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7:27

[기아 vs 현대, 수원 야구장, 팀간 1차전]  -2006년 4월 14일

 기아 타이거즈, 이제 시작이다.

전날 나란히 2006 시즌 첫 승을 거둔 양 팀이 두 팀중 한 팀은 연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말 3연전의 첫 경기에서 만났다. 그리고 연승은 기아 타이거즈의 차지가 되었다.

14일 수원 야구장에서 펼쳐진 2006 삼성 PAVV 프로 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현대 유니콘스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양 팀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치는 치열한 난타전 끝에, 집중력에서 우위를 보인 기아 타이거즈가 현대 유니콘스를 12-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기아 타이거즈는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함과 동시에 승률 5할고지에 올라섰다. 그리고 단숨에 공동 4위로 치고 올라갔다. 반면, 현대 유니콘스는 전날 시즌 첫 승의 기쁨도 잠시, 패배를 당하면서 꼴찌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양팀의 1회 공격과 수비에서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되었다.
기아 타이거즈는 1회초 공격에서 1, 2번 이종범, 이용규 선수가 2루타와 볼넷 그리고 폭투로 무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장성호 선수가 무려 11구까지 가는 기나긴 기다림 끝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3점 홈런을 쳐냈다. 앞선 10구째 친 공이 아쉽게 파울이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만들어낸 홈런이었다. 흔들리는 현대 선발 송신영 선수를 상대로 이어서 1사 1-2루의 찬스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지만,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하는 강철민 선수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3점이었다. <3-0 기아 타이거즈, 선취점>
반면, 선제점을 빼앗긴 현대 유니콘스는 이어진 1회말 공격에서 추격하는 점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다. 2사후 연속안타로 만들어낸 1-3루 찬스. 그러나 이숭용 선수의 타구가 2루 땅볼이 되면서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이 찬스에서 따라가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한 현대 유니콘스로서는 결국, 이날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현대 유니콘스는 4회말 공격에서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유한준 선수의 2루 땅볼로 간신히 1점을 획득했다. <1-3 현대 유니콘스, 첫 득점>

사실상 1회말이 끝나면서 승부가 결정된 경기를 더욱 더 확실하게 만든것은 5회초 기아 타이거즈의 공격에서였다. 선두 이용규 선수가 좌측 선상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3루타를 치고 나가자, 다음 타자 장성호 선수도 우중간을 가르는 보기 드문 연속타자 3루타로 1점을 올렸다. 결국, 현대 유니콘스는 선발 송신영 선수에서 이동학 선수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그러나 기아 타이거즈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재주 선수의 중전 안타로 1점을 만들고, 이어진 찬스에서 김상훈 선수 타석 때 투수 폭투가 나오면서 다시 1점을 얻어냈다. <6-1 기아 타이거즈, 승리에 대한 확률을 높이는 3득점 성공>

6회초에도 기아 타이거즈는 이용규, 장성호 선수의 안타와 투수 송구 실책을 묶어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고, 심재학 선수의 우측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7-1 기아 타이거즈, 1득점 추가>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어 진 상황에서, 기아 타이거즈는 승부에 대한 의지가 떨어진 현대 유니콘스를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7회초 공격에서 서브넥, 김상훈 선수가 각각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로 무사 2-3루의 찬스를 만들고, 이종범, 이용규, 장성호 선수의 3연속 우전 안타로 각각 1점씩 추가했다. 설상가상으로 4번째 등판한 장태종 선수가 나오자 마자 폭투를 던지며, 1점을 다시 추가했다. <11-1 기아 타이거즈, 점수 차 크게 벌림>

크게 벌어진 점수차로 인해 기아 타이거즈는 선발 강철민 선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1이닝 씩 불펜 투수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대 유니콘스는 이 상황에서 7회말 서튼 선수의 좌중간 2루타와 이숭용 선수의 우익선상 2루타로 1점을 뽑고, 8회말 정수성 선수의 우전 안타로 1점을 뽑아냈다. <11-4 현대 유니콘스, 뒤 늦은 득점>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 방망이는 마지막까지 힘을 쏟아냈다. 2사후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위해 2루타를 노렸던 장성호 선수가 아쉽게 중전 안타와 폭투로 2루 찬스를 잡자, 대타로 들어선 김주형 선수가 좌익선상 2루타로 마지막 1점을 추가했다. <12-4 기아 타이거즈, 마지막 득점 기록>

