로 달아났다.

● 제 2승부처 - 5회말 현대 유니콘스 공격
: 2사 1-3루 상황에서 6번 정성훈 선수의 2루타로 3-1로 달아난 현대 유니콘스. 기아는 투수를 이상화 선수로 교체했고, 그는 나오자마자 차화준 선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2사 만루의 위기 상황. 양팀에게 있어서 아주 복잡한 상황이었다. 현대 유니콘스로서는 추가 득점에 성공한다면, 이후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것이고, 기아 타이거즈로서는 실점을 허용한다면 이날 경기에 대한 희망을 일찍 접고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모습으로 분위기가 바뀔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김동수 선수의 유격수 땅볼로 인해서 더 이상의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기아 타이거즈는 경기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반격의 기회를 마련했고, 현대 유니콘스로서는 일찍 승부를 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계속 추격을 허용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 제 3승부처 - 8회초 기아 타이거즈 공격
: 선두 장성호 선수의 타구가 정수성 선수의 호수비로 아웃이 되고 난 뒤, 이재주 선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때 기아 타이거즈는 마지막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이용규 선수를 1루에 대주자로 내보냈고, 타석에는 대타로 송산 선수를 내보냈다. 그리고 송산 선수는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나가면서 1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현대 유니콘스는 이 위기에서 투수를 박준수 선수로 교체했다. 조용준 선수의 부상과 황두성 선수의 부진으로 최근 경기에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역전을 허용했던 현대 유니콘스로서는 이 상황에서 또 다시 역전을 허용한다면 그야말로 '악몽의 4월'로 기억될 상황이었다. 반면, 기아 타이거즈는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찬스가 찾아왔다. 하지만 결과는 홍세완 선수의 병살타로 무득점에 그치며 공수교대가 되었다.
이 위기를 잘 넘긴 현대 유니콘스에게는 또 다시 악몽이 찾아오지 않았고, 새로운 희망 박준수 선수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아 타이거즈에게는 역전을 시키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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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현대, 060415 ]

1. 투수진의 승리
상대 선발이 고졸 신인 선수이기는 했지만, 마운드 무게에서는 기아 타이거즈가 더 높아 보였다. 더군다나 전날 기아 타선은 17안타로 12득점을 올려 현대 마운드를 힘들게 했었다.
하지만, 선발 전준호 선수를 시작으로 무명의 신인 좌완 이현승 선수와 새로운 마무리로 떠오른 우완 사이드암 박준수 선수로 이어진 마운드는 기아 타선을 7안타로 막아냈다. 특히 7회초 이후 올라온 두 투수는 모두 무명급에 가까운 투수였음에도 1안타만 허용하며 1점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부진에 빠진 현대 유니콘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2. 정수성 선수의 멋진 호수비
2-3으로 쫓긴 8회초 기아의 공격. 선수 타자로 전날 6타수 6안타를 기록한 장성호 선수가 타석에 섰다. 3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났던 그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선두 타자로 출루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 꿈을 중견수 정수성 선수가 날려버렸다.
장성호 선수는 좌완 이현승 선수의 3구를 받아쳐 우중간에 깊숙한 타구를 쳐냈다. 타구는 우중간을 빠져 나갈듯 보였고, 중견수도 좌측으로 치우친 수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수성 선수는 어느 새 달려와 몸을 날렸고, 마치 얼음판위에 미끄러지듯이 넘어지며 그 공을 잡아냈다. 이 환상적인 수비로 인해 무사 2루의 찬스가 날아가 버렸고, 결과론적이지만 후속 타자들이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출루가 이어졌기에 더더욱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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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기아, 060415 ]

1. 득점 찬스의 무산.
‘득점 찬스에서 점수를 올리지 못하면 진다’라고 하는 진리는 너무나도 당연했다.
- 3회초 1득점 이후 1사 만루 찬스에서 무득점.
- 4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병살타로 무득점
- 8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역시 병살타로 무득점
상대 타선도 3득점 이상의 점수를 더 뽑아야 했지만, 그 보다 기아 타이거즈는 더 많은 득점을 올려야 했다. 전날 12득점을 올릴 정도로 화끈함을 보여주었던 타선의 힘은 단 하루만에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한경기에서 몰아치면 그 다음 경기에서는 바로 침묵을 지키게 된다라는 속설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날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를 놓칠 정도로 6타수 6안타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던 장성호 선수는 이날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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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전준호, 이현승 外

