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5:30

[기아 vs LG, 서울 잠실 야구 경기장, 시즌 7차전] - 2004년 6월 4일


 기아 이틀 연속 역전승, 연승 시작!

 필자는 9회 원아웃까지 괴로웠다. 왜냐하면 양팀 모두 투수전 승부와 빠른 경기 진행등으로 깔끔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었다. 결국 꼬집어 낼 만한 구석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최고 흥행카드라고 손꼽히는 잠실의 기아와 LG의 경기는 모든이들의 예상대로 쉽게 끝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 마지막 이닝인 12회말까지 경기가 이어지면서 양팀 합쳐 11명(기아 6명, LG 5명)의 투수를 기용하는 총력전을 펼친 끈질긴 승부가 이어졌다.
이 기나긴 승부에서 기아가 또다시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5 대 2 역전승으로 4연패 이후 2연승.

연장 12회초. 1사후 앞선 공격에서 마해영의 대주자로 기용된 김민철 선수가 중견수 앞 안타를 치고 나가 오늘 경기의 마지막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와일드 피치와 고의 4구로 1,2루 상황이 되자 LG는 투수를 전승남으로 바꿨다.
타석에는 기아의 해결사 이재주 선수가 들어섰고 기대대로 바깥쪽 공을 밀어쳐서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쳐내 4대2를 만들었다. 발이 느린 이재주 선수가 서서 들어올 정도의 깊숙한 타구를 날린 것이다. 이어 오늘의 히어로 김주형 선수가 희생플라이를 쳐내 승부에 쐐기를 박아냈다. 결국 승부에 대한 의욕을 잃은 LG는 12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3자 범퇴로 무기력하게 물러나 기아의 5대2역전승으로 끝났다.

선취점은 기아의 몫이었다. 장성호의 2루타, 마해영의 볼넷, 심재학의 안타로 1사 주자 만루를 만들고 이재주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서 3루주자를 홈에 불러들었다.

하지만 LG도 만만치 않았다. 뒤이은 4회말 공격에서 마틴, 박용택, 최동수의 연속 3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3루 상황에서 양현석의 잘맞은 타구가 1루수 마해영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 타자뿐 아니라 1루주자도 그대로 아웃 되어 찬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6회말 LG는 투아웃을 잡아놓은 최용호에게 마틴이 볼넷을 고르고, 박용택의 안타, 최동수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역전을 시켰다. 최동수는 팀의 2점을 모두 자신이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하지만 뭐니해도 오늘 승부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9회초 기아의 공격때였다.
9회초 LG투수 이동현 선수가 6번 이재주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기아가 손지환을 빼고 어제 데뷔한 신인 김주형을 대타로 내세우자 LG벤치는 그들의 마무리 진필중을 기용했다.
하지만 진필중은 기아팬들의 기대(?)대로 김주형 선수에게 데뷔 첫 안타, 타점, 홈런, 득점이라는 커리어를 안겨주었다. 이로써 경기는 2 대 2 동점!
이 한방이 없었다면 연장으로 승부를 몰고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아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는 경기전 예상과 달리 경기내내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양팀 선발 투수가 모두 5이닝 이상을 버텨주었고 상대 타선들은 더운 날씨 만큼이나 방망이가 무뎠다.

기아 ----------- R H E B (연장 12회)
000 100 001 003 | 5 13 0 4
000 101 000 000 | 2 9 1 4
LG

승리투수 : 신용운(3승 1패 6세이브)
패전투수 : 진필중( 3패 12세아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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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f the Player] 김주형, 이재주 外

1) 김주형 (UP)

대형 신인 김주형.

전날 SK와의 광주 홈경기에서 프로 데뷔를 했던 김주형이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두번째 경기에서 보여주었다. 팀의 패색이 짙던 9회초에서 상대 마무리 진필중으로 부터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자신의 안타, 타점, 득점, 홈런 모두 프로 첫 기록이었다.
자신도 홈런 타구를 너무 유심히 바라본 나머지 1루 베이스를 밟기 전에 운동장에 넘어지는 우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뒤이어 4 대 2로 역전시킨 12회초, 희생플라이를 쳐내 3루주자를 불러들이는 쐐기 타격을 보여주는 등 두번째 경기만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김주형 선수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오늘의 활약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모두 섭렵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오늘일 뿐이다. 그는 앞으로 10여년간 한국 프로야구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미래의 기대주다. 오늘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더 강한 선수가 되어주길 바란다.


