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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05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린, 남해 2군 인터리그
- 2007.10.05 강원도 야구팬들에게 듣는다
- 2007.10.05 예상보다 뜨거웠던 춘천의 야구 열기
야구 저변확대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경남 남해군에서 펼쳐진 2군 리그가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2군 경기는 올 시즌 춘천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비연고지역 경기로서, 특히 프로 8개 구단 2군 팀들이 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 선수단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대한야구캠프 입구
◇ 만족감을 나타낸 선수단
모두 21경기(3경기 우천 취소)가 2개 경기장(대한야구캠프 구장, 스포츠파크 구장)에서 펼쳐진 가운데 8개 구단 선수단은 만족한 반응을 나타냈다. 운동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 갖추어진 것은 물론이고, 사상 처음으로 8개 구단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다 보니 원활한 정보 교류가 이루어져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2군 리그는 남부와 북부로 나누어져 있어 팀 당 6경기씩 치르는 인터리그를 제외하고는 상대 리그를 접할 기회가 없는 형편이었다. 더군다나 모든 팀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는 더욱 없었는데 이번 남해 인터리그가 각 팀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 저변 확대? 글쎄...
◎ 휴일이었던 일요일임에도 썰렁한 관중석 모습
하지만 야구 경기를 접하기 힘든 경남 남해에서 야구 저변 확대를 이뤘는지는 의문이다. 1군 무대에서는 볼 수 없는 선수들을 그것도 한 장소에서 8개 구단 모든 2군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남해 인터리그는 분명 매력적인 기회였다. 그럼에도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였다.
같은 목적으로 지난 4월에 펼쳐진 춘천 경기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성원이 있었는데, 이와 비교해 본다면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관중보다는 8개 구단 선수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었다.
그럴 것이 5만명을 겨우 넘는 남해군 전체 인구와 그 가운데 노령 인구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춘천과 같은 흥행은 애초에 욕심이었다. 더군다나 경기가 벌어진 기간이 농사철로 한창 바쁜 시기였다는 점도 여유롭게 야구에 관심을 둘 수 없는 이유였다. 이렇다보니 멀리 외지에서 찾아온 선수 가족이나 골수 야구팬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 남해군의 아쉬운 지원
경기를 개최한 남해군의 역할도 아쉬웠다. 당초 남해군은 보도 자료를 배포하며 군내에서 처음 벌어지는 프로 야구에 적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이게 전부였다. 실질적인 경기 운영은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들로 구성된 ‘남해군 야구협회’에 떠맡긴 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기기간동안 보도자료 이외에 야구 경기와 관련된 정보가 전무했던 남해군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관중 유치 홍보를 위해 군내 주요지점에 걸린 현수막도 대부분 야구협회가 내건 거였다. 이렇게 남해군 주도의 홍보가 빈약하다 보니 당초 주목에 비해 경기는 썰렁한 분위기속에 치러졌다.
◎ 남해 스포츠파크 야구장에서 펼쳐진 경기 모습
남해군의 이러한 무관심은 군 소유의 스포츠 파크 야구장이 춘천이나 바로 옆 축구장과 달리 관리인 없이 야구협회에 소속된 야구 동호인들의 관리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렇게 구장 관리가 부실하다보니 시설은 빠르게 노후화 되었고, 비가 내린 다음날이었던 25일 같은 인조잔디구장인 대한야구캠프에서는 1경기가 치러진데 반해, 스포츠파크 구장에서는 2경기 모두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내년에도 ‘남해’라는 타이틀을 걸고 경기 유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해군’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 5월 25일 경기 결과 화면. 이날 유일한 경기가 벌어진 장소는 대한야구캠프 구장이었다.
앞선 춘천 경기는 물론이고 남해도 올해부터 KBO가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처음 시도하는 야구 소외지역 경기였다. 그렇다보니 이 지역에서는 행사를 치를만한 노하우가 부족한 가운데 첫 걸음을 내디뎠고, 자연스럽게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분명 이번 남해 리그를 통해 이곳의 장점도 드러난 만큼 살릴 것은 살리고, 보완할 점은 보완해 가면서 다음에 유치가 이뤄졌을 때는 지금보다 더욱 발전된 ‘남해 리그’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일시적 행사로 끝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난 22일 춘천 의암야구장에서 만난 대다수 강원도 야구팬들의 이야기다. 어릴적 삼미 슈퍼스타즈의 경기를 본 이후 이제는 가장이 되어 아들을 데리고 처음 야구장을 찾았다는 관중에서부터 아이가 야구를 너무 좋아해 아예 가족 전체가 돗자리를 들고 봄 소풍을 나온 관중까지 이날 야구장에는 모처럼의 경기를 통해 남녀노소와 세대를 아우르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 자연 친화적으로 설계된 외야 관중석에서 돗자리를펴고 관람하고 있는 야구팬 (사진 = 공짜)
갑작스런 경기 개최와 부족한 홍보에도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야구계에 많은 점을 시사하게 만든다. 과연 강원도의 야구팬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어보았다.