- 전준호(UP) : 승리투수, 6이닝 2실점 6피안타 3사사구 5삼진

- 이현승(UP) : 홀드, 1.1이닝 무실점 무안타 2사사구 2삼진
현대 유니콘스 마운드가 무너지긴 무너졌나보다. 계속해서 새로운 선수들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전날에도 무명급인 신인 장태종 선수가 첫 데뷔무대를 가지더니, 이날도 무명에 가까운 신인 이현승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날 투구를 본 결과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될것 같다. 전날 등판한 장태종 선수도 비록 하루만에 2군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140Km후반대의 위력적인 공을 뿌렸는데, 이현승 선수도 좌완 투수에다 빠른 공을 지녔고, 컨트롤도 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직은 상대의 파악이 덜 된것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듯 배짱있는 투구도 돋보였다. 특히 그는 이번이 벌써 시즌 4번째 등판이었는데, 앞선 등판에서도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었다. 시즌 2홀드를 기록하고 있고, 방어율은 0이다. 좋은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한 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박준수(UP) : 세이브, 1.2이닝 무실점 1피안타 무사사구 2삼진
작년 시즌부터 조금씩 조금씩 마운드위에서 모습을 드러내던 그가 불과 1년만에 현대 유니콘스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을 맡았다. 비록 주전인 조용준 선수의 부상과 황두성 선수의 부진으로 인한 임시적인 성격이 짙지만, 불과 1년만에 많이 성장한 듯하다.
작년만 하더라도 마운드위에서 허둥대던 모습이 역력했었는데, 이제는 투구폼이 잡혔고, 특히 속도를 최대한 낮춘 체인지업의 위력이 당분간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 만들기에 일가견이 있는 현대 코칭스태프 아래에서 제 2의 조웅천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견해 본다.

- 마이크 서브넥 :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한경기에 3안타를 쳐냈다. 타점도 한 개 올리고, 1득점도 기록했다. 한때 1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퇴출에 대한 우려수준까지 갔던 그가 점점 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내야를 벗어나지 못한 타구가 점점 외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고, 장타도 곧잘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볼을 기다리지 못하고,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는 자세는 여전했다. 그러나 빠른 승부를 가져간다고 해서 나쁘다고 볼 수 없고,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면 초구부터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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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세완(DOWN) 4타수 1안타 병살타 1개.
작년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하고 수술을 했던 홍세완 선수. 아직 완벽하게 몸 상태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힘든데, 그런 상태가 이날 경기의 발목을 잡았다.
내야 땅볼을 치고 난 뒤에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르는 그로서는 8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3루쪽 땅볼이 병살로 연결이 되면서 마음과는 달리 1루까지 제대로 뛸 수 없어 스스로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점이 무조건 선행주자를 아웃시키기 위한 동작으로 이어지고, 전력 질주를 할 수 없는 그에게는 곧 병살로 다가오고 있다.
병살이 된 건 안타까웠지만, 외야에 깊숙한 뜬 공 하나만 쳐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직 타석에서도 정상적인 자세가 나오지도 않기에 몸이 좀더 회복되고 나서 경기에 출장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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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Focus ] - 강팀이 되기 위해서, 뭔가 부족한 기아 타이거즈

기아 타이거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올해 목표는 10번째 우승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팬들의 바램일 뿐이고, 실제 기아 타이거즈의 목표는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4강안에 드는 것이다. 그러나 4강안에 들기 위해서는 강팀 다운 모습이 보여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15일 수원에서 벌어진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가 딱 그랬다. 공격과 수비에서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먼저 수비에서는 5회말 상황이 눈에 뛴다. 무사 1루에 주자가 나가 있는 상태에서 송지만 선수가 2루 땅볼을 쳐냈다. 평범한 타구였다. 누가봐도 병살타로 보이는 타구였다. 하지만 1루주자만 아웃이 되고 타자주자는 세이프가 되었다. 왜 그랬을까? 공을 먼저 잡은 2루수 손지환 선수가 유격수 홍세완 선수에게 토스해준 공이 너무 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미세한 차이가 1루에서 세이프의 빌미를 제공했다. 투아웃에 주자가 없는 상황이 1사 1루가 되어 있었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진다.
서튼이 볼넷을 골라 1루에 나가 주자는 1사 1-2루가 되었다. 타석에는 이숭용 선수가 들어섰고, 그는 유격수 쪽에 땅볼을 쳤다. 약한 타구였지만 병살이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1루주자만 아웃이 되고, 타자 주자는 1루에서 세이프가 되었다. 정상적이라면 공수 교대가 되어야 할 상황이 2사 1-3루가 되었다.
결국, 정성훈 선수가 2루타를 쳐서 1점이 들어오고 말았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뼈아픈 1실점을 하게 된것이다.
유격수와 2루수만의 단순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 상황이 중요했던 것은 이 상황 마운드 위에는 고졸 신인 한기주 선수가 던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 흐름상 1-2에서 1-3으로 점수가 2점차로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결국, 주지 말아야할 점수를 주게 됨으로 인해서 패배로 연결이 된 것이다.

