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2. 23:31
2006년 6월 1일 스포홀릭 기사


5월의 기아 타이거즈 이야기



■  5월 한 달간 기아 타이거즈에는 어떤일이?

- 5월 7일 2군 선수단, 전국 종합 야구선수권 대회 참가(5.1~5.14, 롯데전 패배로 8강전 탈락)
- 5월 8일 재활중이던 김경진 2군 합류(시범경기에서 손가락 골절상으로 치료중이었음)
- 5월 9일 이용규, 본격적인 1번 타선 배치(이종범 2번으로 변경, 문학 SK전)
- 5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김종윤 코치와 브라운 선수간 작은 소동
- 5월 17일 무등 경기장 웨이트 장비 교체
- 5월 18일 서브넥 엔트리 말소(김종모 코치의 개인 지도로 무등 경기장 야간 특타 훈련 실시)
- 5월 20일 코치진 임시 보직 변경(타격코치 : 김종모 → 이건열, 광주 LG전)
- 5월 20일 레드 페스티벌 행사(선수단 홈 경기임에도 붉은색 원정 유니폼 착용)
- 5월 20일 한국 인삼공사와 스폰서 조인식 체결
- 5월 21일 목포 대학교의 날 행사
- 5월 24일 ‘06 프로야구 올스타전 투표, 선수 명단 발표
- 5월 23일 제4회 기아 타이거즈기 호남지역 초등학교 야구대회 개최(~27일, 전주야구장, 광주 수창초등학교 우승)
- 5월 24일 포수 송산, 첫 좌익수 출장(사직 롯데전, 출장 하자마자 이대호의 뜬공 처리)
- 5월 30일 서브넥, 잔류를 위한 2군 경기 출장(상무와 2경기, 9타석 7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 5월 31일 이재주, 경기 중 오른발 부상(광주 LG전)

■  5월 기아 타이거즈 성적

 4월에는 정확히 5할 승률(8승 1무 8패)을 기록하며, 지난해 부진을 씻고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 희망을 5월에도 5할 승률로서 이어갔다. 뛰어나지도, 부진하지도 않은 평범함 속에서 23경기를 통해 12승 11패를 기록한 것이다. 한번의 3연승이 눈에 띄고, 5월 중순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3연전 전패를 당한 것과, 최하위 롯데와의 방문경기에서 뜻밖의 2연패를 당한 것이 위기였다. 이외에는 평범한 한 달을 보냈다. 선두권 팀과 하위권 팀의 기준선 노릇을 하며, 막판에 잠시 4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5위를 유지했다.
 한편, 그 동안 팀을 이끌었던 정원(어깨피로), 김진우(허리부상), 이재주(발부상)가 피로와 잔부상으로 6월 일부 경기에 출장할 수 없는 점을 기아가 잘 극복해야 6월에도 4, 5월의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4월 성적 : 5위, 17경기 8승 1무 8패
* 5월 성적 : 5위, 23경기 12승 11패

■  투수

 젊고 새로운 얼굴이 가득한 기아 마운드가 5월에도 좋은 투구를 보이며, 두산과 삼성에 이어 팀 평균 자책점(3.2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간 계투진의 호투가 돋보인 한 달이었다. 선발 투수진은 막강했던 4월에 비해 난타를 허용한 경기가 많았다. 또한, 피로와 가벼운 부상을 입은 선수가 발생하며, 마운드 운용에 차질을 빚은 한 달 이기도 했다.

▲ 선발진
 4월에 기아가 타선의 부진 속에 5할 승률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발진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7경기 중 14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투구해 주었고, 팀의 8승중 6승을 선발 투수가 거두었다. 하지만 5월에 보여준 기아 선발 투수들의 모습은 4월과는 달랐다. 23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져준 경기가 13번 밖에 되지 않았고, 팀의 12승 중 7승만 선발 투수가 거두었다.
 원인은 그레이싱어와 한기주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레이싱어는 5월 중반까지 뜻하지 않은 부진을 보였고, 한기주는 큰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불펜 투수를 자청하기에 이르렀고, 부담이 적은 5선발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약속이나 한 듯 두 선수는 마지막 등판에서 호투를 선보여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5월을 통해 5선발 투수의 부재도 큰 문제로 드러났다. 특히나 한기주의 5선발 요청으로 현재는 이 자리가 4선발로 격상된 상황이다. 4월의 경우 4선발 체제가 가능했지만,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한 5월부터는 5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해졌다. 당초 이동현 선수가 내정되었지만, 4월에 이어 5월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탈락하고 말았다. 이후 투입된 김희걸도 불합격 되었다. 현재는 중간 계투 경험만 있던 이상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앞선 두 선수보다는 좋은 모습이지만, 한 시즌을 치르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자리에서 기아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1패를 추가해야할 상황이다. 확고한 선발 체제를 가동하기 위해서라도 이 자리의 주인을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

