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5. 00:22


 어? 어?? 어??? 어??!! 어?!!! 어!!!!

 2군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렸던 지난해 7월 18일 춘천 의암야구장. 역사적인 첫 올스타전인지 2군 경기임에도 생중계를 위해 'KBS N 스포츠' 카메라맨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현장 중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외야를 돌다가 열심히 장면을 포착중인 관계자들에게 접근해서 말을 붙였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고, 언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몰라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을 하게 되었다.

 공짜 : "KBS N은 타이거즈 중계가 거의 없는데 왜 인가요?
 관계자 :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그 쪽(광주권)은 방송이 안 나오니까요."

 현답이었다. 이쪽 사정을 모르는 타 지역민들은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맞는 이야기였다. 광주권에서는 'KBS N 스포츠채널'이 안 나온다. 엄밀히 하면 따로 돈을 추가해야 볼 수 있는 유료 채널이다. 4대 스포츠 채널가운데 유독 이 채널만 유료로 분류를 해 놓았다. 그것도 근래에 벌어진 일이 아닌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해서 고수하고 있는 요상한 채널 정책이었다. 이렇다보니 이 지역에서는 과거 'KBS SKY 스포츠‘ 시절부터 내버린 채널이 된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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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개 사업자 모두 유료로만 시청이 가능한 기본형에 편성해 놓았다.

 실제로 지역 케이블 방송사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해당 채널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지난해 무등야구장 응원단상에서는 방송관련학과에 재학 중인 지역 대학생들이 마이크를 잡고 'KBS N 스포츠채널'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하는 애처로운 광경도 목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채널은 계속해서 화면 전파방해만을 내보낼 뿐이었다.


 결국,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 동안 'KBS N 스포츠'는 타이거즈 경기를 멀리할 수 밖에 없었고, 오히려 다른 특정 채널이 타이거즈 경기만을 편애 중계한다는 오해 아닌 오해가 있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연치 않게 해당 번호를 눌렀더니, 그토록 보기를 갈망했던 'KBS N 스포츠' 로고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베이징 올림픽 기간만 특별 배려를 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이것만 하더라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장면이었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땡큐!

 그런데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올림픽 이후 다시 예전처럼 전파방해가 화면을 채울 것으로 보였는데, 여전히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현재까지... 도대체 무슨 일인지 어안이 벙벙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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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실을 'KBS N 스포츠' 채널도 안 것일까? 이번주 프로야구 중계 편성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KBS N 스포츠' 채널이 타이거즈 경기를 일주일 내내 편성한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었다. 올해는 물론이고, 지난해에도 단 한 번 있지 않았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정확하지는 않지만 'KBS N 스포츠(이전 KBS 위성 채널 포함)' 채널 창사 이후 최초의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KBS N 스포츠' 채널이 나오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누리고 있는 하루 4경기 중계를 뒤늦게 맛보게 되었다. 이전까지 그 혜택을 맞추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켜놓아야만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 불편이 해소가 된 것이다.

 그 동안 이 채널이 나오지 않으면서 개인적으로는 큰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우선 앞에서도 언급이 됐지만 가끔 타이거즈 경기 중계가 편성이 되었을 경우 보고 싶어도 꾹 참아야 했고, ‘개킹카’ 한명재, ‘넉넉한’ 임용수와 함께 야구 중계의 3대 캐스터 중 한명인 ‘좌측 담장’ 권성욱 캐스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도 큰 아쉬움이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합류한 이효봉 해설위원과 ‘세칸오바’ 유수호 아나운서 그리고 ‘승리의 여신’ 송지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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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뿐만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농구만 보이고 배구가 멀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그 동안 독점 중계가 이뤄졌던 'KBS N 스포츠' 채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2005년말 갑작스런 이적으로 아름다운 괴성을 들을 수 없게 된 한준희 해설위원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 A'와 함께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더 없는 기쁨이다. 여기에 지상파에서 끝난 줄 알았던 슛돌이를 다시 보게되는 것은 보너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그것은 언제 쥐도 새도 모르게 이전처럼 화면에 전파방해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엄연한 유료 채널이고, 방송이 나온다는 것 이외에 주변 환경이 달라진 것은 없기에 그렇다. 심하게 말하면 지금 당장 TV를 켰는데 방송을 볼 수 없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에 항의 할 수 없는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현재는 즐겁게 방송을 보면서도, 마음 한구석 불안감이 공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지금으로서는 끊길 때 끊기더라도 이 행복을 즐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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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