우선은 경기부터
이날 관람객 중에는 전날 잠실에서 펼쳐진 경기를 보고 왔다는 3명의 젊은 야구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LG 트윈스 응원 방망이를 직접 챙겨들고 관중석에 자리한 이들은 KBO 홈페이지에서 직접 경기 일정을 확인하고 왔을 만큼 평상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팬들이었다.
이들은 “야구팬으로서 춘천 경기가 반가운건 당연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서울까지 야구를 보러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춘천에서 경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러한 고생을 줄일 수 있도록 “춘천에서 앞으로 많은 경기가 개최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달했다.
◎ 경기 개최부터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춘천의 젊은 야구팬들, 안경철(26), 한향선(26), 장소영(22)씨
또한, 많은 팀들이 춘천 경기에 대한 흥행을 걱정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들의 생각은 거침이 없었다. 우선은 “경기부터 하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가 마지막 경기였는지 모를 정도로 그 동안 이 지역 야구팬들을 소외시키며 등을 돌리게 만든 건 생각도 않고, 당장의 흥행부터 걱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꾸준히 이 지역에서 경기를 개최하면서 그 동안 관심이 멀어졌던 야구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향하는 작업이 먼저지, 당장의 흥행부터 걱정하는 것은 올바른 일의 순서가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우리도 응원하는 팀이 생겨야
이날 의암야구장 분위기는 분명 다른 야구장과 달랐다. 홈팬들이 대부분인 다른 구장의 경우 박수와 환호가 극단적인데, 의암 야구장에서는 공평한 응원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가운데 특정팀을 응원하기 위한 팬보다는, 단지 야구를 보기 위한 관중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펼친 두 팀이 강원도 연고팀이 아니라는 점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현재 강원도를 연고로 하고 있는 SK 와이번스가 이들 관중이 응원하는 팀도 아니었다. 사실상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 야구팬들에게 응원하는 팀은 없는 상태였다.
이에 대해 춘천 토박이 김인섭(48)씨는 “이러한 응원 모습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춘천이나 강원도를 연고로 하는 프로 야구팀 창단 밖에 없으며, 이를 통해 지금의 2군 경기에 대한 관심이 자신이 응원하고 싶은 팀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야구 사랑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역 새로운 문화코드 '야구'
타시도 지역민들에게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는 산 좋고 물 좋은 살기 좋은 고장으로 알려져 있어 부러운 시선을 받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 지역을 찾는다. 실제로 의암 야구장이 위치한 주변만 둘러보아도 바로 옆에 ‘의암댐’과 ‘의암호’가 있으며,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한 ‘중도 유원지’가 있다. 여기서 범위를 더 넓히면 관광 코스는 더욱 더 많아진다.
하지만 다른 지역민들과 달리 이 지역민들에게 이러한 장소는 전혀 새로울 게 없는 곳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고, 항상 지켜봐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지 지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적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대학생 안경철(26)씨는 “야구장이 그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젊은층의 경우 놀이문화라고 해봐야 영화관이나 술집이 전부다. 그런 점에서 이곳 춘천에서 지속적으로 야구가 개최되고, 연고팀도 생긴다면 즐길 문화가 전무한 춘천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춘천에 야구가 자리 잡기를 환영한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야구장답게 많은 경기 개최가 시급과제
“많은 경기 개최로 야구팬들과 함께 하는 의암 야구장이 되기를 바란다.” 의암 야구장을 관리하고 있는 심우환(30, 춘천시 시설관리공단)씨의 바람이다.
지난 2005년 말 정식으로 문을 연 의암야구장은 사실상 지금까지 개점휴업이었다. 애당초 큰 기대를 모으며 추진했던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양한 경기 유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그것도 대부분 사회인 야구팀들이 이용하며 겨우 야구장으로서 근근이 버텨왔다.
