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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9 11월, 불 끄고 잠자리 들기가 무서운 공짜氏...
2007. 11. 9. 01:11

부제 : 모기가 11월까지 나타나는 이유


 자정이 넘은 시간.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空)친 공짜씨. 시간이 시간인지라 잠이 오는 모양이다. 요즘 들어 조금 빨라진 공짜씨의 취침 시간. 이유가 있다. 날이 쌀쌀해짐에 따라 추운 방바닥에 앉아 있기가 힘겨워 진 것이다. 그렇다고 아직 11월인데-눈도 안 왔는데-벌써 비싼 가스비를 담보로 보일러 가동은 있을 수 없는 일. 그렇게 양치질을 마치고 불을 끈 뒤, 얼마전 새로 바꾼 스웨이드 삘? 벨벳 삘?(요즘 홈쇼핑에서 자주 나오는 극세사 이불 같은거..)이 나는 부드럽고 포근한 이불 속으로 몸을 맡기는 공짜씨.


 침입자의 출현

 컴컴한 방안은 조용하다. TV 소리도 안 들리고, 컴퓨터 팬 돌아가는 소리도 안 들린다. 모든게 고요 그 자체. 단 냉장고 소리만이... 조용해서 잠 들기에는 최적의 조건. 그렇게 서서히 잠으로 빠져들고 있는 공짜씨. 그런데 어디서 조그만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점점 커지는 소리는 서서히 공짜씨의 귓가 주변을 멤돌고 있다. "우어엥~~~~" 모기? 그래 모기다. 모기가 나타난 것이다.

 공짜씨는 순간 고민을 한다. "귀찮은데 그냥 잘까?" "안잡으면 계속 저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불을 켜서 잡을까?" 짧은 고민끝에 공짜씨는 아직 잠이 들지 않았고, 지금 잡지 않으면 계속 귀찮아질 거라는 판단으로 친히 몸을 일으켜세워 모기를 손바닥으로 눌러주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불을 켜자 이놈의 모기가 보이질 않는다. 방금 전 만해도 요란한 소리를 내던 그 모기가... 그렇게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찾아다니길 몇 분... 헛수고다. 약간 기분이 상한 공짜씨는 도저히 안되겠는지 최후의 보루 '홈 키파'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뿌려댄다. 그렇게 뿌리기가 무섭게 숨어있던 녀석이 맹렬한 기세로 미친듯이 공중을 돌다가 바닥에서 빙빙거린다. 석세스....

 홈키파의 냄새가 가득한 방안. 바닥도 미끌미끌하다.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공짜씨는 모기를 처치했다는 생각에 다시 기쁜 마음으로 잠을 청한다. 그렇게 공짜씨는 잠이 들었다.


 침입자의 재출현

 그리고 이야기는 이렇게 끝났어야 했지만, 다시 상황은 몇 시인지도 모를 깜깜한 새벽. 평상시 도둑놈이 들어와 업고 가도 모를 정도로 잠을 자는 공짜씨. 그랬던 공짜씨가 번개처럼 화들짝 잠에서 깬다. 그리고 손을 막 휘젓는다. 누가보면 몽유병 환자처럼... 이유는 "웽~~~" 소리를 또 다시 들었기 때문. 또 다른 모기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잠들기 전 상황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가장 큰 건 공짜씨의 기분이 완전 나빠진 것이다. 잘 자고 있었던 잠에서 깨어야 했었고, 또 다시 불을 켜고 모기를 찾아 다녀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짜증이 밀려온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모른척하고 자자니 모기의 "웽~~"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콧구멍 귓구멍에라도 들어가 태세다.

 어쩔 수 없이 공짜씨는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마치 군대에서 새벽 근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 했던 그때처럼... 그리고 모기를 찾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보이질 않는다. 짜증이 또 밀려온다. "웽" 소리도 없다. 오기가 발동한 공짜씨. 눈으로 찾아내고 말겠다고 한다. 하지만 쉽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모기가 아니지.

