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01:08
2005년 7월 7일

경기에 대한 집중력 마저 상실한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분노한다.


7일 대구 시민 야구장에는 바로 이곳에서 9일부터 펼쳐지는 제 27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 동성고 야구부가 관중석에 와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내년 입단예정인 한기주 선수도 있었다. 그는 내년부터 당장 뛰어야 할 팀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설계하고 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선배인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정신력은 실종이 되었고,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과연 있는 선수들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그중 대표적인 장면이 홍세완 선수가 3회와 5회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3구 삼진 당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의 입장에서 화를 솟구치게 만들었다. 홈런이나 안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외야에 플라이 볼 하나만 쳐주었더라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장면이었지만, 어이없는 타격 자세로 인해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런 그의 타격 자세는 수비에서의 성의 없는 플레이로 이어졌고, 바로 교체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자세를 보인다면 아무리 주전 선수라도 교체하는 게 마땅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교체 시기가 늦었다고 생각될 정도다. 특히 그는 전날 결정적인 실책으로 패배를 이끈 장본인이기에 이날 경기에서 좀더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교체되어 들어온 김민철 선수도 결정적인 실책과 어이없는 수비가 이어지면서 그 대열에 동참했다.


특히 올해는 꼴찌라는 성적을 떠나서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이런 모습이 느껴진다.
그 시작은 6월 14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9회말 보여준 장성호 선수의 느슨한 주루플레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는 10년차 선수로서, 그는 이제 기아 타이거즈의 중심선수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그가 다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이때 보인 주루플레이의 영향이 현재까지 선수단에 미치는 파장은 너무 크다.

보름뒤인 7월 1일 LG트윈스와의 잠실경기에서 이번에는 신입급 선수들에 의해 느슨한 플레이가 재현되었다. 외야에서 전혀 공을 던질 생각을 않다가 진루를 허용한 좌익수 이용규 선수, 공을 잡고 계속 플레이가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마치 공수 교대 상황처럼 행동했던 우익수 임성민 선수의 모습에서 과연 어떤 생각으로 운동장에 서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플레이의 영향이 팀 내 선수단에게 남아, 이번 삼성과의 3연전 내내 그 모습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모습은 이제 신입급이나 중심급 선수를 가리지 않고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런 문제의 치유는 코칭 스태프와 팀내 중심급 선수들에 의해 바로 바로 시정이 됐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반복이 되고 있다는 것은 그때, 그때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와의 경기에서 기아의 코칭 스태프는 이용규, 임성민 선수를 승부에 관계없이 바로 교체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냥 기용하면서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되었다. 교체를 통한 질책을 통해 같은 실수가 반복이 되지 않도록 팀 분위기를 끌고 갔어야 했다. 하지만 이 때 잡지 못한 분위기는 바로 이날 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또한 중심급 선수들은 선수들의 안이한 플레이를 질책하고, 정신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따끔하게 혼을 내야한다. 하지만 현재 기아 내에서 그런 분위기는 엿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경기 막판 승부가 기울고 이종범 선수가 상기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모습이 TV화면에 잡혔다.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 차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경기내용으로 본다면 이종범 선수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아 선수단이 이날 경기에 대해 고민해 보는 표정을 엿볼 수 있는 얼굴을 하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종범 선수 옆에 있던 한 노장급 선수는 웃음 띤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최근 비춰지는 기아 타이거즈의 모습이다.
끈끈하게 뭉치는 팀웍과 집중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주장 김종국 선수를 중심으로 고참급 선수들이 좀더 근성있고 집중있는 플레이를 펼쳐야 후배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것이다.


삼성과의 이날 경기이후 팬들은 기아의 플레이에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단지 공격에서 점수를 못 내고, 수비에서 실책을 저지른 부분을 실망하는 것이 아니다. 이날 수비만 보더라도 충분히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 처리하지 못할 어려운 타구는 하나도 없었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록 실책이 나오고 아웃이 되더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여지면 팬들은 절대 비난하지 않는다. 그 정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 야구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있다.
이제는 타이거즈가 경기를 통해 집중력과 끈기, 화끈한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차례다. 그것만이 팬들의 비난을 성원으로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