 : 김진우 - 5경기 2승 2패(4.02), 위력은 여전했지만 초반 난타 당하는 모습이 재발되었고, 약간의 잔부상까지 겹쳤다.
 : 그레이싱어 - 5경기 2승 3패(4.05), 5월 중반까지 뜻하지 않은 난조를 보였지만, 이후 2경기에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 강철민 - 5경기 2승 무패(2.10), 불안 불안한 투구였지만,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은 해줬다.
 : 한기주 - 4경기 1승 2패(5.23),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구로, 불펜과 5선발로 강등. 5월 마지막 경기에서 희망의 빛을 보여주었다.
 : 이동현, 김희걸, 이상화 - 3경기 2패 6.1이닝 8실점, 시즌 개막이후 이 로테이션에서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하루 빨리 주인을 찾아야 한다.

▲ 계투진
 4월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정원과 이상화를 발굴하는 소득이 있었다. 5월에도 이 두 선수의 활약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원은 처음 경험하는 무리한 등판이 이어지며 어깨에 문제가 생겼고, 이상화는 무너진 선발 자리에 긴급 투입되었다. 불펜의 핵심인 두 선수가 빠지며 중간 계투가 취약해 질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작년에 신인으로서 마무리를 맡았던 윤석민이 이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주었다. 무려 11경기에 출장해서 22.1이닝동안 2실점만 허용하며, 0.81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공백이후 윤석민 혼자 중간 계투를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으로 윤석민이 이렇게 무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마무리 장문석이 여전히 불안했기 때문이다. 장문석은 5월 한달간 6세이브를 거두긴 했지만, 깨끗하게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싱글벙글 웃는 모습을 현재는 찾아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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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

 4월에 이어 5월에도 ‘투고타저’ 양상을 벗지 못해, 지는 경기에서 타선이 침묵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또한 이용규, 이재주의 대활약 속에 장성호만이 타선 강화에 가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여전히 솜방망이를 휘둘렀다.

  ▲ 안 될 때는, 너무 안 된다.
 4월에 기아는 ‘3점 이상은 승리, 2점 이하는 패배’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었다. 이 공식을 통해 타선의 부진이 패배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5월에도 이 공식은 유효했다. 12승 모두 3점 이상을 거둔 경기에서 나왔고, 11패 가운데 무려 7패가 단 1점만 얻은 경기에서 나왔다. 타선의 침묵으로 팀 패배가 결정된 모습이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이다. 이것은 ‘두 점 베어스’라는 오명을 쓴 두산 베어스 못지않은 저조한 득점력이었다.(참고로 2점 이하에서 기아는 승리 없이 7패를 기록했고, 두산은 3승 9패를 기록했다.)

   ▲ 변함없는 이용규, 이재주의 활약 속에 장성호 가세
 무기력한 팀 타선 속에서 이용규, 이재주는 두 달 연속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전체 타격 순위 1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린 두 선수는 각각 2번의 결승타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도 큰 공헌을 세웠다. 만약 올해 이 두 선수의 활약이 없었다면 기아로서는 작년과 같은 부진이 이어졌을 것이다. 심재학, 손지환, 홍세완 등의 선수들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장성호 선수가 ‘슬로 스타터’답게 5월부터 서서히 살아나며 이용규, 이재주 두명으로 버틴 타선에 가세한 것은 그마나 위안이었다. 6월에도 새로운 선수가 가세한다면 타선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이용규, ‘바람의 손자’ 시대를 열다.
  지난 5월 9일 문학 야구장 전광판에 낯선 모습이 보였다. 이종범이 있어야할 1번 타순에 이용규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지 않은 이종범 대신에, 이용규가 기아의 1번을 물려받는 순간이었다. 4월 26일 잠시 1번을 맡고 다음날 다시 원위치 했지만, 이번만큼은 완전한 교체였다. 이후로 이용규는 선두 타자로서 입지를 굳혀나갔다.

