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7:19

[기아 vs 한화, 대전 한밭운동장 야구장, 팀간 1차전(시즌 개막전)]  - 2006년 4월 8일


 설마... 또 다시 작년 시즌 악몽의 반복?

 작년 시즌 기아 타이거즈 장면에서 신용운 선수의 눈물과 고개 숙인 장면이 따라다녔다면, 개막 첫날부터 젊은 투수 전병두 선수가 고개를 숙여야 했다.

8일 약 6개월만에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 2006 삼성 PAVV 프로 야구에서 기아 타이거즈는 대전 한밭운동장 야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김진우 선수의 위력적인 투구로 경기 중반까지 리드를 지켰으나, 한화 이글스 제이 데이비스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1-3으로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기아 선수단이나 팬들에게 있어서 역전패 그 이상의 아픔을 가져다 준 경기였다.

기아 타이거즈는 4회초 이재주, 김상훈 선수의 안타와 상대 유격수 김민재 선수의 악송구 등으로 맞이한 2사 1-3루 상황에서 이용규 선수가 3루수 옆을 빠지는 좌익 선상 안타로 선취점을 뽑으며 1-0으로 앞서나갔다. 그리고 이 점수는 7회초까지 이어졌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점수차였지만, 역전패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선발 김진우 선수가 너무나도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7회말 선두 타자 신경현 선수에게 중안 안타로 출루를 허용하고, 김민재 선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후속 조원우 선수의 잘 맞은 타구가 기가 막힌 수비 위치를 가져간 중견수 이종범 선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승리의 여신은 기아 타이거즈 쪽으로 미소 짓는 듯 했다.

여기에서 기아 벤치는 호투하고 있던 김진우 선수를 첫 경기부터 무리 시키지 않겠다는 판단과 후속 타자가 연이어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선다는 점을 간파하고, WBC에서 주목받은 좌완 전병두 선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전병두 선수는 대타로 바뀌어 맞은 우타자 이도형 선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 주었다. 그리고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화의 3번 제이 데이비스 선수는 한 가운데로 몰린 전병두 선수의 2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리는 역전 3점 홈런을 쳐냈다.

순간 대전의 이글스 홈 팬들은 열광에 빠져들었고, 기아 선수단과 관중들은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허약한 중간 계투진과 마무리 투수 부재로 2005시즌 내내 기아 타이거즈를 수렁 속으로 몰아넣었던 경기 중반이후 역전패가,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맞이한 2006 시즌 개막전부터 그대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시즌 126경기 중 단지 1패만을 기록했을 뿐이며, 더군다나 시즌 첫 경기를 치룬 상태에서 시합을 하다보면 언제나 나올 수 있는 역전패 임에도 작년의 기억의 너무 큰 아픔으로 남아 있는 기아 타이거즈의 선수단과 팬들에게 이 홈런 한방이 다시 되돌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을 되살리게 만들었다. 전병두 선수는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에서 고개를 푹 숙어야만 했다.

결국 기아 타이거즈는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무려 5년만에 국내 마운드를 다시 밟은 구대성 선수를 상대로 송산 선수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냈지만, 이재주 선수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홈에서 아웃이 되면서 추격 의지마저 꺽이며, 결국 구대성 선수에게 세이브 선물을 안기며 1-3 역전패로 2006 시즌 개막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 했다.


비록 팀은 아쉽게 패배 하긴 했지만, 선발 김진우 선수가 시즌 개막전부터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것은 기아 타이거즈에 대한 희망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불미스러운 일과 부상 그리고 몸 관리 실패로 인해 매 시즌 초반 팀에 합류하지 못해 팀이나 개인적으로 전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김진우 선수가 올 시즌은 첫 경기부터 개막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40Km 후반대의 강속구와 낙차큰 커브볼로 한화 타선을 4안타로 막아냈다.