 결국, 이번에도 공짜씨는 방안에 '홈 키파'를 가득 뿌린 후에야 모기를 제압할 수 있었다. 잠이 확 달아난 공짜씨. 그래도 잘 수 밖에 없는 처지. 불쌍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불을 끄고 억지로 몸을 이불속으로 넣는다. 이 때 지금이 몇시인지 궁금해진 공짜씨. 그렇게 쳐다본 휴대폰 액정 숫자는 '4:44'


 동병상련

 이런 상황으로 인해 요즘 공짜씨는 잠 들기가 힘든 것 뿐 만 아니라 두렵기까지 한다. 오늘 하루 뿐 만 아니라 벌써 며칠째 이런 패턴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이제는 모기가 사라질만한 겨울을 눈앞에 둔 11월이라는 사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요즘에는 어쩔 수 없이 잠들기전에 창문을 꼼꼼히 닫고, 여기에 살충제도 뿌려서 확인 사살까지 한다. 하지만 모두 허사. 도대체 어디에서 태어난건지 들어온건지 모기는 계속해서 공짜씨를 노리고 있다. 답답할 노릇...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런 일이 공짜씨만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공짜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공짜씨에게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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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키파'의 위력 앞에서 쓰러진 모기. 하지만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와중에도, 마지막 자존심인 뾰족한 침은 아직도 날카롭기만 하다.



    그렇다면.........................................................

 모기가 여름철에만 주로 활동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개나 고양이처럼 몸이 털로 덮여져 있는 것도 아니라서 추운 겨울을 버티기 힘들다. 그래서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고, 대부분 11월이면 자취를 감춘다. 그럼에도 춥다 할 수 있는 11월에 모기가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기들의 평생 숙원인 '생명 연장의 꿈'이 실현된 것일까?


 새삼스럽지 않은 11월 모기 출현

 11월 한 밤 중에 모기와 사투를 벌인다는 것은 인간들로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 솔직히 마트에 가서 살충제를 사기에도 부담스럽다. 주인장이 "세상에 그 집은 얼마나 더럽길래 모기가 아직도 나와요?"하는 눈초리를 견딜 수 없기 때문.

 그러나 몇 년 동안 혼자 살면서 지켜 본 결과 11월에 모기를 보는건 집이 개판이거나 지구 온난화인 것과는 별개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자체 판단이다. 모기와의 한 밤 사투가 작년에도 있었고, 재작년에도 있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과의 접촉을 기준으로 여름보다는 오히려 이 맘때인 10~11월 사이에 훨씬 더 모기가 많았다. 그 예로 살충제의 소비를 들 수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여름에는 1통을 다 사용하지 못했지만, 10~11월 사이에는 벌써 2통 가까이 사용을 했다. 여름에는 방충망 관리만 잘해도 모기를 구경할 일도 없을뿐더러, 물릴 일도 없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10~11월 사이에는 아무리 방충망과 창문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모기와의 만남과 물리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에는 이러지 않았다", "유독 올해만 이렇게 모기가 극성인거 같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평생 살아왔지만 이런 11월은 처음이다"라고 모두들 처음 겪는 일처럼 말들을 한다. 하지만
모기와 인간의 생활 환경과 살아가는 모습을 곰곰히 연관지어 생각해 본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모기

 모기는 여름철에 행복하다. 우선 추위 걱정없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람들이 알아서 덥다고 밖으로 나와주니, 굳이 피를 뽑기 위해 집까지 일일이 찾아가는 수고를 덜기까지 한다. 어디 그것 뿐인가? 인간들 스스로가 땀을 뿜어내면서, 모기들에게 여기에 있다고 친절하게 위치를 알려주는 센스까지.

 모기에게 여름은 정말 행복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길 거부하고 땀도 흘리지 않는다. 여기에 옷도 긴팔로 바뀌어 피를 뽑기위한 환경마저도 열악(?)해진다.
 
