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2007 시즌'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7.10.05 최희섭, 무등야구장의 '그린 몬스터'를 넘기다
  2. 2007.10.05 이종범, 1993년 입단 이후 첫 2루수 출장
  3. 2007.10.05 대체 왜?
2007. 10. 5. 11:37


 지난 8월 19일 일요일 광주 무등야구장

 경기는 기아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양팀간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


 기아 타이거즈가 3-1로 앞서고 있던 1회말 무사 2루 상황, 타석에는 5번 타자 최희섭.

 2스트라이크 이후 한개의 볼을 골라내고 맞이한 4구째 몸쪽 낮은공

 최희섭은 방망이를 가볍게 돌렸고, 공은 한가운데로 포물선을 그리며 훌쩍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

 특히 구장 시설 변경 공사로 지난 시즌부터 새롭게 만들어진 일명 '그린 몬스터'를 최초로 넘기는 장면


 사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비거리로 그 옆쪽에 떨어뜨린 선수도 있었고

 과거 '그린 몬스터'로 이름 지어지기전에도 전광판을 직접 맞히는 홈런도 있었지만

 '그린 몬스터'가 생기고 그 자리의 그 벽을 넘긴 선수는 최희섭이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이 홈런은 '최초'라는 그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사실상 상대의 힘을 빼놓는 결정적인 홈런(2점)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 값어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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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런을 치고 들어온 최희섭 특유의 세러모니. 사진 위쪽에는 불펜에 있다가 축하를 해주기 위해 급히 달려오는 이날 선발투수 오준형(왼쪽)의 모습도 보인다. 그 오른쪽은 박정규.


                  이 맛에 야구본다~!!!!



                        광주 무등야구장의 '그린 몬스터'는?

 일명 '그린 몬스터'는 지난 2006년 1월 11일 공식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시설물이다.

 팀 역사상 처음으로 꼴찌의 수모를 당했던 2005년 시즌이 끝나고, 무등 야구장의 짧은 거리로 인해 투수들이 많은 피홈런을 허용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경기장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조 하면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공사는 2005년 12월 8일부터 다음해 1월 11일까지 한 달여정도 진행이 되었고, 경기장의 펜스 길이를 뒤로 미는것이 공사의 주된 목적이었다.

 이로인해 좌우는 97m에서 99m로 2m 늘어났고, 가운데는 113m에서 120m로 무려 7m가 늘어나며 잠실구장에 이어 2번째로 넓은 야구장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기존 펜스 높이에 더해 그물망까지 설치하며 전체적인 펜스의 높이도 3m10cm로 높아지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것은 가운데 지점이다. 120m로 확장을 하게 되면서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백스크린이 앞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 구단은 이 시설물마저도 경기장의 한 부분으로 흡수를 해버리게 된다.

 가로 22m와 세로 6m 90cm의 거대한 시설물. 이것이 바로 '그린 몬스터'가 된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새로 만든 시설로 오해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기존의 백스크린을 경기장 시설물로 흡수한 것이다.)

 그리고 '그린 몬스터'라는 이름은 보스턴 레드삭의 홈 구장 '펜웨이 파크' 좌측에 있는 거대한 '그린 몬스터'와 색깔도 비슷하고 그 규모는 비교가 안되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설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불리어지게 되었다.


                         ◆ 공사전의 '그린 몬스터'(2005년) : 11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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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후 현재의 '그린 몬스터'(2007년) : 120m + 그린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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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스가 뒤로 밀리면서, 그 앞에는 선수들이 러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새로 생겨났다.


                             ♣ '그린 몬스터' 뒤쪽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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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벽을 넘고 홈런이 기록되었다. 그런데 '그린 몬스터' 뒤에 붙어있는 저 구조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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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은 싱겁게도 '매점'

Posted by 공짜
2007. 10.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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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회말 대주자 출장(↔ 김상훈) ● 9회초 수비 투입(2루수)  ● 9회초 도중 위치 교체(3루수)


                          ☞   프로 데뷔 첫 2루수 출장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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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사 후 1루에 주자가 나간 뒤 수비 위치 변경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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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루수로 위치를 바꾼 다음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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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이 1993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루수가 되어 경기에 출장했다.

