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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2.31 첫 눈... 설마 Again 2005??
- 2007.12.31 드디어 첫 눈이 내리다.
- 2007.12.28 성탄절과 석가탄신일, 꼭 공휴일로 지정되어야 하나?
광주 지방에 29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첫 눈이 30일에 이어 2007년 마지막날인 31일에도 쏟아졌다. 40Cm에 육박하는 제법 많은 양. 그런데 눈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008년 첫날인 1일에도 10Cm가 더 내린다고 한다. 이쯤되면 말 그대로 낭만적인 눈이 아니라 폭설이다. 아직은 별 일이 없지만, 예상치 못한 더 큰 일을 위해 눈을 치워야 할 시점이다. 왜냐하면 지난 2005년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2005년 12월 4일 일요일. 당시 온 나라는 황우석 교수 문제로 굉장히 시끄럽던 시기였다. 그 때 전국을 비롯한 광주와 호남 지방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눈은 이번처럼 첫 눈이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첫 눈 답게 사뿐사뿐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곱게 내리던 그 눈은 몇 시간 뒤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한것은 물론이다. 폭우나 폭설이 내렸을 때 뉴스 인터뷰 장면에서 항상 나오는 "00평생 이렇게 큰 비/눈은 처음이여~"처럼, 그런 눈은 정말 처음이었다. 강원도 철원에서 2년간의 군 생활 동안에도 그렇게 거칠고 지독하게 내린 눈은 보지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눈은 보지 못할 것이다. 이번에 내리는 눈도 많은 편이지만, 그 때가 더욱 강력했다.
첫 눈이 왔다. 엄밀하게는 '07-'08 시즌 첫 눈이다. 그 시점은 12월 29일 토요일 저녁.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은 첫 눈 소식이 오래전에 전해졌는데, 그 동안 이 쪽 남부지방에서는 오라는 눈은 안오고 계속해서 겨울비만 내릴 뿐이었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는 겨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 이렇게 눈 없는 겨울로 끝나는게 아닌가 우려도 됐다. 공식적으로는 지난 12월초 새벽에 잠깐의 눈이 왔었다고 하는데 듣보잡. 적설량도 0.
그래서였을까? 간절한 기다림을 알았는지 하늘은 마침내 29일 저녁부터 눈을 뿌려주었다. 그런데 그 양이.... 첫 눈 치고는 배가 부를 정도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각도 창문 밖으로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31일 새벽 1시 현재 광주 적설량은 23.7Cm)
★ 광주에 눈이 이렇게...
1) 신호등 위에도 많은 눈이 쌓였는데, 위험하게도 신호 표시되는 부분을 가린것은...
2) 마치 이불을 뒤집어 쓴 듯한 자동차의 모습.
3) 5.18 공원 팔각정에서 상무지구쪽을 내려다 본 모습
4) 모든 집들 옥상과 지붕위에 공평하게 내려앉은 눈.
5) 기아자동차를 먹여 살리기 위해 출고를 기다리는 신차들도 모두 눈을 덮어썼다.
★ 눈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풍경
★ 눈이 내리면 만들고 싶은것은?
★ 뭐니뭐니 해도 눈이 내리면 아이들 세상
바로 위 사진에도 나오지만 눈이 내린 뒤 최고 놀이는 '비료 포대' 썰매 놀이.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시골이 아닌 도시에 살고 있는데, 어떻게 사진처럼 썰매를 탈 수 있을까? 정답은 아래 영상에~
지난 12월 25일, 평년보다 7-8도 높은 포근한 날씨 속에 성탄절 휴일이 지나갔다. 비록 눈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성탄절에도 많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거운 휴일을 보냈다.
◆ 최근 들어 줄어드는 공휴일
공휴일, 소위 말하는 달력의 빨간 날 가운데 일요일을 제외하고 맨 마지막인 15번째 휴일이 성탄절이다. 그런데 내년부터 성탄절은 14번째 휴일이 된다. 이유는 지난 2005년 6월에 개정된 규정에서 제헌절이 2007년을 마지막으로 공휴일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식목일 역시 이 때 규정에 의해 이미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가 되었다.
이렇게 한꺼번에 이틀이 제외된 이유는 2004년 7월 1일부터 주 5일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근무 시간이 기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든 가운데, 공휴일수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은 공휴일로서 위치를 굳건하게 지켰다. 똑같은 성격의 석가탄신일(음력 4월 8일, 이하 석탄일)도 마찬가지. 식목일은 그렇다 해도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두 공휴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다.
◆ 본래 공휴일로서 의미 퇴색
공휴일은 하루를 쉬면서 그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탄절과 석탄일도 아기 예수와 석가 탄생의 의미를 통해 그 날을 기리려는 목적이 크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그와 동떨어져 보인다. 성탄절만 보더라도 성당이나 교회에서 참 뜻을 되새기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술집이나 유흥업소에서 휴일을 만끽하려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예수 탄생의 의미와 ‘사랑’이라는 가르침을 되새겨 보기는커녕, 오히려 즐기는 자들만 즐기는 위화감을 조성하는 날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 국민 3분의 2는 단순히 쉬는 날
국가에서 특별히 지정해서 매년 그 날을 기리고 있는 공휴일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그날을 받아들이는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탄절과 석탄일은 그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2005년에 실시 된 인구 주택 총 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각종 통계 조사 가운데 종교 비율에 대한 결과도 발표되었는데, 그 결과 종교를 가지고 있는 국민은 전 국민의 절반을 조금 넘는 53.1%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봤을 때 나머지 절반의 국민들은 해당 종교의 기념일과 관계없이 하루를 쉬는 것이다.
그런데 각 종교 별로 나온 수치를 보면, 기념일과의 연관성이 더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종교가 있는 국민 가운데 1위인 불교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3%였고, 개신교가 34.5%, 천주교가 20.6%로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종합해보면 3분2가 넘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종교적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는 공휴일을 보내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각 학교에는 개교기념일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날 하루는 특별히 휴무일로 지정이 되어 학교에 가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때 해당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이거나 학교와는 전혀 관계없는 직장인도 쉰다고 할 수 있을까?
◆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이 한글날보다 중요?
성탄절과 석탄일이 아니더라도 국가적으로 이를 대체할 중요한 기념일들은 많다. 당장 내년에 제외될 예정인 제헌절이 그렇다. 그런 가운데 공휴일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다면 0순위는 단연 10월 9일 한글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한글날은 지난 1990년까지 공휴일이었지만, 당시 정부가 쉬는 날이 많다는 이유로 1991년부터 제외를 시키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 이후 한글 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지식인들과 국민들이 이날을 다시 공휴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꾸준히 제기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마침내 지난 2005년 12월 ‘공휴일이 아닌 국경일 승격’이라는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다.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성탄절과 석탄일보다 더 중요한 날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말 할 것도 없고, 이미 10년 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기록 유산에 오를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은 것이 한글이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져 있는 한글과 그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서 그 참 뜻을 되새겨 보는 것이 성탄절과 석탄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또한 각종 관공서나 기업의 이름이 경쟁하듯 영문 간판으로 바뀌는 한글 경시 풍조와 정체불명의 신조어가 범람한 모습 속에서 공휴일 지정을 통해 한글이 우수하다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앞서 계속 언급한 대로 공휴일은 쉬는 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연히 그 지정에 있어서도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떤 날이 우선적으로 필요한지 고려해서 공휴일이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은 지금과 같이 기념일은 변함없이 지켜 나가돼, 이제는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다른 기념일에 공휴일 자리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달력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날짜에 빨간색이 칠해져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