이렇다보니 운영 첫해였던 지난해 적자는 당연했다.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조명, 전광판, 음향 시설은 가동할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유지비만 소요하는 애물단지가 되었고, 수입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야구장내 매점, 식당과 같은 공간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아직도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이럴 거면 뭣 하러 지었느냐”는 지역 언론의 따가운 비난을 받는 건 무리는 아니었다.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적자와는 분명 다를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올해부터 춘천시가 의욕적으로 대회 유치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야구장 활용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로야구 2군 리그 가운데 12경기를 유치했고, 8월에는 전국 대회인 중학야구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곳 경기장은 심우환씨를 비롯해서 모두 3명이 관리를 하고 있는데, 심 씨는 그동안 경기가 없었음에도 정성스럽게 관리를 해왔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잔디 상태도 양호했고, 관중석과 주변 시설들은 이제 막 문을 연 경기장처럼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다만 경기가 거의 없어 활용도가 극히 낮았음을 심우환 씨는 매우 아쉬워했다. 관중석이 아직까지 때를 타지 않은 이유도 따지고 보면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었다. 이제 심 씨의 바람은 단 한가지뿐이다. 이 경기장에 많은 관중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많은 야구 경기가 개최되어, 자신의 일이 바빠지는 것이다.
◎ 기존 야구장과 다른 방법으로 줄을 표시하고 있는 의암야구장. 사진 속 인물은 경기장을 관리하고 있는 춘천시 시설관리공단의 심우환(30)씨.
◎ 좋은 시설임에도 활용도가 극히 낮은 춘천 의암 야구장 모습. (사진 = 공짜)
: '07 2군리그 첫 춘천 나들이 '기아 타이거즈 vs LG 트윈스' (4월 22일 일요일)
야구계는 왜 지금까지 강원도 팬들을 소외시켜 왔는가?
지난 21~22일까지 강원도 춘천 의암야구장에서는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간의 2군 경기가 열렸다. 당초 함평에서 예정되어 있던 이 경기는, 춘천시의 요청과 KBO의 야구 저변 확대라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추진된 ‘춘천 중립경기’ 가운데 그 첫 번째 시리즈였다.
비로인해 20일 경기가 취소되며, 이틀에 걸쳐 더블헤더 포함 3경기를 치른 두 팀의 맞대결에 춘천시민을 비롯한 강원도 팬들은 기대이상의 성원을 보내주었다. 갑작스럽게 추진되어 홍보가 부족했음에도 21일 300여명, 22일 400여명의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도 놀랄 만큼 예상보다 많은 관중이 2군 경기임에도 찾아왔던 것은, 지난 1988년을 마지막으로 정규리그가 펼쳐진 뒤 무려 19년 동안 강원도가 ‘야구의 불모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강원도에서는 1995, 1999년 시범경기 한 차례와 지난해 춘천과 횡성에서 모두 세 차례의 2군 경기가 전부였다. 그동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그 동안의 설움이 이틀간의 뜨거운 성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로 인해 경기장 분위기는 여느 다른 2군 경기 현장과는 달랐다. 조용하다 못해 삭막한 게 보통의 2군 현장이었다면, 이날 의암 야구장은 응원단과 치어리더도 없었지만 1군 경기 못지않은 박수와 환호가 있었다. 여기에는 그 동안 응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설움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러한 영향은 “선수들의 눈이 달라지더라”는 차영화 타이거즈 2군 감독의 말처럼 무관중 경기에 익숙해 있던 2군 선수들의 자세까지 변하게 만들었다.
팬과 관중들이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답례하고, 관중들은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로 화답하는 2군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인상적인 장면을 마지막으로, 첫 번째 ‘춘천 중립경기’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한편, 춘천 중립 경기는 4, 6, 7, 8월에 걸쳐 각 3경기씩 모두 12경기를 소화할 예정으로, 프로 8개 구단의 2군 팀들이 모두 춘천에서 한 번씩은 경기를 펼칠 계획이다.
◎ 올 시즌 춘천 의암야구장에서 계획된 ‘2군 중립경기’ 일정
◎ "춘천에서 2군 경기가 열려요." 의암 야구장의 겉모습은 문학 야구장의 쌍둥이 동생 같았다. (사진 = 공짜)
◎ 모두를 환영하는 이곳은 춘천 의암 야구장 (사진 = 공짜)
★ 춘천 의암 야구장 둘러보기 ★
◎ 깔끔한 관중석. 사진은 중앙 관중석. (사진 = 공짜)
◎ 자연 친화를 모토로 만들어진 외야 관중석 (사진 = 공짜)
◎ 돗자리를 깔고 외야석에 앉아 야구를 관람하고 있는 관중의 모습 (사진 = 공짜)
◎ 야구장에서 먹는 탕수육 맛이란... (사진 = 공짜)
◎ 의암 야구장의 선은 이 기구를 통해서 긋고 있었다. 기존 프로 야구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사진 = 공짜)
◎ 첫번째 춘천 시리즈로 열린 타이거즈 vs 트윈스의 3차전 종료를 알리는 전광판 화면. (사진 = 공짜)
◎ 오랜만에 춘천에서 열린 경기가 끝난 뒤, 박수를 보내고 있는 관중들과 이에 화답하는 선수들 (사진 =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