공격에서도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4회초 선두 심재학 선수가 볼넷을 골라 1루에 출루했다. 타석에는 홍세완 선수가 있었고, 계속해서 코치를 통해 작전이 전달이 되었다. 그런데 3구에 홍세완 선수의 방망이는 헛스윙이 되었고, 심재학 선수는 2루에서 너무나도 여유있게 아웃이 되었다. 분명히 어디선가 작전이 어긋난 것이다. 도루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부상에 대한 후유증이 있는 주자 심재학 선수를 감안한다면, 도루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1아웃 상황으로 변했고, 아이러니 하게도 홍세완 선수는 우전안타를 쳐냈고, 그 다음 서브넥 선수도 우중간 안타로 주자를 1-3루로 만들었다. 앞의 어이없는 상황을 잊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이에 찬물을 끼얹는 김상훈 선수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공수가 교대되었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얻고도 무득점에 그친것이다. 안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 상황 말고도 기아 타이거즈는 전날 17안타를 몰아치며 12득점을 올렸던 그런 팀이 아니었다. 하루만에 무기력하고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팀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작년 꼴찌를 기록한 이후 이제 기아 타이거즈를 강팀으로 보는 시각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은 다시 강팀으로 보일 수 있도록 팀을 재정비하고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다시 강팀으로 비쳐질 수 있는 모습을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날처럼 이런 플레이가 나온다면 점점 더 약팀으로 분류가 될 수 밖에 없을것이다. 선수들의 집중력있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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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선수 관찰 - 한기주(선발 투수) ]

10억 신인 한기주 선수가 15일 수원에서 펼쳐진 기아와 현대와의 시즌 2차전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와의 프로 데뷔무대에서는 불과 4이닝만 던지며, 이범호 선수에게 불의의 3점 홈런 포함 5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좀 더 나아지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또다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가운데 4.2이닝동안 6안타 4사사구를 허용하며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결국 그는 팀이 패하면서 또 다시 패전투수로 기록되었다.

▲ 여전히 위력적인 직구
첫 번째 등판도 그렇고 이날 등판도 그렇고 그의 140Km 후반대의 위력적인 직구는 여전했다. 실제로 1회말 같은 경우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이어 부러지고, 타구가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타구는 안타로 연결이 되고, 실점도 나왔다. 실제로 1회말 송지만 선수의 우전 안타는 빠른 공의 위력에 눌리면서 방망이가 부러졌는데도, 타구는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지면서 우전 안타가 되었다. 그리고 선취점을 상대에게 허용했다.

▲ 긴장을 풀고 과감성 부족에 대한 아쉬움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아직은 경험이 부족해 보였다. 평소 TV에서만 보아오던 프로의 유명한 타자들을 상대로 직접 마운드에서 던진다는 것에 대해 너무 긴장을 하고 있는 듯 했다. 한 타자, 한 타자 너무 신중하게 상대를 하다 보니, 3회말처럼 투아웃을 잡아놓고,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내주고 안타를 허용해서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쉽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이닝을 그 자신 스스로 망친 것이다. 타자를 의식하지 말고 과감하게 던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아직 상대에게 분석이 덜 되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약점이 많이 노출되지 않은 이 시기에 상대 타자들에게 자신이 던져보고 싶은 공들을 과감하게 던져주길 바란다.

