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5:37


 입단 4년째를 맞은 올해 또 다시 큰 기대를 모았던 김주형이 소리 소문없이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3월 21일 LG 트윈스와의 마산 시범 경기 이후 벤치만 지켰던 김주형은 주말을 앞두고 2군행을 전달받은 뒤, 27일 2군 연습 경기 현장에 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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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2군 연습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는 김주형(맨 우측). 그는 이날 경기에 결장했다. (사진=공짜)


    4년간 만년 기대주

 지난 2004년 신인 1차 지명선수를 선택하기 위해 기아 타이거즈는 김주형(동성고)과 김수화(효천고) 사이에서 큰 고민을 했다. 둘 다 놓치기에는 아까운 재목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명만 지명할 수밖에 없었고, 팀은 김주형을 선택했다. 당시 거포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팀 사정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타이거즈는 그에게 거액의 계약금 3억원을 안기며 큰 기대를 표시했고, 팬들도 그가 한대화, 홍현우를 잇는 중심 타자로 성장해 주길 기원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바로 현실이 되었다. 2004년 6월 4일,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 카드답게 많은 관중들로 가득 찬 LG 트윈스와의 잠실 경기현장. 김주형은 데뷔 첫 안타를 패색이 짙던 9회초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선보였다. 이 홈런 하나로 팀은 연장전 끝에 역전승을 거뒀고 그는 이 경기 최고 히어로가 되었다. 팀과 팬들이 바랬던 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경기를 계기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 같았던 그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기 시작했다. 특히 변화구에 큰 약점을 보였다. 여기에 생각지 않았던 수비에서도 문제를 드러내며, 어느 것 하나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2군에서 프로 수업을 더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1군은 가끔씩 올라와 자신의 성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무대가 되고 말았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고,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는지, 팀은 더 이상 그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 결과 2006 시즌을 앞두고 무려 4년 만에 외국인 타자 마이크 서브넥(3루수)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김주형에게는 최악의 소식이었고, 그는 2루수 수업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서브넥은 국내 무대 적응에 실패했고, 대체 선수 스캇 시볼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이러자 팀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국내 선수로 눈을 되돌리게 되었고, 김주형이 다시 눈에 띄면서 올 시즌 그에 대한 큰 기대를 거는 계기가 되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또 다시 2군행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 경기를 앞둔 27일 광주 무등야구장. 김주형은 경기에 앞서 2군 팀 동료들과 몸을 풀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뭔가 보여줄 것같이 큰 기대를 모았던 그가 왜 다시 2군으로 왔을까? 그것은 해외 전훈에서 돌아와 국내에서 가진 연습경기와 시범 경기에서 뭔가 달라졌음을 느낄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먼저 시범 경기를 앞두고 가진 연습 경기에서는 2경기 출장에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괜찮은 성적이지만, 2타점은 팀이 기대하는 안타나 홈런이 아닌 희생타와 몸에 맞는 공을 통한 타점이었다. 시범 경기에서는 더욱 초라한 성적표다. 선발 출장 한번 없이 4경기 출장에 3타수 무안타.

 수비는 제쳐두고라도 공격에서 기대만큼의 파워를 선보인다면, 그의 3루 입성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록에서 보듯 예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은 그가 2군으로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즌 개막은 2군에서 맞을 가능성이 크다.
  

   기로에 선 2007년

 그는 어느덧 입단 4년차 선수가 됐다. 사실 그동안 김주형은 많은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기대주라는 관심속에 주전이 될 기회를 많이 가져왔다. 하지만 매번 그 기회를 스스로가 놓치고 말았다. 올해도 그 기회는 주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 관심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언제까지나 기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굳은 각오를 가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내년에는 주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잠재적인 경쟁자들이 멀리서 그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2군 무대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하며 주목받은 이영수(상무)가 제대 후 팀으로 복귀 예정이고, 2006 대학야구 ‘우수 타자상’을 받은 모창민(성균관대 4)은 내년 신인 1차 지명 후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팀은 또 다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

 지난 해외 전훈지에서 백인호 코치는 김주형에게 "써드(3루)가 아직 네땅이 아니잖아"라고 다그쳤다. 그리고 현재까지 김주형은 그 주인이 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2군행으로 당분간 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없어졌다. 과연 김주형은 2군행에 좌절해서 주인이 되지 못한채 기대주로 남게될지, 아니면 2군에서 심기일전해 보란듯이 '써드의 주인'으로 올라설지 앞으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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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드'는 나의 땅? 사진은 지난 16일 SK 와이번스와의 연습 경기 직후 러닝 모습.   (사진 = 공짜)

Posted by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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