사실상 승부가 확정된 상황에서 현대 유니콘스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2사후 3연속 내야안타라는 보기 드문 장면으로 만루의 기회를 잡고, 지석훈 선수의 좌전 안타로 2점을 뽑아냈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차로 인해 승부를 바꿀 수 없는 점수가 되고 말았다. <6-12 현대 유니콘스, 마지막까지 힘을 내다>


이로써 기아 타이거즈는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하면서, 개막전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특히,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인 승리였다는 점이 앞으로를 내다보는데 희망을 던져주었다. 반면, 현대 유니콘스로서는 무너진 선발진과 함께 새로운 얼굴들로 교체된 타선과 수비에서 아직은 미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정민태, 김수경 선수 등이 마운드로 돌아오고, 지금의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게 될때까지 어려운 경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기아 타이거즈 장성호 선수는 2루타를 치지 못해,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장성호 선수는 이날 6번 타석에 들어선 6번 모두 안타를 쳐내는 고감도의 방망이 솜씨를 선보였다. 그는 이날 1회초 3점 홈런(3타점), 3회초 좌전 안타. 5회초 우중간 3루타(1타점), 6회초 투수 강습 내야안타, 7회초 우전 안타(1타점), 9회초 중전 안타까지 6타수 6안타 5타점 득점 11루타를 기록했다. 특히, 앞선 3번의 타석에서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조건에서 2루타만을 남기고 세 번의 타석을 맞았으나, 세 번 모두 아쉽게 단타를 기록하면서 쉽게 찾아오기 힘든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전적 ---- 123 456 789 - R H E BB
(1승) 기아 300 031 401 | 12 17 1 5
(1패) 현대 000 100 212 | 6 16 2 4

승리투수 = 강철민(1승, 1.50)
패전투수 = 송신영(1패, 5.79)

홈런 = 기아 : 장성호 3호(1회 3점 - 송신영)
실책 = 기아 : 투수 강철민(3회말 2사후 2번 정수성 선수의 투수 땅볼, 부정확한 1루 송구로 1루수의 발이 루에서 떨어지게 만든 책임)
= 현대 : 투수 이동학(6회초 무사 1루에서 3번 장성호 선수의 투수 땅볼을 무리하게 1루로 던져 공이 뒤로 빠짐), 3루수 정성훈(8회초 1사후 7번 서브넥 선수의 땅볼 타구, 1루에 땅볼 송구. 1루수가 공를 놓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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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는 억지꾼 ] - 이날 경기에서 현대 유니콘스가 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4월 14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는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간의 경기가 벌어졌다. 이 경기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애틀랜타의 선발투수 카일 데이비스의 난조를 틈타 1번부터 5번까지 홈런 3개 포함 안타 5개로 5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애틀랜타의 끈질긴 추격을 간신히 막고, 야구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7-6 케네디 스코어로 승리를 따냈다.


이 경기는 야구에서 가정법을 동원하면서 추측해 볼 수 있는 사례를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경기였다. 우선 아래는 이 날 경기의 스코어 보드이다.

--------- 123 456 789 - R H E BB
필라델피아 500 010 100 | 7 12 0 2
애틀랜타__ 110 100 030 | 6 8 0 4