2) 이재주 (Down)

역전 2타점 3루타!
팀의 5점중 3점을 그가 뽑아냈다. 그리고 1득점까지.
침체된 기아 타선에서 꾸준히 역할이 주어지는 대로 자신의 몫을 해줬던 이재주 선수가 오늘도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팀의 선취 점수와 마지막 결승점을 모두 이재주 선수가 만들어낸 것이다.
중계방송 캐스터의 한마디가 걸작이다,
"역시 재주가 있는 선수네요~"


3) 최원호 (Up)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오늘의 호투에 만족하는 수 밖에...

LG선발 최원호 선수는 오늘 경기가 무척이나 아쉬웠을 것이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의 동점 홈런 허용으로 자신의 승리가 날아갔기 때문이다.
최원호는 이전 경기까지 6점대 방어율 선수라고 하기에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대단한 호투를 보여주었다. 7과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1실점, 그리고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4) 최용호(Up)

5일 쉬고 6일 만에 등판. 지난주 토요일 잠실 두산전 이후 또 다시 잠실 경기에 등판했다. 이번 상대는 LG. 결과는 2경기 연속 예상외의 호투였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 그가 왜 작년에 트레이드에 반발 했는지 잠깐 이해가 갔다. 바로 그의 홈구장인 잠실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2경기 모두 호투를 보여주어 그의 이전 홈구장이 잠실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 주었다.

최용호 선수는 첫 상대 7타자를 모두 범타로 막아내는 등 5와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을 4개 잡고 7안타 2실점했다. 하지만 첫안타를 맞으면서 볼의 구위가 갑자기 떨어지고 볼의 갯수도 늘어난 것은 흠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최용호 선수의 호투는 선발진이 붕괴된 기아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준 것임에 틀림없다.


5) 진필중 (Down)

그가 한국프로야구 최다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였었나?

전성기때 상대팀에 있었을 때는 미웠고, 기아에 있었을때는 증오심도 생겼지만 이제는 다른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은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 12회말 강판되는 모습을 보면서....

마무리 투수로서는 많다고 할 수 있는 3이닝 53개의 공을 던짐으로서 자신이 자초한 경기를 투지로서 막아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는 이 경기의 패전투수로 기록이 되었다.
홈런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그를 두번 죽이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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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김성한 감독 오늘도 한건!!


김성한 기아 감독의 신들린 예감! 오늘도 한 건 하다....

김성한 감독. 오늘도 그의 예감은 빛을 발했다.
어제 광주 SK 경기에서는 4연패를 끊기 위해 이 방법 저 방법을 총 동원(59640게시물 참조)해서 결국 모두 성공으로 이어져 연패를 끊었던 김성한 감독. 오늘 LG와의 경기에서는 어제보다는 횟수로는 아주 덜했지만 강도로는 최강의 예감을 적중 시켰다.

패색이 짙던 경기에, 동점을 만들고, 그것도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주인공은 대타였으며, 그는 신인선수였다. 너무나도 극적인 스토리다.

사실 오늘은 김성한 감독의 예감이라기 보다는 LG가 투수를 바꾼 측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김성한 감독의 선수 교체가 있었기 때문에 LG의 투수 교체도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김성한 감독의 신들린 예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2004 시즌이 끝나고 이러한 책이 나올지 모를 것 같다.

<호랑이신 김 도사 지음, '인생 역전 백발 백중' - 너또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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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도 인간이라구.......


상황 : 7회말 LG 공격, 2아웃 1S-1B, 투수:유동훈 - 타자:9번 김우석

'투아웃 1스트라이크 1볼에서 삼진아웃??'

오늘의 경기 구심 이영재 구심의 제스쳐는 분명히 타자의 삼진 아웃이었다. 스트라이크를 외치고 육중한 큰 몸을 살짝 공중에 띄운 다음 마치 기왓장을 깨듯 오른팔을 땅에 찔러대는 큰 모션....

하지만 타자는 물론이고 투수, 포수 모두 공수교대였음에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이유는 구심의 볼 카운트 착각때문이었다.

이영재 구심의 제스쳐가 컸던 이유는 당시 투아웃 이라는 점 때문이었을것이다. 심판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승부의 세계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영상 미디어가 발달 된 현대 스포츠에서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 뿐 아니라 같은 그라운드에 서 있는 심판들도 어필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영재 구심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을것이다. 특히 타자였던 김우석 선수가 히트 바이 피치 볼로 인해 1루로 걸어나갔기 때문에 그 창피함은 더 했을 것이다.

이영재 구심은 경북고, 동국대를 나와 1991년 포수로서 삼성에 1차지명되어 큰 기대를 받고 입단했지만 선배 포수 이만수와 김성현 등의 그늘에 가려 일찌감치 은퇴를 하고 심판의 길로 들어선 야구인이다.

