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8:12
2007년 6월 8일 선수협회 기사


 비록 2군 경기지만 지난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경남 남해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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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펼쳐진 남해 스포츠파크 야구장 모습

 그 동안 남해군은 경기 개최를 위한 시설을 가지고 있음에도 현실적 문제로 경기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야구 저변 확대를 바라는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의 의지가 올해부터 현실화되면서, 지난 4월 춘천에 이어 두 번째로 비 연고지역 경기를 이곳에서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번에 남해에서 개최된 2군 리그는 프로 8개 구단의 모든 2군 팀들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되면서 더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그것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희소식이었다. 평소에도 접하기 힘든 2군 경기와 선수들을 한 장소에서 모두 다 경험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전 경기는 상대 리그 팀들끼리 맞붙는 인터리그 형식이었고, 모두 24경기(3경기 우천 취소)가 2개 경기장에서 하루 4경기를 소화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경기 시간은 6일 내내 오전 11시와 오후 3시로 정해졌다. 분명 경기를 주최하고 후원하는 KBO 홈페이지와 남해군에서 내보낸 보도 자료에 나온 사항이었다.

 이는 경기 5일째까지만 해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날이었던 5월 27일 일요일 경기에서 갑작스런 변경이 발생했다. 1경기가 오전 10시에 시작하고, 2경기는 오후 1시에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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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제와 다르게 5월 27일 경기 시간을 안내해준 KBO 홈페이지

 문제는 이런 내용이 이날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었던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지가 되었냐는 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기를 주최하고 후원하는 KBO와 남해군 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시간 변경에 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KBO 홈페이지는 당일에도 변경 전 시간인 11시와 3시라고 틀린 정보를 버젓이 안내하고 있었고, 남해군 홈페이지에서는 보도 자료 이외에 이곳에서 야구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가 아예 없었다. 이날 유일하게 정확한 시간을 안내해준 곳은 일반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한야구캠프’ 홈페이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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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유일하게 정확한 경기 시간을 안내해 준 ‘대한야구캠프’ 홈페이지 공지사항

 사실 이러한 시간 변경은 2군 리그에서는 흔한 일이다. 특히 이동일이 걸린 3연전 마지막날의 경우 이동의 편의를 위해 보통 예정시간보다 1~2시간 일찍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 자리가 잡혀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잘못된 안내의 역사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때마다 KBO 홈페이지는 매번 3연전 마지막날 경기 시간을 수정 없이 잘못 안내하기 시작했고, 이 정보를 믿고 2군 경기 현장에 뒤늦게 도착하는 팬들을 보는 것은 낯선 광경이 아니었다.

 이렇게 고쳐지지 않고 오래 지속된 문제점이 야구의 저변 확대라는 중요한 취지로 마련된 남해 인터리그에서도 이어질 필요는 없었다. 분명 이번 남해 인터리그는 기존의 2군 리그를 비롯한 야구를 많이 봐왔던 사람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는 점에 비추어 봤을 때 새로운 야구팬 끌어들이기를 거부한 꼴이 되었다.

 다시 정리하자면 경기 시간 변경을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시간 변경이 되면 신속하게 안내가 이뤄져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야구팬들을 모시는 중요한 자리인 남해 인터리그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반복이 됨을 아쉬워하는 것이다.

 분명 이번 남해 인터리그를 통해 야구를 처음 접한 팬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야구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스포츠’라는 사실만이 머릿속에 남지 않았을까? 분명 반성하고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할 잘못이었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