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민, '계륵'에서 '보물'로 태어나라
1998년 해태 고졸 우선 지명으로 한양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5억원을 받고 김진우 선수와 함께 화려하게 입단했던 강철민 선수.
방콕 아시안 게임 야구 드림팀 1기 멤버로서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내고 입단한 만큼, 팀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팀내 선발의 한 축을 맡아 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매년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한 시즌을 버티기에 부족한 체력이 그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다.
10승을 넘기기는 고사하고 매년 승보다는 패가 많았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으로 정규이닝을 간신히 넘겼다. 구속은 빨랐으나 공이 가볍다는 평가를 들었고, 방어율은 5점대로 높았다.
올 시즌도 동계 훈련과 시범 경기를 통해서 대담한 승부와 예리해진 변화구를 앞세워 올 시즌 기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발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로 인해 시즌 초 김진우 선수가 빠진 선발진에서 팀도 2선발의 중책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첫 선발 경기에서 그 기대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후로 위기 상황에서 항상 무너졌고, 어쩌다 호투를 하는 날이면 승운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시즌 중반에는 경기 초반 강판되고 나서 불펜에서 불손한 행동까지 보여 팀 리더인 이종범 선수의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팬들은 실망을 나타냈고,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단골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리고 실제로 예전에 그의 트레이드가 추진되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팀은 그를 트레이들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만이 가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타이거즈 제 2의 홈구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 서울이다. 또한 LG라는 팀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빅카드 상대로 꼽고 있다.
그리고 강철민 선수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선수이다. 그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에 무척 강하다. 또한 입단이래 LG라는 특정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그와 팀에게 큰 매력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해태시절부터 기아는 주로 LG와의 트레이드를 많이 성사시킨 팀이다. 현재 손지환, 이용규, 홍현우, 최향남, 방동민을 비롯해서 수많은 선수들이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추진에 있어서 고려되는 팀이 LG이다 보니 팀으로서는 앞서 언급한 매력 요소들을 생각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지금까지 팀에 잔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22일 경기를 통해서 그가 왜 기아에 남아있는지를 다시 한번 더 증명해주었다. 7이닝 동안 2실점 호투를 통해 팀의 탈꼴찌와 3연승 그리고 팀간 전적을 원점으로 만드는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LG였고, 장소는 서울 잠실야구장이었다.
시즌 첫 등판 승리이후 무려 80일만에 거두는 승리였다. 시즌 2승. 그의 부진은 선발진의 무게를 떨어뜨렸고, 팀은 부진에 빠졌다. 꼴지를 시즌 내내 지켜왔다. 이제 그가 다시 LG와 서울이라는 보약을 등에 업고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팀은 꼴찌에서 벗어났다.
앞서 살펴 본 대로 그는 계륵과 같은 존재다. 팀에 잔류시키자니 기대만큼 성과가 없고, 그렇다고 다른 팀에 넘겨주자니 아까운 선수가 바로 강철민 선수이기 때문이다. 입단이후 그는 이런 모습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팀이 부진에서 벗어나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렇게 되면 그도 '팀의 계륵'과 같은 존재에서 '팀의 보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서울과 LG 트윈스에 강한 몇가지 이력>
2002년 5승 6패 - 서울에서 4승, LG전에서 3승
2003년 6승 7패 - 서울에서 1승, LG전에서 2승
2004년 8승 12패 1세이브 - LG전에서 1승, 시즌 유일한 완투 경기를 서울에서 펼침
2005년 1승 4패 - 서울 경기에서 14이닝동안 4실점만 허용
통산 20승 29패 - 서울에서 5승, LG전에서 6승
1) 2003년 4월 19일, 프로데뷔 첫 완투(광주 LG전) - 패전투수
2) 통산 3번의 완투 중에서 서울에서 1번, LG전에서 1번의 완투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