▲ 힘에만 의존하는 스타일
그는 이날 불과 4.2이닝만 던졌는데 투구 수는 무려 95개에 달했다. 똑같은 6안타를 허용한 상대 전준호 선수는 그 보다 많은 6이닝을 던졌는데도, 투구수는 오히려 88개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은 아마추어 시절처럼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버릇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이제 프로다. 그가 무너지면 팀이 짐을 싸들고 집으로 향해야 했던, 아마추어 경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즌은 6개월간 지속이 되고, 게임은 무려 126게임이나 된다. 완급 조절을 해 가면서 때론 강하게 밀어붙이고, 때론 맞춰잡는 피칭도 배워가면서 효율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이제 점점 날씨가 더워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프로에서 첫 시즌을 경험하게 되는 그로서는 체력적인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 이닝당 투구수가 지나치게 많아, 5이닝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100개에 육박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여름이 다가 올수록 더욱 고전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수비수가 자신의 공을 다 처리해 줄 수 있는 마음으로 가볍게 던질 필요가 있다. 힘에만 의존한 투구는 오히려 그를 먼저 지치게 만들 것이다.

아직까지는 차근차근 프로에 대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2연승 3연승을 하고, 완투 완봉을 하면서 화려하게 프로에 대한 경험을 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이닝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앞으로 프로에서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대량 실점을 허용하거나, 초반에 무너지며 강판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더욱 그가 앞으로 큰 선수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사실이다. 기복 없는 피칭, 그것이 앞으로 에이스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그가 투구한 내용을 분석해 본다면,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모두 24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 24명 중 9명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짐. 13명에게는 볼 허용.
1경기 등판 : 21명중 10명의 초구 스트라이크
2경기 등판 : 24명중 10명의 초구 스트라이크
이날 경기에서는 지난 등판에 비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 비율이 떨어졌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투구가 이뤄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로 인해 투구수가 많아지게 되는 원인을 자초했다.

■ 땅볼과 뜬공 비율 : 13개의 아웃 가운데 6개의 땅볼 아웃
1경기 등판 : 12개의 아웃 가운데 8개의 땅볼 아웃
2경기 등판 : 13개의 아웃 가운데 6개의 땅볼 아웃
아직은 직구 위주의 투구 스타일로 인해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앞으로 그 능력을 키워 가야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변화구를 배우거나 할 필요는 없다. 우선은 자신감이 넘치는 직구를 자신이 던지고 싶은곳에, 마음껏 던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변화구는 그 다음 단계이다. 아직은 예리한 변화구가 아쉽긴 하지만, 직구에 대한 자심감 확인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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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다음 경기 예상 : 4월 16일, 기아 vs 한화, 수원 야구장, 팀간 3차전]
예고된 선발투수 : 장원삼(현대 유니콘스) VS 이동현(기아 타이거즈)


■ 현대 유니콘스 장원삼 선수 : 데뷔전에서 호투가 계속 이어 질 것인가?
지난 4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프로 데뷔전에서 비록 패전투수로 기록되긴 했지만, 7.1이닝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2자책점)만을 기록하며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시즌 두 번째 경기에 등판한다. 과연 지난 등판이 이변이었는지, 아니면 아마 시절의 명성대로 계속해서 호투가 이어질 지 관심이 간다.

■ 기아 타이거즈 이동현 선수 : 시즌 데뷔전
지난 시즌 초반 무너진 선발 마운드를 받치며 한때 4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나서며 기아 타이거즈 올스타 게임 투수 부문 후보로도 나서기도 했던 그가 그 뒤로 마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올 시즌 5선발로 올 시즌 첫 모습을 드러낸다. 시범 경기에서 호투가 이어졌는데, 장원삼 선수 못지않게 아마시절에는 노히트 노런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투수였던 그가 올해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첫 단추를 끼는 경기가 기대된다.

■ 야간 경기 다음날 낮 경기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일요일 경기는 혹서기가 아닌 이상 항상 오후 2시에 열렸다. 문제는 그 전날 경기가 야간 경기라는 사실이다. 이미 프로 무대에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의 경우 이런 경기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신인 선수들의 경우 야간 경기를 마치고 난 후, 바로 다음날 낮 경기로 이어지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올 시즌 프로 8개 구단 평균 연령에서 가장 젊은 기아 타이거즈와 중견급 선수들을 FA로 떠나보내고 신인급 선수들로 라인업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의 선수들이 2006 시즌 들어 처음 이어지는 이러한 일정에 대해 어떤 컨디션으로 경기에서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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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