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21. 03:35


 ● 3월 20일 목요일
 ● 광주 무등야구장
 ● 기아 타이거즈 VS 우리 히어로즈(시범경기 팀 간 1차전)
 ● 선발 : 서재응(타이거즈) VS 전승윤(히어로즈)
 ● 경기 시간 :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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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팀 주요 득점 장면

             





 ★ 최희섭의 시범 경기 2호 홈런 장면
: 5-1로 앞선 5회말 2사 2루 상황
: 상대 투수는 선발 전승윤(히어로즈)

           



★ 최용규, 자신의 존재를 알리다.

 기아 타이거즈에는 2명의 용규가 있다. 한 명은 그 유명한 이용규, 또 한 명은 올해 입단한 신인 최용규다. 올 시즌 신인 2차 2번으로 최용규가 입단하게 되면서 팀 내에 2명의 용규가 포진하게 된 것이다.

 이름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는 둘은 이것 말고도 몇 가지 더 비슷한 점이 있다. 우선 나이가 85년생으로 같다. 그리고 태어난 시기도 8월로 같은데 이용규가 26일, 최용규가 31일이다. 이런 점 때문일까? 더욱 친밀감을 느낀 탓인지 둘은 팀 내에서 룸메이트로 지낸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름은 같지만 그 값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용규는 최다 안타상도 차지하고, 골든 글러브도 수상하고, 국가 대표로 활동을 하는 등 이미 국내 정상급 반열에 오른 선수다. 반면 최용규는 지난해 말 월드컵 대표선수로 활동하기는 했으나 대부분 야구팬들에게는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선수나 다름없다. 이런 이유로 사실상 관심이 없다면 이름이 같은지 조차 모르고 넘어갈 정도다.

 더군다나 최용규는 시범 경기 초반 타격 부진에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실책까지 기록하면서, 이후 3경기 연속 결장으로 더더욱 그의 모습을 알릴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장면에서 최용규는 홈 팬들 앞에서 팀 내에 또 다른 용규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지난 21일 우리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열린 광주 무등야구장. 이날은 경기 중반에 대량 득점이 나면서, 종반으로 갈수록 관심도나 집중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더군다나 야간에 펼쳐진 탓에 날씨마저 쌀쌀한 것도 방해 요소. 전체적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볼거리는 줄어들었고 집중도가 많이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8회말 1사후 타석에 들어선 최용규가 잠들어 있던 경기장을 깨웠다. 상대 투수 신철인을 상대로 첫 5개 공(2S-3B 풀카운트)까지는 보통 상황이었고, 그 다음부터가 관심거리. 6구째부터 파울볼을 쳐내기 시작하는데 그 갯수가 점점 늘어나자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파울볼이 나오고, 그 다음 타구도 파울볼이 되자 조용했던 관중석이 점차 술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벌써 연속적으로 6개째. 12구째가 되자 야구장에 있는 모든 눈은 투수와 타자의 승부가 펼쳐지는 곳을 향해 있었다. 타구는 또 다시 파울볼. 야구장에 탄성 소리는 더욱 커졌고, 관중들은 13구에 또 다시 집중했다. 이번 역시 놀랍게도 파울볼. 소리는 커졌고,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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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구 파울
 * 7구 파울
 * 8구 파울
 * 9구 파울
* 10구 파울
* 11구 파울
* 12구 파울
* 13구 파울

 그리고 마침내 14구. 이번에도 역시 최용규의 방망이는 돌아갔고, 날카롭게 날아간 공은 이번에는 운동장 안으로 향해 우익수 글러브로 직접 빨려들어 가면서 길고 길었던 승부는 마감이 되었다.
 
 비록 아웃으로 끝났지만 홈 관중들은 타석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준 신인 최용규를 향해서 그 이름을 부르며 뜨거운 환호를 보내주었다. 이날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만큼은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이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