전국 대부분이 올들어 최고 기온을 보인 이날 심판들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 이영재 구심의 행동은 악의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관중들과 시청자들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심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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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본 승리 - 기아]

1. 김주형 선수의 동점 홈런

2. 기아의 적절한 선수 교체
LG가 최원호와 최동수의 활약이 있었지만 선두타자 이용규가 6타수 무안타, 7번타자 김상현이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기아도 전 선수의 고른 활약이 있었지만 김종국의 6타수 무안타, 손지환의 3타수 무안타가 아쉬웠다.
그러나 기아가 LG와 차이가 있었다면 김종국은 수비가 안정됐고 2번타자였으며, 터무니 없는 볼에 손을 대 삼진을 두번 당했던 손지환의 경우 코칭 스태프가 미리 김주형 선수로 교체함으로서, LG가 이용규와 김상현의 대안을 못찾았다는 점에서 승부가 가려졌다.

3. 선발, 중간, 마무리 등의 6명 투수 모두의 호투
오늘 경기에서 기아는 모두 6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호투했던 최용호가 예상보다 일찍 물러 난 이후 중간 계투진이 2이닝을 무안타로 막고 마무리 이강철, 신용운이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오늘 기아의 선발진은 8개팀 중 방어율 꼴찌라는 순위가 무색해 질 만큼의 호투를 보여주었다.

4. 김성한 감독의 승리에 대한 집념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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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본 패배 - LG]

1. LG의 투수 교체 타이밍의 두번의 실수

하나, 잘 던지던 이동현 선수를 빼고 9회초 진필중 선수를 구원으로 기용한 장면일 것이다. 다른 부가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둘, 홈런 허용 이후 호투(?)하던 진필중 선수를 너무 오래 끌고 간 것이다. 미리 12회초 공격이 시작 되기전 전승남 투수를 교체 했어야 했다.
3이닝 동안 54개의 투구를 보임으로서 마무리 투수로서 많은 투구가 이뤄졌다. 이런 배경에는 빌미를 제공했던 자신에 대한 자책의 의미를 가진 투구와 함께, 감독 역시 오기를 부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오늘의 장면이 반복이 되면 될 수록 LG의 2004시즌은 점점 어두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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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Game] 시즌 8차전

1. 기아 선발 강철민, 잠실과 LG경기에 강한 모습 계속 이어갈 것인가?

2. 전날 야간 경기에 이어 낮 경기로 펼쳐짐. 오후 2시부터 경기 시작 경기

3. 양팀 마무리 등판 어려움. 기아 신용운(2와 3분의 1이닝), LG 진필중(3이닝)

4. 기아 김주형, 전날의 상승세 계속 이어갈 것인가? 현재로서는 선발 명단에 낄 가능성 큼

5. 지상파 방송 KBS의 중계 예정

[종합]
- 예상대로라면 기아의 우세가 점쳐지며 후반으로 갈수록 타격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됨.
- 1~2점 승부보다는 5점 이상의 점수를 얻는 팀이 승리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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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
2007. 9. 7. 15:12

[기아 vs SK, 광주 무등경기장, 시즌 9차전] - 2004년 6월 3일


 기아 4연패 끝, SK에 6:3 역전승

4연패를 당하면서 주초 공동 2위에서 6위까지 떨어졌던 기아가 장성호의 역전 홈런과 돌아온 新마무리 신용운의 활약으로 연패를 탈출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3일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시즌 9차전 홈경기에서 선발 이동현의 예상외의 호투를 바탕으로 경기후반 집중력으로 보인 타선의 힘과 적절한 투수 교체로 SK에 6대 3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선발진의 무게와 최근 분위기를 감안했을때 SK의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연패중인 팀 분위기와 내일부터 펼쳐질 LG와의 라이벌전을 위해 반드시 연패를 끊고 서울로 가야한다는 의지가 맞물려 경기는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결국 선취점을 기아의 몫이었다. 2사후 김종국의 볼넷과 이종범의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6회초 SK의 공격에서 선발 이동현의 제구력 난조로 볼넷이 2개 나오고 구원등판한 유동훈이 3점 홈런을 맞으면서 전세는 한순간에 SK쪽으로 넘어갔다. 연패의 그림자가 몰러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6회말 공격에서 대타 김경언의 2루 땅볼때 3루주자 심재학이 홈인하면서 1점을 추가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그리고 운명의 7회말에 기아의 공격은 폭발했다. 이닝이 바뀌면서 교체된 마무리 조웅천을 상대로 1사후 이종범이 2루타로 기회를 만들고 이어 장성호의 중견수 방향 역전 2점 홈런이 나오면서 전세는 역전이 되었다. 분위기를 잡은 기아는 계속해서 마해영, 심재학의 연속안타와 서동욱의 좌익수 쪽 2루타로 추가 2득점을 하면서 순식간에 점수를 6대 3으로 만들었다.

