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8:06
2007년 6월 8일 선수협회 기사


 야구 저변확대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경남 남해군에서 펼쳐진 2군 리그가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2군 경기는 올 시즌 춘천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비연고지역 경기로서, 특히 프로 8개 구단 2군 팀들이 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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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단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대한야구캠프 입구

◇ 만족감을 나타낸 선수단

 
모두 21경기(3경기 우천 취소)가 2개 경기장(대한야구캠프 구장, 스포츠파크 구장)에서 펼쳐진 가운데 8개 구단 선수단은 만족한 반응을 나타냈다. 운동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 갖추어진 것은 물론이고, 사상 처음으로 8개 구단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다 보니 원활한 정보 교류가 이루어져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2군 리그는 남부와 북부로 나누어져 있어 팀 당 6경기씩 치르는 인터리그를 제외하고는 상대 리그를 접할 기회가 없는 형편이었다. 더군다나 모든 팀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는 더욱 없었는데 이번 남해 인터리그가 각 팀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 저변 확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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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일이었던 일요일임에도 썰렁한 관중석 모습

 하지만 야구 경기를 접하기 힘든 경남 남해에서 야구 저변 확대를 이뤘는지는 의문이다. 1군 무대에서는 볼 수 없는 선수들을 그것도 한 장소에서 8개 구단 모든 2군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남해 인터리그는 분명 매력적인 기회였다. 그럼에도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였다.

 
같은 목적으로 지난 4월에 펼쳐진 춘천 경기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성원이 있었는데, 이와 비교해 본다면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관중보다는 8개 구단 선수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었다.

 
그럴 것이 5만명을 겨우 넘는 남해군 전체 인구와 그 가운데 노령 인구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춘천과 같은 흥행은 애초에 욕심이었다. 더군다나 경기가 벌어진 기간이 농사철로 한창 바쁜 시기였다는 점도 여유롭게 야구에 관심을 둘 수 없는 이유였다. 이렇다보니 멀리 외지에서 찾아온 선수 가족이나 골수 야구팬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 남해군의 아쉬운 지원

 경기를 개최한 남해군의 역할도 아쉬웠다. 당초 남해군은 보도 자료를 배포하며 군내에서 처음 벌어지는 프로 야구에 적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이게 전부였다. 실질적인 경기 운영은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들로 구성된 ‘남해군 야구협회’에 떠맡긴 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기기간동안 보도자료 이외에 야구 경기와 관련된 정보가 전무했던 남해군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관중 유치 홍보를 위해 군내 주요지점에 걸린 현수막도 대부분 야구협회가 내건 거였다. 이렇게 남해군 주도의 홍보가 빈약하다 보니 당초 주목에 비해 경기는 썰렁한 분위기속에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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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 스포츠파크 야구장에서 펼쳐진 경기 모습

 
남해군의 이러한 무관심은 군 소유의 스포츠 파크 야구장이 춘천이나 바로 옆 축구장과 달리 관리인 없이 야구협회에 소속된 야구 동호인들의 관리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렇게 구장 관리가 부실하다보니 시설은 빠르게 노후화 되었고, 비가 내린 다음날이었던 25일 같은 인조잔디구장인 대한야구캠프에서는 1경기가 치러진데 반해, 스포츠파크 구장에서는 2경기 모두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내년에도 ‘남해’라는 타이틀을 걸고 경기 유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해군’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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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5일 경기 결과 화면. 이날 유일한 경기가 벌어진 장소는 대한야구캠프 구장이었다.


 
앞선 춘천 경기는 물론이고 남해도 올해부터 KBO가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처음 시도하는 야구 소외지역 경기였다. 그렇다보니 이 지역에서는 행사를 치를만한 노하우가 부족한 가운데 첫 걸음을 내디뎠고, 자연스럽게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분명 이번 남해 리그를 통해 이곳의 장점도 드러난 만큼 살릴 것은 살리고, 보완할 점은 보완해 가면서 다음에 유치가 이뤄졌을 때는 지금보다 더욱 발전된 ‘남해 리그’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