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4:31
2006년 5월 22일 스포홀릭 기사


 2003년 6월 13일 동대문 야구장에서는 광주 동성고와 순천 효천고의 청룡기대회 결승전이 펼쳐졌다. 7회초까지 2-9로 뒤진 동성고가 9회말 4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말 천금의 결승점을 뽑아 창단 47년만의 첫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주형(3학년), 이원석(2학년), 한기주(1학년)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차례로 프로 무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 차세대 재목감으로 평가받던 이들은 프로에서 아직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2003년 동성고와 순천효천고의 청룡기 결승전 당시 전광판, 김주형, 이원석, 김수화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출처 : 순천 효천고 홈페이지)


 ▲ '제 2의 김동주' 김주형(‘04 기아 1차 지명, 계약금 3억원, 3루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주형은 효천고 에이스 김수화(롯데)를 제치고 2004년 기아에 1차 지명됐다. 거포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기아는 김주형을 한대화, 홍현우 계보를 잇는 대형 3루수감으로 점찍고 계약금 3억원을 선사했다.
 출발은 좋았다.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화려한 프로 신고식을 치렀으나 더 이상의 임팩트는 없었다. 대개의 신인들이 그렇듯 나무 방망이에 대한 적응과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중이다. 방망이가 맞지 않으니 입단 전 정성훈의 이적과 2004년 후반기 병역비리에 연루된 이현곤의 3루 공백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아마시절 견고함을 자랑했던 수비마저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고 참을성이 별로 없는 기아 코칭스태프는 2006 시즌을 앞두고 4년만에 외국인 타자 서브넥을 영입해 3루수를 맡겼다. 김주형은 올초 시범경기에서 2루수로 간간히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즌 개막 후 이내 2군으로 강등됐다. 

▲ '제 2의 이종범' 이원석(‘05 롯데 2차 2순위, 계약금 1억3천만원, 유격수 겸 3루수)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5년 기아 1차 지명에서 광주일고 에이스 곽정철에게, 2차 지명에서는 윤석민에 밀려 2차 2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우승 당시 2학년이던 이원석은 대회 최다 득점상을 받는 등 일찍감치 초고교급 내야수로 주목받았지만 박기혁과 이대호가 버틴 롯데의 왼쪽 인필더 자리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입단 2년차를 맞은 올해 이대호의 1루 전향으로 잠깐동안 코칭 스태프의 주목을 받았으나 3루수 마이로우 영입으로 다시 백업 신세로 전락했다. 수비가 그리 좋지 못한 마이로우가 좌익수로 이동하면서 잠깐씩 기용되고 있지만 미덥지 못한 방망이와 승부처에서 어이없는 수비와 주루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 2군을 전전하는 선배 김주형보다 많은 출장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 '제 2의 선동열' 한기주(‘06 기아 1차 지명, 계약금 10억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고교시절보다 더 좋은 것 같다.”(선동열 삼성 감독, 2005 최우수교 초청대회를 보고)

 '국보' 선동열 감독도 극찬을 아끼지 않은 한기주의 프로행은 올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였다. 기아가 나승현을 포기하고 역대 프로야구 신인 최고액인 10억을 배팅한 끝에 사인한 '귀하신 몸' 한기주는 계약 직후부터 구단의 철저한 관리 속에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밟아나갔다. 고교무대 등판을 자제하고 9월말부터 한달간 미국에서 열린 플로리다 인스트럭셔널리그에 참가해 체계적인 피칭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한기주의 피칭은 ‘10억 황금팔’이 무색할 만큼 평범했다. 7경기에 나와 1승 5패. 한기주가 길을 잃은 사이 장원삼과 류현진이 신인왕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한기주는 5월 18일 현대전에서 초반 난조로 2회초 강판된 후 5선발 겸 불펜투수를 자청했다.

ps. 이들 3인방과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LG 이순철(동성고 전신 광주상고 졸업) 감독도 외국인 선수 문제와 부진한 팀 성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성고 출신 동문들은 이래저래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 3인방이 활약한 최근 3년간 광주 동성고 4대 전국 대회 결승 기록

- 2003 제5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對 순천 효천고, 10-9 승)
- 2004 제5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對 성남고, 3-7 패)
- 2004 제3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對 광주일고, 2-1 승)
- 2005 제4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對 신일고, 2-1 승)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