■ 5월의 우수 선수
  
  ▲ 우수 투수 : 정원
 정원의 달라진 모습은 4월에 이어 5월에도 이어졌다.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활약이었다. 개인적으로 프로입단이후 가장 많은 투구 이닝과 게임을 소화해낸 한 달이었다. 5월은 선발진의 불안으로 불펜 투수들의 비중이 높았는데, 윤석민과 함께 정원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에 앞서 팀의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잘 수행해 냈다. 한 달 동안 10경기에 출장해서 7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 허리를 강화시키는데 한 몫을 담당했다. 투구 내용 역시 피홈런, 폭투, 몸에 맞는 볼이 단 한 개도 없는 깔끔한 투구였다.
 하지만 이런 그를 6월부터 당분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지난 5월 29일 선수명단에서 제외가 되었기 때문이다. 입단 이후 처음 경험해 보는 잦은 마운드 나들이로 5월 중순부터 어깨에 무리가 온 것이다. 당장 팀이나 개인적으로 손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랫동안 야구를 해야 할 젊은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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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수 타자 : 이용규
 기아 팬들은 요즘 그를 보는 맛에 야구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나 ‘이쁜’에 그치던 수식어가, 올해는 ‘보배’와 ‘완전소중’과 같은 최상급 수식어로 격상되어 그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절정에 달한 상황이다.
 공·수·주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놀라운 활약으로 4월보다 더 뛰어난 5월이 되었다.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과 함께 한 달 동안 출장한 23경기 중 무려 19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고, 절반이 넘는 10경기에서 2안타 이상 멀티 히트경기를 펼쳤다. 이로 인해 4월에 빼앗긴 타격과 최다 안타 1위 자리를 되찾으며, 홈런과 타점을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5월 9일부터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밀어내고 1번 타자가 되면서, ‘바람의 손자’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이에 보답하듯 도루도 7개나 기록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4할대의 야간 경기 성적에 비해 1할대로 저조한 낮 경기 약점만 극복한다면, 더욱 놀라운 그의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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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량 발전 : 이상화
 그의 투구 자세는 특이하다. 마치 구심 키를 넘겨 뒷 그물을 향해 공을 던질 자세다. 그래서 제대로 공을 던지기나 할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입단 3년만에 그 존재를 알리고 있다. 벌써 올 시즌 두 달만에 지난 2년치 경기수와 투구이닝을 넘겨버렸다. 시즌 초반 패전 처리를 통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정원과 함께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믿음직한 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5월 4일 프로 입단 이후 첫 승을 기록하는 감격을 누리며, 꼭 해보고 싶었을 캔 커피를 돌리는 의식도 기쁜 마음으로 치러냈다.
 현재는 구멍난 선발 한자리를 맡으며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1990년대 활약했던 ‘원조 마당쇠’ 송유석의 뒤를 잇는 선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재미있는 것은 두 선수 모두 특이한 투구폼을 가졌다는 것도 유사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주저하지 않고 빈볼도 던졌던 송유석처럼 과감한 베짱과 승부 근성이 부족한 점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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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타이거즈 2군

 프로 야구 2군리그는 5월 1일부터 14일까지 펼쳐진 전국 종합야구선수권 대회 참가로 리그 일정을 잠시 중단했다. 기아 2군 팀도 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8강전에서 대회 우승을 차지한 롯데 2군 팀에게 패하면서 중도 탈락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2군 리그는 5월 16일부터 속개가 되었다. 선수 육성이 우선이라 팀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지만, 3승 5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5월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8승 9패로 4월에 이어 남부리그 2위 유지는 가능했다.
 한편, 홈으로 사용하는 함평구장의 상태가 좋지 않아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가 많은 가운데, 다른 팀보다 적게는 2경기에서 많게는 7게임을 덜 소화한 상태다. 그래서 개인 기록 역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지만, 류재원과 진민호가 타자와 투수 중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