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7. 17:17

[2005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 : 삼성 vs 롯데, 일본 도쿄돔, 예선 1차전] - 2005년 11월 10일


 예선은 2% 부족한 탐색전이었다. 2% 채워서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자.


경기는 졌다. 하지만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니었다.

한국 프로야구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삼성 라이온즈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한 2005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 예선 첫 경기에서 일본 프로야구 우승팀 치바 롯데 마린즈를 상대로 초반 실점 허용과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2-6으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 라이온즈는 남은 중국과 대만과의 2경기를 모두 이겨야 결승전에 오를 수 있게되었다.


기선을 제압당하는 경기 초반 6실점이 너무나 컸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는 사실상의 결승 진출을 위한 경기로 예상되는 대만 싱농 불스와의 경기와 결승전에 집중하기 위해 에이스 배영수 선수 대신에 일본 무대 경험이 있는 마틴 바르가스 선수를 선발 투수로 출장시켰다. 하지만 바르가스 선수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1회말부터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두 타자 니시오카 쓰요시 선수에게 우측 담장을 맞고 나오는 3루타를 허용하고, 2005 일본 시리즈 MVP인 2번 타자 이마에 토시아끼 선수에게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3번 맷 프랑코 선수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다. 벤치에서 양일환 투수코치가 타임을 걸며 바르가스 선수를 안정시키려 했지만, 이어진 4번 오므라 사브로 선수에게 우측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무사 2-3루 위기에서 5번타자 이승엽 선수에게 좌익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주었지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어 볼넷 한 개를 다시 허용하긴 했지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긴 1회말 수비를 끝마쳤다. ( 0-3 롯데 마린즈 선취점 )

삼성 라이온즈는 1회초 삼자범퇴이후 2회부터 4회까지 연이어 루상에 주자가 나갔으나 진루타 실패로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롯데 타선은 1회말 3득점 이후 잠잠하다 4회말 1사후 등장한 하시모토 타스크 선수가 바르가스 선수의 4구 몸쪽 높은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으로 가볍게 1점을 추가했다. ( 0-4 롯데 마린즈 추가점 )

그리고 5회말 공격에서 롯데 마린즈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어렵지 않게 추가점을 만들어내며 삼성 라이온즈의 추격 의지를 꺽어놨다. 1사후 이마에 토시아끼 선수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3번 맷 프랑코 선수가 1루수 김한수 선수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지는 2루타로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다시 위기를 맞은 바르가스 선수는 4번 오므라 사브로 선수의 타석에서 초구를 포수가 잡기 어려운 원바운드 폭투를 던지며 1점을 헌납했다. 계속된 타석에서 오므라 사브로 선수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을 추가했다. 집중력이 돋보인 롯데 마린즈의 공격 장면이었다. ( 0-6 롯데 마린즈 초반 기선 제압 )

초반 6실점으로 기선을 제압당한 삼성 라이온즈는 2회부터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에 실패해 더욱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6회초에는 달랐다.
선두 타자 김종훈 선수가 2루수 키를 살짝 넘는 행운의 안타로 다시 한번 더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어 3번 박한이 선수도 깨끗한 좌전 안타를 치며 첫 득점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더군다나 4번 김한수 선수 타석에서 롯데 선발 고바야시 선수가 폭투를 던지며, 무사 2-3루의 결정적 찬스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김한수 선수는 3루 땅볼로 물러나 찬스가 무산되는가 싶었다. 왜냐하면 이어진 5번 양준혁 선수가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주자를 두고 삼진으로 물러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타자 신기록을 계속 바꿔갈 양준혁 선수의 무너진 자존심은 거기까지였다. 고바야시의 초구를 더 이상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이 받아쳐 깨끗한 우전 안타를 쳐냈다. 이 타구는 우익수 베니 아그바야니 선수가 한번 공을 떨어뜨려 2루 주자마저도 여유 있게 홈을 밟을 수 있는 2타점 적시타가 되었다.
이 적시타는 경기 분위기를 삼성 라이온즈쪽으로 넘어오게 했지만, 이어진 찬스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 2-6 삼성 라이온즈 추격점 )

2점으로 아쉬웠던 삼성 라이온즈는 상대 특급 마무리 고바야시 마사히데 선수가 등판하기 전 점수차를 좁히기 위해 7회초와 8회초 모든 힘을 쏟아야 했다. 하지만 병살타가 발목을 잡았다.
먼저 7회초 선두 타자 강동우 선수 대신에 타석에 들어선 김대익 선수가 좌전 안타를 쳐내며 기대대로 흘러가는듯 했다. 하지만 조동찬 선수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어진 8회초에도 선두 김한수 선수가 중안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양준혁 선수 대신에 타석에 들어선 박정환 선수가 7회초와 똑같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허무한 병살타를 쳐냈다. 특히 이 두 번의 찬스가 모두 병살타로 물러난 다음 타자가 모두 안타로 출루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결국 예상대로 9회초 롯데 마린즈의 특급 마무리 고바야시 마사히데 선수가 등판했고, 그는 삼성 타선을 삼진 2개를 곁들이면서 완벽하게 막아내며 치바 롯데 마린즈의 6-2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경기는 삼성 10개, 롯데 8개의 안타수가 말해주듯, 타선 집중력에서 드러난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롯데 마린즈는 득점을 만들어낸 이닝 이외에는 큰 찬스를 잡지 못한 가운데, 1회말과 5회말에 찾아온 확실한 득점 찬스를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1회초와 9회초를 제외한 모든 이닝에서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진루타 실패 그리고 후속타 불발과 병살타 2개로 6회초 2득점에 그쳤다.
또한, 선발 투수 대결에서도 완패를 당했다.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바르가스 선수가 초반 3실점을 하는 등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5이닝동안 6실점을 허용한 것이 초반 기선을 제압당했다. 반면, 롯데 선발 고바야시 선수는 140Km전후의 평범한 구위를 지녔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제구력과 볼 배합으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상대한 26타자 가운데 14타자나 초구를 볼로 던졌음에도 볼넷 허용은 단 1개밖에 없었으며, 1회를 제외한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상대에게 위기를 노출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이날 경기에서 대만 전에 등판할 에이스 배영수 선수가 등판하지 않았고, 롯데 마린즈에게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승전에 올라간다면 또 다시 맞상대가 유력한 롯데 마린즈와의 경기에서 멋진 설욕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관심을 모은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롯데 마린즈 이승엽 선수는 1루수겸 5번 타자로 선발출장했다. 4번 타석에 들어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1회말 무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기록했다. 또한, 8회말 4번째 타석에서는 2005 시즌 한국 프로야구 신인왕인 오승환 선수와의 대결이 펼쳐졌는데 결과는 2구만에 빗맞은 2루수 플라이로 오승환 선수의 승리로 끝이 났다.