 그러나 이것보다 가장 모기를 힘든게 만드는건 추위. 모기도 추위 앞에서는 한 낱 하루살이일 뿐. 요즘 저녁 시간대에 열어 둔 창문의 방충망을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어떤 날개짓을 하는 생명체가 방충망 주위를 부산하게 날아다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바로 모기다. 따뜻한 곳을 찾아 얼어죽지 않기 위해 온기가 느껴지는 집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안달을 하는 것이다.

 여름에는 어차피 온 세상이 따뜻해 굳이 인간들이 사는 곳까지 안 들어오고, 대충 전봇대에 붙어서 살 수도 있기 때문에 방충망 관리만 잘한다면 집안에서 모기를 발견할 일은 의외로 적다. 하지만 지금처럼 추워지기 시작하면 그들의 생활 터전은 줄어든다. 그래서 얼어 죽지않기 위해 따뜻한 곳을 찾게 되고, 그 최적의 장소가 바로 인간들의 집안이다. 겨울철 목욕탕 창문으로 하얗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오는 것처럼 온기가 느껴지는 집안을 향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조그만 틈새도 살기 위해서라면 기어들어오는 그들의 몸부림. 역으로 생각하면 새벽에 인간들을 괴롭히는 모기는 바로 그 구멍을 찾아낸 위대한 녀석들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살기위해서 집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애쓰는 모기들 때문에, 죽여도 죽여도 끊임없이 발견되는 것이다.
 
 
 11월에 모기가 더 많다고 느껴지는 것은 당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모기도 알고 반드시 나도 알아야 11월에 모기가 많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이 여름철 잠잘 때 모습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보자..... 반바지에 걸레같은 반팔티. 요런 모습이 보통 잠잘 때 유니폼 일 것이다. 그리고 이불은? 덮는둥 마는둥, 겨우 배나 덮어줄 정도. 너무나 더워서 ,옷이나 이불 등으로 살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알다시피 모기는 사람들의 피부를 뚫고 그 속의 피를 노린다. 앞에서 살펴본 여름철 잠자는 모습을 상상하면 사람들 피부는 모기들에게 그대로 노출된거나 마찬가지다. 완전 무방비 상태. 하지만 지금처럼 날씨가 쌀쌀한 경우는 어떤가? 우선 옷부터 긴팔로 온 몸을 덮고 있으며, 잠잘때도 이불을 얼굴까지 덮으려고 애쓴다. 역으로 말하면 모기들에게는 뚫어야 할 피부를 찾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 유일하게 노출된 피부라고는 얼굴과 머리. 여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부위다.
 
 결국, 모기로서도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소리가 노출되는 단점을 감수하고도 유일하게 피를 뽑을 수 있는 얼굴 주위를 맴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름철이라면 굳이 노출될 위험이 있는 그 부위까지 가지 않고서도, 다리나 팔 허벅지 같은 부위에서 풍부하고 영양가 높은 피를 뽑아 냈을 것이다. 인간들을 깨우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모기 한마리 한 마리가 모두 얼굴 부위로만 몰려들기 때문에 그래서 모든 모기들을 모두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11월에 더더욱 모기가 많다고 느껴지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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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진 3마리의 모기. 11월에 이 정도는 기본이다.


 불청객 모기를 만나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사방이 온통 벽으로 막힌 방에서 지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아무리 모기라도 들어오기 전에 피를 뽑는 침이 부러져버릴 것이다. 하지만 석호필이 사는 폭스리버 교도소가 집이 아닌 이상 그런곳은 없다고 보고....

 역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창문 틈의 조그만 구멍을 막는게 가장 큰 대처법이다. 대부분 모기들은 제 아무리 명이 길다해도 11월말이면 다들 숨을 거두신다. 그래서 이 때까지 창문 틈의 벌려진 구멍에 휴지 같은 걸로 막아서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참고 기사 : 2mm 틈새도 모기에겐 대문)

 그리고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신 분이라면 동사무소나 구청과 같은 관계 기관에 미리 연락을 취해서 모기 유충인 장구애벌레가 서식하는 곳을 미리 소독할 수 있도록 매일 매일 민원을 넣는다면 11월 밤에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마무리] 모기 분석하는 글이나 쓰고 있고.... 요래 요래....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