나머지 8회와 9회는 기아의 투수진이 해결을 했다. 이강철과 부상에서 돌아온 신용운이 조기 등판하면서 무안타로 막아 승리를 지켜냈다.

5타수 2안타의 이종범 선수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타를 뽑아주고 장성호가 홈런, 서동욱이 2루타로 활약을 했다.
또한 신인 이동현 선수가 비록 승리는 놓쳤지만 구멍난 선발 마운드를 막아내면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4안타 2실점 4삼진의 활약을 펼쳐줬고 이강철 선수가 1이닝을 막아내면서 승리투수, 신용운 선수가 1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S K -------- R H E B
000 003 000 | 3 6 0 7
000 011 40X | 6 9 0 6
기아

승리투수 : 이강철(3승 1패 5세이브)
세이브 : 신용운(2승 1패 6세이브)
패전투수 : 조웅천(4승 3패 2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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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감독 1승에 목마르다...

기아는 지금 4연패 중이다. 특히 홈에서 sk에 연이어 무기력하게 패배하면서 팀이 사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연패의 시작이었던 지난주 잠실 원정을 오늘 경기를 마치고 다시 떠나야 하기에 오늘은 무조건 승리를 해야한다는 집념을 보여주었다.

[장면 1]

1회초 sk공격 1사 주자 1,2루 상황

4번 이호준선수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 신인 이동현은 초구를 볼로 던지면서 불안을 모습을 보여주던 그때. 덕아웃에 있던 김성한 감독이 서서히 걸어나왔다. 이유는 중견수 뒤쪽 백스크린 근처에 있던 한 관중이 코스를 알려준다는 것을 항의 하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졌고 문제의 관중은 자리를 옮겨야 했다.

이 장면은 상황이 정확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홈경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모한 항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이 노림수는 다른데 있었다. 자칫 초반에 무너질수 있었던 신인투수의 기를 살려주고 선수들에게 경기에 집중하라는 의미를 전 선수단에게 암시하는 행동이었다.

결과는 김 감독의 성공. 당시 타석의 이호준과 홈런타자 박경완을 연이어 범타로 처리 1회의 위기를 벗어난 것이다.


[장면 2]

6회말 3대 1로 뒤진 기아공격 1사 주자 1,3루 상황

1루에 나간 김상훈 선수의 히트앤런으로 심재학을 3루에 보낸 상황이었다. 타석에는 좌타자 김경언 선수가 들어섰고 투수는 호투하던 카브레라에서 언더핸드 정대현으로 바뀐 상황이었다.
이때 기아 덕아웃에서는 타격코치가 걸어나왔다. 관중들은 의아해 했다. 왜냐하면 타석에는 언더핸드 투수에게 강한 좌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타격코치가 나온 이유는 있었다. 1루 주자 김상훈을 대주자로 교체하기 위해서 였다. 발이 느려 자칫 병살타가 나올 수 있었다지만 당장 바뀌는 수비에서 주전 포수가 교체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김 감독의 1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결국 주자는 김경진 선수로 교체되었다.

결과는 김 감독의 신들린 예감이 성공했다. 발이 느린 김상훈 선수가 그대로 있었다면 2루로 흐르는 땅볼에 병살이 되어 잔루가 될 뻔 했으나 다뀐 김경진 선수의 주루 플레이로 인해 타자 주자만 아웃되어 3루에 있던 심재학 선수가 홈을 밟아 3대2로 바짝 추격을 했다.

하지만 뒤를 이어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신인 우타자 김주형 선수를 빼고 좌타자 김민철 선수를 대타로 기용한 작전은 땅볼 아웃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장면 3]

8회초 6대 3으로 앞선 기아의 수비 2사 주자 1루 상황

관록의 이강철 선수가 투아웃까지 잘 잡아놓고 조경환선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1루에 출루를 시켰다. 여기에서 기아 벤치는 강수를 또 한번 띄운다. 시즌 초반 무리를 했던 마무리 투수 신용운을 부상이 채 가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제에 이어 연이틀 등판 시킨 것이다. 그것도 이른 상황에서....
하지만 놀라운 김성한 감독의 예감과 연패중인 팀의 절박함이 맞물려 주자 1루의 위기(?) 상황에서 후속타자를 신용운 선수가 범타로 막아냈다.

