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7:04

[기아 vs 롯데,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 시즌 12차전]


 이종범! 그가 타이거즈를 구해냈다.

팀의 패배보다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당하지 않아 안도가 된다는 것이 지금의 기아 타이거즈를 대변해 주고있다.

9회초까지 11-0 롯데의 일방적인 스코어. 하지만 경기는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장원준 선수의 노히트노런 게임이 걸려있었고, 기아 입장에서는 대기록의 희생양에서 벗어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9회말 선두 대타 송산 선수가 투수 앞 땅볼 아웃이 되어 노히트 노런까지 아웃 카운트는 단, 두 개를 남겼다. 기아로서는 대기록 희생양의 불운이 다가왔다.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에는 마지막 희망 이종범 선수가 남아있었다. 2S-2B에서 5구를 밀어쳐 1루수 라이온 선수가 간신히 잡아내는 타구를 쳤고, 투수 장원준 선수의 베이스 커버가 늦은 틈을 타 내야안타를 만들어 냈다.

올 시즌 뜻하지 않은 부진으로 꼴찌에서 좀처럼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전날 유남호 감독이 사임하고 서정환 감독대행체제로 접어든 첫 경기부터 불운이 시작될 뻔했으나 이종범 선수의 최선을 다한 주루 플레이로 기사회생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26일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광주 홈 경기에서 상대 선발 장원준 선수의 퍼펙트에 가까운 피칭에 막히고, 기대했던 선발 김진우 선수의 부진으로 1-11의 대패를 당했다. 기아로서는 오히려 상대에게 퍼펙트와 노히트노런의 대기록 희생양이 되지 않은 점에 안도하며, 영패를 모면한 것이 위안이었다.

이날 경기도 실책이 문제였다. 1회초 1사 1루 상황. 라이온 선수는 2루쪽 땅볼을 쳤다. 평소 수비만큼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던 김종국 선수가 병살을 의식한 탓인지 공을 뒤로 빠뜨렸다. 공수 교대로 끝났어야 할 상황이 1사 1-3로 이어졌다. 이대호 선수가 우익수쪽에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를 쳐내 롯데는 간단한게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다. <0-1 롯데 선취점>

김진우 선수는 4회초 선두 타자 펠로우 선수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2, 3, 4회 안정을 되찾아가는 피칭을 보여주었다. <0-2 롯데 추가점>

5회초에도 비록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출루를 허용했지만 투아웃까지 잡아내면서 위기를 막아내는 듯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라이온 선수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이어 이대호 선수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 구장 밖으로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0-5 롯데 리드>

롯데는 6회초 바뀐 투수 강철민 선수를 상대로 최기문 선수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쳐내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를 뽑아냈다. <0-6 롯데 쐐기점>

롯데가 6회초까지 6안타로 6점을 뽑아내는 사이 기아 타선은 5회말까지 장원준 선수에게 삼자범퇴를 당하면서 안타는 고사하고 1루를 밟은 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퍼펙트 피칭을 허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6회말 대타로 나온 손지환 선수의 3루땅볼을 이대호 선수가 1루에 어이없게 송구하면서 2루까지 진루시켰다. 이 실책으로 우선 퍼펙트의 기록이 깨졌다. 이어 다시 대타로 투입된 이재주 선수가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면서 장원준 선수를 압박했다. 하지만 안타와 득점은 만들어 내지 못했다.
기아 타선은 7, 8회 삼자범퇴를 당하면서 다시 침체에 빠져들었다.

이 사이 롯데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대기록에 도전하는 장원준 선수의 부산고 동기 박정태 선수를 상대로 9타자가 2루타 2개 포함, 6안타와 폭투 2개를 묶어 대거 5점을 뽑아내 장원준 선수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어 줬다. <0-11 롯데 안정권>

9회말. 모든 관중들과 시청자들의 눈은 승부보다는 장원준 선수의 대기록에 주목했다. 하지만 아웃 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이종범 선수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면서 두 번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아쉽게 놓쳐버렸다. 이후 장성호 선수에게 연속안타를 내주면서 또 다른 부산고 동기인 최대성 선수에게 공을 넘기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대성 선수가 홍세완 선수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팀 완봉이 깨지긴 했지만 팀 승리와 3개월만의 승리투수가 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비록 대행이지만 지난 1999년 삼성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 약 6년만에 감독직에 오른 서정환 감독대행은 장원준 선수에게 철저하게 눌린 타선으로 인해 첫 경기에서 작전다운 작전을 펴보지도 못한 채 첫 경기를 마감했다. 오히려 첫 경기부터 노히트노런 패배의 새로운 야구사를 쓸 뻔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 123 456 789 - R H E B
롯데 100 131 005 | 11 13 1 4
기아 000 000 001 | 1 3 1 1

승리투수 = 장원준(2승 4패, 6.48)
패전투수 = 김진우(4승 7패 1세이브, 4.05)

홈런 = 롯데 : 펠로우 17호(4회초 1점), 이대호 17호(5회초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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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롯데, 0726 ]

1. 선발 장원준 선수의 완벽한 투구
약 한달전 6월 24일 기아와 롯데의 경기는 선발 김진우 선수의 완봉 호투가 바탕이 되었다. 그로부터 한달 뒤 만난 7월 26일 양팀간의 경기는 선발 장원준 선수의 호투가 바탕이 되었다.