<가정법 1> 1회부터 대량 실점을 했을 경우, 반격하는 공격에서 점수를 따내야 쉽게 지지 않는다.
우선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회초 공격에서 상대 선발 카일 데이비스의 난조를 틈타 지미 롤린스, 바비 어브레이유, 체이스 어틀리의 홈런 3개로 5득점을 뽑아냈다. 이때까지 아웃 카운트는 0이었다. 이 시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어깨에 힘이 빠지며, 승부는 이미 결정 났다고 예상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 상대팀의 공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본 다음 결정하도록 하라. 득점이 나오면,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것이고, 무득점으로 끝난다면 필라델피아의 압승을 예상해도 좋다. 우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1회말 반격에서 앤드류 존스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획득했다.
이제 다시 살펴보자. 반격에서 점수를 뽑아낸 애틀랜타는 이후 쉽게 물러서지 않았고, 급기야 9회말 1사 1-2루 역전주자까지 출루를 시켰다. 아쉽게 이기지는 못했지만, 초반 0-5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승부를 쉽게 점치기 힘든 상황까지 경기를 가지고 갔다. 만약, 1회말 반격에서 무득점으로 물러났다면 이미 승부는 끝난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가정법 2> 1회부터 대량 실점을 했을 경우, 그 경기는 타격전으로 흐른다.
이 경기는 야구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 스코어로 끝이났다. 이 정도 스코어라면 타격전까지는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득점이 난 것으로 봐야한다. 중요한 것은 대량 득점을 하게 되면, 자신이나 상대나 모두 한 쪽 어딘가의 긴장의 끈이 풀어지게 된다. 결국, 팽팽한 승부에서 볼 수 없는 여유를 보이게 되고,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한 단계 낮은 선수를 투입해서 시험 가동도 해보게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점수가 많이 나오게 된다.

<가정법 3> 1회 난조를 보인 투수는 그 다음 이닝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점점 호투를 보인다.
첫 이닝에 난조를 보여 회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투수들도 있다. 그러나 특별한 난조가 아닌 이상 마운드를 지키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호투를 보이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초반에 몸이 덜풀려 컨디션이 좋지 않다가, 점점 마운드에 익숙해 지면서 뒤늦게 실력을 발휘하게 되는 경우다. 두 번째는 초반 대량실점을 허용하게 되면 상대팀 타자들은 방망이 스윙이 커지게 되고, 끈질긴 모습도 실종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첫 이닝보다 좋았으면 좋았지, 나쁜 모습을 다시 보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가정법 4> 초반 대량 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린 후,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하더라도 역전만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 팀이 이긴다.
이날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의 경기는 자칫 역전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스코어가 되었다. 초반 0-5로 뒤진 애틀랜타는 필라델피아가 무득점으로 그친 사이 야금야금 점수를 쌓더니 드디어, 4회말 3-5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필라델피아가 바로 이어진 5회초 공격에서 1점을 달아나게 된다. 그리고 7회초에도 다시 한 점을 추가해서 3-7까지 다시 점수를 벌렸다. 애틀랜타로서는 고생해서 점수를 좁혀놨더니 원래대로 점수차가 되어,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8회말 3점을 쫓아가긴 했지만 중반에 허용한 2점으로 인해 결국 패배를 하고 만다.
만약, 중반에 추가 점수를 허용하지 않고, 애틀랜타가 역전을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정신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고, 분위기가 달아오른 애틀랜타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더군다나 애틀랜타는 홈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여러모로 역전이 되었다면 애틀랜타 쪽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이날 국내에서 펼쳐진 기아와 현대와의 경기에 대입을 시켜보면 어떨까?

<가정법 1> 1회부터 대량 실점을 했을 경우, 반격하는 공격에서 점수를 따내야 쉽게 지지 않는다.
기아 타이거즈는 1회초 3득점을 선취했다. 반면, 현대 유니콘스는 1회말 무득점으로 그쳤다. 그리고 상대에게 크게 위협을 주지 못한 가운데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만약, 1회말 2사 1-3루에서 1득점이라도 했더라면, 경기는 어떻게 진행이 됐을지 몰랐을것이다.

<가정법 2> 1회부터 대량 실점을 했을 경우, 그 경기는 타격전으로 흐른다.
최종 스코어 12-6. 안타수 17-16. 기아 타이거즈는 득점과 안타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현대 유니콘스에서는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야구 경기에서 두 자릿수, 특히 득점을 그렇게 기록했을 경우 타격전이라고 평가한다. 이날 경기는 초반 대량 득점이 나온 후, 투수전 성격보다는 타격 전으로 펼쳐진 경기였다.