한편 상대 선발 송진우 선수도 작년 상대전적에서 4승을 거둘 정도로 기아 타이거즈에 강한 선수답게 위기를 잘 모면하면서 4안타 1실점의 호투를 보여 팀이 마지막 역전승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이날 관심을 모았던 구대성 선수도 마운드에 올랐다. 2000년 시즌이후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각각 4년과 1년씩 활약하고 6시즌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구대성 선수는 첫 상대였던 송산 선수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상대의 무리한 주루플레이 덕분에 위기를 넘기며 결국 복귀 선물로 세이브를 챙겼다. 지난 2000년 8월 23일 두산 전 이후 국내 무대에서 올린 첫 세이브였다.


전적 ---- 123 456 789 - R H E B HP
(1패) 기아 000 100 000 | 1 7 0 3 1
(1승) 한화 000 000 30x | 3 7 1 4 2

승리투수 = 문동환(1승, 0.00)
세 이 브 = 구대성(1세이브, 0.00)
패전투수 = 전병두(1패, -)

홈런 = 한화 : 제이 데이비스 1호(7회 3점)

실책 = 한화 : 유격수 김민재(4회초 김상훈 선수의 타구 1루 악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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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한화, 060408 ]

1.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선발 송진우 선수의 호투
경기 초반 위기로 이어질 상황을 미리 차단하는 노련한 투구로 인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2. 결정적 순간 터져나온 데이비스의 역전 3점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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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기아, 060408 ]

1. 초반 득점 찬스에서 진루타 실패
이날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송진우 선수는 국내 최다승 투수라는 업적을 뛰어넘어, 타이거즈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로 기록되고 있다. 그의 노히트노런 기록도 바로 해태 타이거즈를 상대로 기록했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렇다면 이미 대량 점수를 뽑기는 어렵다는 점을 알고 타석에 선 타자들은 대처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부족했다.

1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2번 타자 손지환 선수의 번트 실패
2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7번 타자 신동주 선수의 번트 실패

이 두 번의 초반 기회에서 번트 실패로 인해 무득점에 그치고, 4회초 이날 경기의 유일한 1득점을 가까스로 뽑아내는데 그쳤다.


2. 8회초 지명타자 이재주 선수의 무리한 홈 질주
국내 무대에 복귀한 구대성 선수가 마운드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송산 선수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냈다. 이때 1루에 있던 이재주 선수는 3루에 멈출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는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다 여유있게(?) 아웃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후속 타자의 공격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추격 기회가 차단되었다는 점에서 승부의 결정적 부분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 대목에서 3루 작전 코치인 김종윤 코치의 역할에 대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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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송진우, 데이비스, 김진우, 이재주 外

- 송진우(UP) - 6.1이닝 4안타 3볼넷 7삼진 1실점 (109개 투구)

- 제이 데이비스(UP) - 3타수 2안타 3타점 1홈런(결승 타점) 1사구

- 김진우(UP) - 6.2이닝 4안타 3볼넷 4삼진 1실점 (100개 투구)

- 이재주(UP) - 4타수 3안타 2타점
비록 8회초 무리한 홈 질주가 있긴 했지만, 이날 기아 타선에서 홀로 고군 분투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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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선수 관찰 - 마이크 서브넥(3루수) ]

지난 2002년 루디 펨버튼(외야수) 선수 이후 처음으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마이크 서브넥. 그가 2006 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진 8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경기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첫 공식 경기를 가졌다.

지난 몇 년간 겪은 거포 부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팀은 시즌이 끝나고 일찌감치 영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돌발 변수가 중간에 생겨나면서 영입에 대한 차질이 생길 뻔 했다. 그러나 그를 데려오기 위해 팀은 지극 정성의 노력을 들였고, 결국 여러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으며 영입에 성공하게 된다.

팬들도 팀이 그만큼 노력을 들일 정도가 되자, 기아 타선에 힘을 실어줄 선수라 생각하며 큰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팬들은 막상 그의 체구를 보면서 거포 본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약간의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프로야구 트리플 A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안정적인 수비와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팬들은 올 시즌 기아 타선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아직 그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너무나도 이르다. 그래서 첫 출전한 경기 내용에 대해서 조심스럽고 관심있게 살펴보겠다.