팀 타선이 꾸준히 점수를 뽑아가고 있는 동안, 장원준 선수는 마운드에서 호투를 통해 팀 승리를 지키려 했다. 그리고 그 투구는 생애 최고의 피칭이었다.
7번의 삼자범퇴를 통한 5회까지 퍼펙트 피칭과 9회 1아웃까지 노히트 노런. 경기가 거듭될수록 그에게 주목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야 할 그 자신이 스타트를 늦게 하는 바람에 대기록이 눈앞에서 물거품이 되었다. 이어 생애 첫 완봉승도 노려볼 만했으나 한계 투구수로 인해 더 이상 마운드에 서 있을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날 보여준 투구는 양상문 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시즌 중반 기대에 어긋나 2군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날 투구를 계기로 유망주에서 롯데 마운드의 영건으로 커가는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보여진다.

2. 선두 타자 진루
이날 롯데 타선은 쉽게 쉽게 점수를 뽑아냈다. 마지막 9회초 대거 뽑아낸 5점을 제쳐두고라도 앞서 나온 6점은 힘들이지 않고 뽑아낸 점수였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선두타자 진루에 있었다. 이날 롯데는 2번의 삼자범퇴를 제외하고 나머지 7이닝동안 매회 선두타자가 진루했다. 그리고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3. 클린업 트리오
매 이닝 선두 타자가 진루했다면, 그 해결은 매번 3-4-5번 클린업 트리오에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깨끗하게 점수로 연결시켰다. 초반 5-0으로 앞서는 5점이 이들 세 명에 의해서 얻어진 점수였고, 전체 11점 중 7점이 이들의 방망이로 결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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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기아, 0726 ]

1. 상대 선발 투수에게 철저하게 눌린 타선
전통적으로 타이거즈는 무명급에 가까운 투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리고 호투한 상대 투수에게는 스타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이날 기아 타선이 다시 한번 더 그런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가 팀이 막강했을 때 오히려 방심한 측면에서 당한 것이라면, 지금의 패배는 약화된 팀 전력으로 인해 모든 선수들이 악을 쓰고 달려든다는 점이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튼 이날 경기는 상대 투수의 생애 최고의 호투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2. 선취점으로 이어진 김종국 선수의 실책
김진우 선수의 실점은 5점. 그러나 자책점은 4점이었다. 왜냐하면 1회초 나온 김종국 선수의 실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1사 1루에서 서두르지 않고 정상적인 플레이가 이어졌다면 병살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책이 하면서 상대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상대 4번 타자가 놓칠 리 없었다. 경기는 여기서부터 지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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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장원준, 이종범 外

- 장원준(UP) 8.1이닝 2안타 무사사구 5삼진 1실점 102개 투구
5회말 - 퍼펙트, 9회말 1아웃 - 노히트 노런
2차지명으로 선발된 부산고 선배(기아 전병두)와 동료(기아 박정태, 롯데 최대성)들 앞에서 1차지명(2004년 1차)으로 뽑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 이종범(UP) 4타수 1안타 1득점
'역시'라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역시 이종범이었다. 팀이 부진한 가운데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꼴지의 수모도 모자라 대기록의 치욕으로 빠질 뻔한 팀을 구해냈다.
그의 안타는 이날 첫 경기를 가진 서정환 감독대행을 구해냈고, 전국의 수 많은 타이거즈 팬들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 정수근(UP) 4타수 3안타 1득점

- 라이온-이대호-펠로우(UP) 12타수 4안타 7타점 2홈런 4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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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우(DOWN)
6월 24일 : 9이닝, 무실점, 5안타, 3사사구, 5삼진, 투구수 122개, 개인통산 4번째 완봉승 - 승리투수
< 그리고 한달 뒤... >
7월 26일 : 5이닝, 5실점, 5안타, 3사사구, 5삼진, 투구수 80개, 피홈런 2개 - 패전투수

메이저리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선수는 1회에 약한 대표적인 투수로 알려져 있다. 김진우 선수가 지금 그 슬럼프에 빠진 듯 하다. 지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회 3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던 그가 이날도 1회 실점을 내주면서 패전투수가 되었다.
팀이 어려운 만큼 전반기 막판 3경기 연속 완투하던 모습이 보여져야 할 지금이다.

- 기아 타선(DOWN) 9회말 1아웃까지 26타자 무안타 2출루(실책, 몸에 맞는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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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광주 구장을 찾은 기아 타이거즈 ]
-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첫 광주 홈 경기
- 7월 세 번째 홈 경기(군산경기 포함)
- 7월 두 번째 광주구장 경기
- 7월 첫 번째 광주구장 야간 경기(6월 30일 이후 26일만)
- 7월 10일 이후 16일만의 첫 광주 구장 경기
참고 : 7월 - 13경기(4승 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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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