 이종범(기아 타이거즈)은 5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8회말 대주자로 모습을 보인 뒤 9회초 수비에서 2루수가 되어 경기에 투입되었다. 이는 올 시즌은 물론이고, 지난 1993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

 그 동안 이종범은 데뷔 이후 줄곧 유격수를 맡아오다, 일본 진출 이후 2001년 복귀한 다음부터는 3루수에 이어 주로 외야수로만 활동해 왔다. 이 경기 전까지 그의 마지막 내야 경험도 지난 2005년 5월 28일 수원 현대전에서 3루수로 출장했으니 무려 2년 2개월만의 내야수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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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지고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2루수 출장이었다. 경기 내내 벤치를 지키다 8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김상훈의 대주자로 경기에 나와 후속타자의 안타 때 홈을 밟은 그는, 유일한 내야수였던 2루수 김연훈이 앞선 공격에서 교체되고 더 이상 투입할 선수는 없던 상황에서 9회초 2루수가 되어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를 오래 지킬 수는 없었다. 1사후 1루에 주자가 출루하자 벤치의 지시로 불과 6분만에 3루수로 옮긴 것이다. 그리고 수비 위치를 바꾸자마자 박기혁(롯데)이 초구를 2루쪽으로 쳐냈고, 이 타구가 김종국(2B)-이현곤(SS)으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며 경기는 8-7로 아무 일 없이 타이거즈의 승리로 끝이 났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종범의 내야 나들이 역시 공 한번 만져보지 못한 가운데 아무 일 없이 막을 내렸다.

 사실 이종범의 2루수 출장은 전부터 줄곧 나온 이야기라 전혀 낯선 소식이 아니다. 지난 5월 최희섭의 영입이 확정된 이후 일부 포지션의 수비 위치 변경 때 나온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습 시간에 2루수 위치에서 수비연습을 하며 2루수 출장이 구체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지금까지 2루수는 물론이고 내야로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2군에 머물던 기간에도 외야수로만 경기에 나선 그였다.

Posted by 공짜
2007. 10. 5. 11:25


 대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2007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1약으로 떨어진 기아 타이거즈가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19일 한화 이글스와 첫 경기를 가졌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습만을 보여준 끝에 또다시 패하고 말았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기아 구단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굵직굵직한 소식을 연달아 쏟아내면서 팀 분위기를 바꾸려는 작업을 시도했다. 1탄은 18일 이뤄진 조범현 전 SK 와이번스 감독의 영입. 지난해까지 감독 생활을 해왔던 인사라 뜻밖의 소식이었다. 그는 김지훈 코치를 대신해 1군 배터리 코치의 임무가 주어졌다. 역대 배터리 코치 가운데 최고 거물급 인사다.

 조범현 전 감독의 영입으로 2탄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1·2군 코칭 스태프간의 전면적인 교체작업이 그것이다. 2군 남부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태프가 대부분 올라왔다. 차영화 2군 감독을 비롯해 김종모, 구천서, 이강철 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반면, 김봉근 투수코치를 제외한 기존 코치들은 모두 2군으로 내려갔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는 김종모, 조범현 코치의 합류가 늦어지면서 박승호, 김지훈 코치가 그 임무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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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대적인 자리 이동으로 이날 새롭게 3루 작전 코치가 된 차영화 2군 감독   (사진 = 공짜)

 3탄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나왔다. 주장 이종범의 2군 강등.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타격이 문제였다.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1할8푼3리의 타율이 이를 말해준다. 사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진작 2군행이었지만 한국 야구 최고 스타라는 상징적인 의미와 팀 내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 등으로 그 동안 1군에 남는 게 팀을 위해 좋다는 판단이었으나, 이날 전격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따라 타이거즈는 제 몫을 하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간 선수가 김종국, 조경환, 이상화, 전병두 등에 이어 한명이 더 늘어나게 되었다.

 이 모든 일들은 불과 만 하루사이에 이뤄졌고,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충격 요법들이었다. 하지만 갖은 노력에 비해 이날 경기의 내용과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나 경기 내외적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었고,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


◆ 상대 선발 배터리의 갑작스런 교체
 우선 타이거즈 내부를 들여다보기에 앞서, 이날 상대팀 전력을 들여다봐도 타이거즈가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것은 이날 이글스 선발 투, 포수를 통해서였다.

 우선 이글스 선발 투수는 올 시즌 신인이자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하게 된 김혁민. 그는 소위 ‘땜빵’용 등판이었다. 정상적인 등판 간격이라면 문동환이 나와야 했지만, 그가 지난 6일 현대전에서 고관절 부상을 당하며 지금은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김혁민이 첫 선발 등판을 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타이거즈 선발은 승운이 따라 주지 않았어도 제몫을 다하고 있는 스코비. 선발 투수 무게만 놓고 보면 타이거즈의 압도적인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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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날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하게 된 김혁민(한화 이글스)의 투구 모습   (사진 = 공짜)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1회말에 찬스를 잡으며 선취점을 낼 때까지는 좋았지만, 호수비가 나오며 더 이상의 점수를 내는데 실패했고, 김인식 이글스 감독도 불안한 마음에 1이닝만 던지게 하고 곧바로 최영필로 교체해버리며 더 이상의 만남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글스의 선택은 탁월했고, 타이거즈는 신인 투수가 있었을 때 더 이상의 점수를 뽑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또한 이날 선발 포수로 나온 신경현의 갑작스런 교체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1회말 수비에서 손지환의 파울 타구에 맞아 한 동안 그 자리에 앉아있어야 했던 그는 결국 3회말 수비를 앞두고 심광호로 교체가 되면서 경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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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회말 손지환의 파울 타구에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이글스 포수 신경현   (사진 = 공짜)