<가정법 3> 1회 난조를 보인 투수는 그 다음 이닝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점점 호투를 보인다.
1회초 현대 유니콘스 송신영 선수는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3실점하는 난조를 보였다. 이후 5회초 강판이 되면서 2점을 주기는 했지만, 2회초부터 4회초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가정법 4> 초반 대량 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린 후,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하더라도 역전만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 팀이 이긴다.
너무 크게 점수차가 벌어져서 이 가정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초반 3-0에서 4회말 3-1까지 현대 유니콘스가 쫓아왔지만, 기아 타이거즈가 바로 다음 이닝인 5회초 3점을 내면서 6-1로 점수차를 벌리면서 승부에 완전 쐐기를 박았다고 볼 수 있다.


분명 지금까지 든 가정법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접근법이 아니다. 그저 맞으면 좋은거고, 틀리면 아니면 말고 식의 말장난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여기서 살펴본 가정법은 신기하게도 대입을 하면 맞아 들어가는 확률이 높은 신빙성이 제법 갖춰진 가정법이다.
그 원인을 꼭 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중에서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는 이유가 가장 근접한 원인이라고 할 것이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정신적인 면이 아주 중요시 되는 스포츠로서,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한번 자신감을 잃게 되면, 그 뒤로는 뛰어난 실력과 신체적 조건을 가졌더라도,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게 야구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 프로야구 릭 엔킬(전 세이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은퇴)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이 선수는 한때 최고의 유망주라고 손꼽혔던 젊은 선수였지만, 심리적인 압박이 심한 포스트 시즌 디비전 시리즈에서 연이은 폭투를 던진 이후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안타깝게도 재기에 실패했던 선수다.

위에서 살펴본 경기를 통한 예도 정신적인 면으로 본다면 쫓기고 있는 자(앞서고 있는 팀)와 쫓는 자(뒤지고 있는 팀)의 심정으로 대변된다고 할 것이다. 아직은 불안한 쫒기고 있는 자보다는, 쫓는 자가 여유가 있을 것이다. 결국 부담이 적기 때문에 차근차근 하나씩 따라가도 급할 게 없는 게 쫓는 자의 심리고, 그런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와 같은 억지 같은 주장이 절묘하게 성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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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기아, 060414 ]

1. 1회초 3-0 점수를 만든 타선.
이 날 경기는 1회에 모든 승부가 갈린 경기라고 볼 수 있다. 기아 타이거즈로서는 1회초 만든 기회에서 3득점을 뽑아, 올 시즌 첫 등판한 강철민 선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반면, 현대 유니콘스는 1회초 송신영 선수가 난조속에 3점을 내줘 타선의 부담을 가중시켰고, 1회말 2사 1-3루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침으로서, 더더욱 부담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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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현대, 060411 ]

1. 1회초 3실점과 1회말 무득점
1회초 3실점은 어쩔 수 없었더라도, 1회말 2사후 1-3루 찬스를 잡은 이후 1득점이라도 했다면, 이날 경기는 분명 접전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로 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승부에 대한 결과가 일찍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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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장성호, 이용규 外

- 장성호(UP) - 6타수 6안타 5타점 3득점 1홈런(결승 타점)
소위, 크레이지 모드를 발동했다. 이 날 경기 최고의 활약이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한 몫을 한 3점 홈런에서부터 5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우중간 3루타까지 6타수 6안타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는 모두 소중한 안타를 쳐냈다.
특히, 1회초 홈런은 의지가 만들어낸 홈런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10구에서 그는 우측 폴대를 벗어나는 큰 장외 홈런을 쳐냈다. 대부분 이럴 경우 다음 공에 삼진 아웃을 당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다음 11구를 끌어당겨 이번에는 폴대 안쪽으로 타구를 날려보내 완벽한 3점 홈런을 쳐냈다.