역시 이번에도 김 감독의 성공!

(종합)
김성한 감독의 이러한 노력으로 기아는 sk를 6:3으로 꺾어 4연패를 탈출에 성공했다. 그래서 내일부터 있을 LG와의 라이벌전을 편한맘으로 치룰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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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본 승리 - 기아]

1. 김성한 감독의 승리에 대한 집념

2. 팀의 정신적 지주 이종범 선수의 불씨 점화
팀이 2대 3으로 뒤지던 7회말. 선두 김종국이 아웃되면서 자칫 5연패로 갈수있었던 분위기 였다. 특히 마운드에는 상대팀의 마무리 투수 조웅천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기아 타석에는 이종범 선수가 있었다. 모두의 기대대로 이종범 선수는 2루타를 쳐냄으로서 불씨를 살려냈고 후속 장성호의 2점 홈런으로 팀이 역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와함께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고 7회부터는 3루수로 기용되면서 팀 공헌도 100점이었다.

3. 신인 이동현, 나름대로 호투
점점 나아지고 있다. 신인 투수 이동현.
아직도 한회, 한회를 버티면서 불안한 마음을 지울수는 없지만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정도로 아마추어때의 명성을 점점 살려가고 있는 듯하다.
지난 5월 16일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다승 투수 송진우와 맞대결을 펼쳐 전혀 주눅들지 투구를 보여줘 팀이 연장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했던 그였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오고도 후속투수의 홈런으로 자신이 내보낸 주자가 모두 홈을 밝으면서 승리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구멍난 기아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당찬 신인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4안타만을 허용하고 삼진도 4개나 잡아내면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볼넷이 4개로 많은것은 흠이다. 사실 오늘도 볼넷으로 인해 강판으로 이어졌고 결국 내보낸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자책점으로 이어졌다.

아직 프로 무대가 낯설기만 할것이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8개구단 최고의 선발진이라던 기아 마운드에서 자신이 선발로 활약하고 있으니...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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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본 패배 - SK]
1. 구원투수 조웅천 교체 실패!
전날 그들의 마무리 이상훈 선수의 갑작스런 은퇴 발표때문이었을까.. 그와 더블 클로저 역할을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던 동료의 갑작스런 소식이 발표되자 은퇴를 만류한 조웅천 선수. 오늘 경기에서 그의 심경이 경기 경과로 나타났다. 팀이 리드하고 있던 상황에서 승리를 책임지기 위해 7회가 되자 등판했던 조 선수는 1아웃을 잘 잡아놓고 이후 안타와 홈런등을 허용 4실점 하면서 팀이 역전패하는 가장 큰 빌미를 제공했다.

2. sk 선두타자 조원우 역할 미흡!
4번 타석에 들어선 조 선수는 그 중 3번(1,3,9회)에 걸쳐 선두로 타석에 섰으나 모두 범타로 물러나 선두타자로서의 역할을 무색케 했다. 한번의 볼넷은 선두가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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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어] 신인 3루수 김주형

제 2의 김동주.
2004시즌이 시작되기전 기아 타이거즈는 이런 닉네임을 부여받은 대형 신인 선수의 입단으로 기대가 넘쳤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효천고 좌완 투수 김수화(롯데 2차 1지명)선수를 제치고 기아의 1차 지명을 받은 김주형 선수 때문이었다.

그러던 김 선수가 드디어 6월 3일 sk와의 홈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첫 타석부터 김선수를 제대로 시험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2회 1사 주자 2,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것이다. 이미 2군 무대에서 홈런을 3개나 뽑아낼 정도로 장타력을 인정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홈런은 제쳐두고라도 외야플라이 하나만 쳐내도 첫 타석부터 그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기의 투수 카브레라의 제 2구를 받아쳐 공을 내야를 넘겨 높이 띄어 올렸다. 하지만 타구를 멀리 보내지 못했다. 결국 주루코치의 제지를 받은 3루주자 김상훈은 띄어보지도 못하고 3루에 멈춰서야 했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바뀐 수비에서 조원우의 강한 내야땅볼을 잡아 1루에 정확히 송구함으로서 공격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결국 6회 득점 찬스에서 다른 선수와 교체되야만 했다.
데뷔전 성적 2타수 무안타, 경기중 타석에서 교체....

아마추어 시절과 2군 무대에서는 장타력을 유감없이 뽐내던 그였지만 1군 무대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첫경기부터 경험한 것이다. 대형 선수로서 기대가 큰 그의 활약을 앞으로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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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