◆ 불길한 예감
 3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9번 고동진. 그는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보낸 뒤 2구에 기습 번트를 댔다. 포수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굴러간 타구는 평상시 같았으면 내야선을 지나 파울 지역으로 굴러갈 모양새. 더군다나 무등 야구장은 인조 잔디 구장이라 공의 흐름을 방해할만한 요소가 전혀 없었다. 이점을 잘 알고 있는 투, 포수도 대비가 늦었던 타구를 잡기보다는 흘러나가기를 기다리는 상황.

 하지만 공은 그런 배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심술을 부리며 선 앞에서 딱 멈춰서 버렸다. 포수 김상훈이 이미 타구가 멈췄는데도 더 구르지 않을까 싶어 공을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이미 심술보가 가득찬 공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고동진의 포수 앞 내야안타. 이미 이 장면에서 경기의 승운은 한화 이글스를 향해 웃음 짓고 있었다.


◆ 더 많은 출루
 양 팀은 이날 14번의 똑같은 출루 기록을 보였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이글스는 4점을 얻었으나, 타이거즈는 고작 1점을 얻는데 그쳤다. 더구나 안타수는 타이거즈가 12개로 10개의 이글스보다 더 많았음에도 받아든 결과물은 참담했다. 타이거즈가 이날 얼마나 활발한 출루를 했는지는 1~9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선두 타자 출루는 무려 5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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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타도 많고 출루수를 더해봐도 상대보다 더 많음에도 뒤져있는 타이거즈의 점수판.   (사진 = 공짜)

◆ 찬스, 찬스, 찬스
 매회 주자를 내보낸 만큼 찬스도 많았다. 9이닝 가운데 무려 7이닝이나 득점권에 주자가 진루해있었던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이 가운데 확실한 득점권인 3루까지 진출한 경우는 무려 4이닝. 하지만 작전 실패와 2번이나 나온 홈에서의 아웃 그리고 결정타 부족 등으로 이 찬스는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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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계 속설도 무위로 그친 이글스의 병살타 4개

 야구 경기에는 많은 속설들이 있다. 예를 들어 ‘바뀐 수비수에게 첫 타구가 날아간다’는 속설은 정확한 분석은 없지만 신기하게도 맞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한 경기에서 병살타 3개를 친 팀은 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앞의 속설과 달리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로 그 만큼 많은 기회를 무산 시켰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속설도 타이거즈 앞에서는 무위가 되고 말았다. 이날 이글스 타선이 친 병살타는 모두 4개. 2, 5, 6, 7회초 이렇게 4번이었다. 웬만해서는 상대를 좌절시키기에 충분한 결과였지만, 타이거즈도 마음이 아팠던지 이를 이용하지 못하고, 같이 슬픔을 나눴나 보다.

◆ 이글스의 기막힌 호수비 앞에서 좌절한 타이거즈
 모든 패배의 원인을 난조와 무기력으로 몰고 가기에는 타이거즈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다. 한 가지 정도는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 하나정도는 있어야 그들도 희망을 가지고 다음 경기에 대비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행스럽게 그 변명 거리가 분명 있었다.

 이글스 내야진의 호수비. 이날 경기에서 딱 2번 나왔던 이 장면은 그 때마다 너무나도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고 말았다. 먼저 1회말 1사 1-2루 상황. 신인 김혁민을 상대로 1점을 선취한 타이거즈는 계속해서 기회를 이어갔고 타석에는 손지환이 들어섰다. 그리고 그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타구를 가운데 쪽으로 날렸으나, 거기에는 2루수 백재호가 있었고 살짝 몸을 날려 글러브 속으로 공을 받아냈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려던 순간 힘이 빠진것은 당연한일. 특히 당사자인 손지환은 이 장면에서 충격이 컸을까? 이후 2번의 타석에서 모두 결정적 찬스가 있었지만 모두 범타로 물러나고 말았다. 3회말 1사 1-3루, 5회말 1사 1-3루.