- 이용규(UP) - 4타수 3안타 1타점 4득점
그의 발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빠르다.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고 3루가지 내달린 것은 분명 아웃 타이밍이었고, 행운이 따랐다. 마치 WBC 일본전에서 이병규 선수의 안타 때 김민재 선수가 3루까지 무리하게 달렸지만, 상대 실책으로 세이프가 되는 상황이 떠올랐다.
그러나 다음번 주루에 나가서는 행운을 바라지 않았다. 6회초 투수 이동학 선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잽싸게 3루로 파고들었고, 심재학 선수의 희생 플라이 때 홈에서 접전을 벌였지만 빠른 발 덕분에 세이프가 될 수 있었다.
지금처럼 가볍게 갖다 맞춰서 출루율을 높이고, 루상에서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펼친다면, 내야를 충분히 흔들고 다닐 선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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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신영(DOWN) 4이닝 5실점 7피안타 2사사구 피홈런 1개 삼진 2개
1회초 난조가 너무 컸다. 더군다나 타선은 뒤늦게 만회점수를 뽑아냈다. 하지만 이날 누구를 탓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1명의 타자를 맞아 7안타와 2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 기아 타이거즈 백업 선수들
7회말 시작하기에 앞서 기아 타이거즈 서정환 감독은 11-1로 크게 앞선 스코어를 의식한 듯 주전 선수들을 백업 선수들로 대거 교체했다. 하지만 이들이 큰 점수차에서 갑자기 나온 때문인지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짧은 시간에 지적할 만한 사항이 많아서 열거하기에도 힘들 정도다. 펜스 플레이 미숙과 공에 대한 집중력 부족 그리고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타구를 놓친 것 까지 해서 보여주지 말아야 할 모습을 기어이 보여주고 말았다.
이로 인해 경기 종반 7회말부터 9회말까지 2점, 1점, 2점을 차례로 내주었다.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그들의 플레이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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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녹음실 ]

- “아직은 갈 길이 먼 듯합니다.”
(한명재 mBC-ESPN 야구 캐스터. 14일 열린 기아와 현대 경기 중계방송 中. 4회말 2사 2루에서 현대 유니콘스 신인 강정호 선수가 첫 번째 타석에 이어서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연속해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나자.)


- “시챗말로 견적이 안 나온다고 하죠”
(한명재 mBC-ESPN 야구 캐스터. 14일 열린 기아와 현대 경기 중계방송 中. 3회말 김건우 해설위원이 현역 시절에 잘할때는 한없이 잘하고, 못할때는 한없이 못한 경험이 있다고 말하자, 대책이 없다는 의미의 이야기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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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선수 관찰 - 강철민(선발 투수) ]

올 시즌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 중, 반드시 활약을 해야 할 선수들이 몇 있다. 그 중 투수진에서는 김진우 선수와 강철민 선수를 꼽을 수 있다. 이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지난 2002년 거액을 받고 동시에 입단한 선수들이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이 두 선수가 입단할 당시 구단이나 팬들이 원한 기대와 4년이 지난 지금 결과를 놓고 본다면 실망감이 더 클 것이다. 올해 이 두 선수는 이러한 실망감을 바꾸는 원년으로 삼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김진우 선수의 출발은 좋다. 팀내 1선발의 중책을 맡으면서 2번 선발등판을 통해 2번 모두 퀼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방어율 1.23을 나타냈다. 그리고 마침내 1선발답게 4월 13일 경기에서 팀의 올해 첫 승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냈다. 김진우 선수에게는 올해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

반면, 강철민 선수는 시즌 개막 후 일주일이 지난 4월 14일 현대와의 이날 경기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다. 좋은 투구를 보일 때는 한없이 좋은 투구를 보이지만, 승리에 대한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안 좋을때는 끝도 없이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 지난 4년간 강철민 선수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올해는 반복하지 않고 3, 4선발 자리에서 1년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게, 올해 그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경기는 완벽하게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지만, 오랜만에 실전 무대에 올라선 첫 경기라는 점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좌타자에게는 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볼 끝이 살면서 휘어져 들어가는 절묘한 공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우타자에게는 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공 끝이 역시 날카로웠다.