우선 3루를 지키는 수비의 경우 이날 경기에서 강한 타구나 병살로 연결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 평범한 수비수의 모습만 보여주었다. 다만, 여유 있는 타구를 1루에 바운드로 송구해서 자칫 위험한 상황을 연출할 뻔 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김진우 선수가 호투를 하고 있었고, 투수전이 펼쳐진 경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경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르게 할 수 있었던 수비에서의 ‘옥의 티’였다.

재미있는 것은 공격에서의 모습이다. 이날 그는 4번 타석에 들어서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타석에서의 첫 인상은 4번 모두 잡아당겨 땅볼로 아웃된 ‘땅볼 타자’라는 점과, 공을 오래 보지 못하고 일찍 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자라는 점이다.
[[ 1회초 2사 1-2루 : 초구 - 유격수 땅볼 아웃 // 4회초 선두 타자 : 4구 - 유격수 땅볼 아웃 ]]
[[ 5회초 2사 1루 : 초구 - 3루수 땅볼 아웃 // 8회초 1사후 : 2구 - 투수 땅볼 ]]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밀어칠 줄 아는 모습도 보여준다면, 중장거리 타자로서 그 능력이 더욱 빛이 발할 것으로 생각된다.


간단하게 서브넥 선수에 대한 섣부른 분석을 해 보았다. 이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아 타이거즈가 야심차게 외부에서 영입했던 타자들이 그 기대를 져버리고 팀을 떠난 상황에서 무려 4년만에 외국인 타자로 눈길을 돌려, 삼고초려의 자세로 지극 정성으로 영입한 선수인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타이거즈의 강타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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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녹음실 ]

- “무대도 안 좋은데, 무대 질서도 안 좋으면 안된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 8일 열린 기아와 한화의 시즌 개막전 경기 중계방송 중, 7회초 이종범 선수의 포수 파울 플라이 타구 때 방망이가 운동장에 나와 있는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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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의 다음 경기 예상 : 4월 9일, 기아 vs 한화, 대전 한밭운동장 야구장, 시즌 2차전]


양팀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시즌 2차전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기아 타이거즈는 10억원을 받고 입단한 ‘황금팔’ 한기주 선수를 예고했고, 한화 이글스는 김해님 선수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기아 타이거즈로서는 연패로서 시즌을 시작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승리를 하기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차전의 경우 좌완 송진우 선수를 대비한 타순이었기 때문에 대폭적인 변경이 예상된다. 이용규 선수가 상위타선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이날 경기에 수비로만 잠깐 나온 김경언 선수가 제 컨디션이 아닌 신동주 선수를 대신해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심 타선도 이날과는 다른 타순 변경이 예상된다. 특히 이재주 선수와 마이크 서브넥 선수의 타순 변경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도 있겠으나, 한경기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예상으로 생각된다. 기아 타자들은 김해님 선수가 느리고 눈에 보이는 공을 던지지만, 완급 조절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타석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9일 경기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한기주 선수의 선발 등판으로 쏠려있다. 과연 10억원을 받고 입단한 초특급 선수다운 투구 내용을 보여줄지 아닐지, 기아 타이거즈를 비롯해 국내 야구팬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 무대 첫 등판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광주 홈구장 경기를 피해 등판 순서를 바꿔가면서까지 그에 대한 배려를 한 만큼, 어떤 보답의 투구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한기주 선수로서는 두 가지를 잘 유념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첫 이닝’과 ‘경기 초반’을 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어린 신인 선수에게 낯선 프로 무대에서 그것도 첫 번째 등판이기 때문에 초반에 찾아올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는 점이다. 초반의 이런 위기를 잘 넘기다면 특급 선수다운 투구 내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것이다.
두 번째는 팀이 또다시 연패로 시즌을 시작할 지 모르는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다. 하지만 신인 선수이기 때문에 승패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자신은 오로지 투구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기아 타이거즈는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신인 선수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 내용을 보여줄 지, 여러모로 관심이 가는 9일 대전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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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