 이 보다 더욱 결정적인 호수비는 4회말에 나왔다. 이번에는 유격수 김민재였다. 2사 2루 상황에서 이현곤이 친 안타성 타구를 옆으로 몸을 날리며 잡아낸 것이다. 앞선 수비보다 더욱 어려운 수비였고, 상황도 결정적이었다. 1대1 상황에서 2대1로 점수가 변경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무등야구장의 인조잔디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멋진 수비였다. 한편 유격수 김민재는 비슷한 타구였던 9회말 선두타자 송산의 타구는 글러브 속에 공을 넣었지만 뒤로 흘려보내며, “더 어려웠던 타구는 잘 잡더니”라는 아쉬움까지 선사했다.

 이렇게 이글스 수비진이 멋진 수비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과 대조적으로 타이거즈는 단 한 번의 어설픈 타구 처리로 결승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6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이범호의 투수 앞 번트를 잡은 스코비가 이쪽 저쪽을 겨냥만 하다가 모두 살려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이 때 포수 김상훈은 스코비를 향해 3루쪽으로 손짓하며 콜 플레이를 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단어 선택이 문제였다. “쓰리, 쓰리, 쓰리”. 스코비는 속으로 “왓?”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이후 결승점이 되었던 안타와 희생뜬공으로 2점을 헌납하며 경기는 역전이 되고 말았다.

◆ 하늘도 외면한 홈런
 극적인 장면도 나올 뻔 했다. 가정만 하면 어떤 드라마라도 쓸 수 있는 스포츠 현장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극적인 상황이 될 뻔했다.

 그리고 비운의 주인공은 김경진. 그는 8회말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4구째 들어온 공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높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홈런 아니면 파울밖에 답이 없었다. 그리고 답은 장외 파울 홈런. 공이 날아가면 날아갈수록 급격히 휘어지며 좌측 폴대를 벗어난 것이다. 그 원인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강하게 불었던 바람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여기에서도 야구계 속설이 등장한다. ‘파울 홈런 타구 뒤에는 삼진’ 그리고 속설은 정확히 맞았다. 힘이 빠진 김경진은 헛스윙 삼진 아웃.

◆ 이용규 마저도....
 ‘설상가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인가? 안 그래도 부진한 선수들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는 타이거즈가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또 다른 병을 앓고 있다. 이미 개점휴업중인 강철민, 장문석, 심재학에 이어 이대진, 최희섭, 김원섭, 홍세완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날 또 다른 한명이 그 대열에 합류하고 말았다.

 주인공은 이용규. 3회말 이재주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서서 들어가다 베이스를 직접 밟은 뒤, 살짝 미끄러지며 발을 접지른 것이다. 바로 왼쪽 발목을 잡고 쓰러졌고, 잠시 뒤 다시 일어나 경기 출전 의지를 보였지만 상황은 좋지 못했다. 결국, 류재원으로 교체가 되었고, 인대가 늘어나 최소 2주의 결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왔다. 안타까운 것은 슬라이딩을 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부상이라는 사실이다. 안 그래도 어려운 팀 상황인데, 이런 부분에서도 불운이 겹치고 있는 타이거즈의 현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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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회말 주루 플레이 도중 발목을 접질려 고통스러워하며 교체되고 있는 이용규   (사진 = 공짜)

◆ 갈수록 불쌍해지는 스코비
 이날도 스코비는 역투를 펼쳤다. 한국 무대 진출 이후 가장 많은 이닝(8이닝)과 투구수(118개)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도 승리의 미소는 그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갈수록 불운해지고 있다.

 그가 이날까지 선발로 등판한 경기는 모두 6경기. 그리고 기록을 보면 왜 불쌍한지 알 수 있다.
☞ 6경기 모두 6이닝 이상 투구
☞ 6경기 모두 3실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놀랍게도 이날 경기가 가장 많은 3실점이었고, 나머지 경기는 1실점 2번과 2실점 3번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받아든 성적표는 고작 1승(2패). 윤석민 못지 않은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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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전 국민의례에서 글러브를 내려놓고 간절한 모습을 보여준 스코비(윗 사진)와 남편의 투구를 지켜보기 위해 이날도 경기장을 찾은 부인 린지 스코비(아래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빨간옷) (사진=공짜)


 결국 이날 경기는 한화 이글스의 4-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결과물 또한 화려하다. 이글스는 상대전적 5연승과 함께 최근 경기 2연패를 끊고 3번째로 시즌 30승(2무27패) 고지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타이거즈는 그 제물이 됨과 동시에 상대전적 5연패와 시즌 4번째 4연패를 경험해야 했다. 또한, 시즌 37패(24승1무)를 당하며 승과 패의 적자폭이 올 시즌 최대인 -13으로 늘어나며 앞으로가 더욱 힘겨워 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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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날 경기 최종 스코어. 안타도 더 많은데 점수는 대체 왜?   (사진 = 공짜)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타이거즈여~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