아쉬운 점은 강한 선수에게는 약하고, 약한 선수에게는 철저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튼 선수에게는 첫 번째 타석 우전안타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어서인지 이후 2번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반면, 신인 강정호 선수에게는 첫 타석 3구 삼진에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연타석 3구 삼진이라는 보기 드문 모습을 연출해 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는 등 그에게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6이닝 동안 삼자범퇴가 단 한번에 그칠 정도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몸쪽공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인지, 우타자와 대결할 때 계속해서 바깥쪽 승부를 펼쳤다. 몸쪽공을 던져야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처럼 몸쪽 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날 그가 보여준 투구 내용을 분석해 보겠다. 강철민 선수는 이날 모두 27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 27명 중 14명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짐. 12명에게는 초구 볼을 던짐(1명은 초구에 안타 기록해서 제외.)
초반에는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비율이 높았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초구에 볼이 나왔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는 모습을 키워야 할 것이다.

■ 땅볼과 뜬공 비율 : 땅볼 아웃 6번, 뜬공 아웃 7번
강철민 선수가 지난 4년간 보여줬던 공의 모습은 공은 빠르지만 가볍다는 느낌이 강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런 특징을 가진 공이 높게 들어온다면 아마도 쉽게 담장을 넘어갈 것이다. 이 날 경기에서도 홈런을 내주지 않았지만 여전히 땅볼보다는 삼진과 뜬공을 통한 아웃을 시키려는 모습이 강했다. 장타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좀 더 공을 낮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시범 경기까지만 해도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으나, 막상 시즌 시작을 하고 나서는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그였다. 올해도 시범 경기까지 평가는 팀내 최고였다. 고무적인 것은 부상없이 그 컨디션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시즌 종료 때까지 이어져, ‘계륵’과 같은 존재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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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다음 경기 예상 : 4월 15일, 기아 vs 한화, 수원 야구장, 시즌 2차전]
예고된 선발투수 : 전준호(현대 유니콘스) VS 한기주(기아 타이거즈)

■ 기아 타이거즈 신인 한기주 선수 프로 두 번째 경기
프로 첫 등판이었던 4월 9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그는 프로의 참 맛을 느끼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실망스런 투구라는 성급한 판단도 있지만, 아직 보여줄 게 많은 신인 선수임을 감안한다면 그리 나쁜 투구는 아니었다.
한편, 한기주 선수에게는 모든 등판 하나 하나가 첫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도 처음이고, 수원 야구장도 처음이다. 그리고 15일 경기는 프로 첫 야간 경기 출장이다.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야간 경기에서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발휘할 지 관심이 간다.

■ 현대 유니콘스 전준호 선수,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
지난 시범경기에서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조심스럽게 부활을 점쳐볼 정도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었던 그가 올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를 가진다. 그렇다고 올 시즌 첫 등판 경기는 아니다. 올 시즌 중간 계투로 3경기에 출장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못하다. 팀이 어려움에 빠진 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 기아 타이거즈 타선의 폭발력이 연 사흘 이어질 것인가?
13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14일 경기 17안타로 12득점. 야구계 속설 중에서 전날 대량 득점을 뽑은 팀은 다음 경기에서 타선이 난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15일 경기에서 기아 타이거즈 타선이 최근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잠깐의 불붙은 방망이 임을 인정하고 난조에 빠질 것인지 관심이 간다. 다만, 안심이 되는 것은 최근의 대량 득점이 한 이닝에 걸쳐서 무의미하게 나왔다기 보다는 집중력을 통한 점수 획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쉽게 난조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 현대 유니콘스, 다시 연패로 빠질 것인가?
시즌 초반 4연패 후 간신히 시즌 첫 승을 거둔 현대 유니콘스. 그러나 14일 경기에서 다시 큰 점수차로 패하고 말았다. 토요일 경기를 패한다면 다시 연패로 빠지게 되는데 초반부터 연패에 빠진다는 것은 선수들의 사기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정적인 면이 크기 때문에 승리를 따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패로 인해 시즌 초반 겪은 어려움 사례는 멀리서 찾지 않고 가까운 작년의 기아 타이거즈를 생각하면 된다.

■ 기아 타이거즈, 3연승 도전
언제 시즌 첫 승을 거둘까 초조해 했지만, 이제는 어느새(?) 3연승에 도전하는 처지가 되었다. 3연승이든 10연승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초반 분위기 조성과 승리에 대한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3연승에 성공하는 모습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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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