삼성 라이온즈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중국 대표팀과 예선 2차전 경기를 펼친다. 전병호 선수가 선발 투수로 예정되어 있다.


전적 ---- 123 456 789 - R H E B
(1패) 삼성 000 002 000 | 2 10 0 1
(1승) 롯데 300 120 00x | 6 8 1 4

승리투수 = 고바야시
패전투수 = 바르가스

홈런 = 롯데 : 하시모토 타스크 1호(4회말 우월 1점, 바르가스 몸쪽 높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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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승리 - 롯데 마린즈, 1110 ]

1. 찬스에서 돋보인 타선의 응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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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가 본 패배 - 삼성 라이온즈, 1110 ]

1. 찬스에서 무기력한 타선

2. 선발 투수 바르가스의 초반 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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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of the Game] 이마에, 프랑코 外

- 이마에 토시아끼(UP, 롯데 2번타자)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공격에서의 보여준 결과물과 유달리 3루쪽으로 많이 간 타구를 처리했던 수비 모두 일본 시리즈 MVP를 받을 만큼 훌륭했다. 그러나 이보다 7회말 타석에서 3루수 선상쪽 깊숙한 땅볼을 친 후 1루까지 열심히 뛰어 내야안타를 만든 장면이 더욱 프로다운 모습이었다.

- 맷 프랑코(UP, 롯데 3번타자) 3타수 2안타 2득점
정규 시즌과 일본 시리즈까지 자신의 몸값을 충분히 다해서, 옵션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코나미 컵에서 느슨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였지만 매 타석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대신 팀의 점수로 연결되는 찬스를 이어줬고 2득점이 그 결과물이다. 특히 5회말 오므라 사브로 선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나 열심이었다.

- 오므라 사브로(UP, 롯데 4번타자) 3타수 1안타 2타점
롯데 타선의 집중력을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4번타자 다운 타격 때문이었다. 희생플라이 포함 2타점 활약을 펼쳤다.

- 하시모토 타스크(UP, 롯데 7번타자)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4회말 보여준 홈런은 승부를 롯데로 끌어오는 결정적인 타격이었다. 마지막 타석에 나온 3루타도 중견수 뒤쪽 펜스를 맞고 나온 타구였다.

- 안지만(UP, 삼성 중간계투) 1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1삼진, 삼자범퇴
2-6으로 뒤진 6회말 등판해서 1이닝만을 던져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삼자범퇴를 시킴으로써 한국 무대에서 보여준 튼튼한 중간 허리의 모습 그대로를 일본 타자들에게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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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가스(DOWN, 삼성 선발투수) 5이닝 6실점 5안타 4볼넷 4삼진 1피홈런 1폭투
주니치 2군 출신으로서 1년만에 당당하게 한국 대표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로 일본 야구의 상징인 도쿄돔 마운드에 선 마틴 바르가스. 하지만 초반 4타자연속 진루를 허용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친 끝에 6실점을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되었다.

- 베니 아그바야니(DOWN, 롯데 6번타자) 4타수 무안타 3삼진
2000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소위 ‘서브웨이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야구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던 베니 아그바야니. 같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맷 프랑코 선수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반면 그는 이날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1루 직선타가 전부였으며, 3번의 삼진을 당했다. 특히 3번 중 2번의 하프 스윙 삼진이 나온 것으로 보아 제 컨디션이 아닌 듯 했다.

- 강동우(DOWN, 삼성 9번타자) 2타수 무안타 1삼진, 대타와 교체
이날 상대팀인 롯데 타선 라인업은 환상 그 자체였다.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는 것이 아니라, 1번부터 9번까지 좌우좌우로 이어진 지그재그 타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삼성 타선은 주포 심정수 선수가 빠지긴 했지만, 한국에서 보였던 삼성 타선의 위압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강동우 선수가 문제의 중심에 있다. 지금처럼 9번에 배치되어 있으나 마나한 모습을 보일게 아니라, 컨디션을 회복해서 좌타자의 이점을 타선에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 시리즈에서 내내 벤치를 지키다 자신의 유일한 타석이었던 최종 4차전에서 3루타를 쳐내던 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강동우 선수를 통해 롯데의 지그재그 타선이 부럽게 보였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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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마린즈 이승엽 선수의 타석 ]

선발 5번 타자겸 1루수로 선발 출장(4타석 3타수 무안타, 1타점)

1타석 : 1회말(vs 바르가스), 좌익수 희생플라이 - 1타점
2타석 : 3회말(vs 바르가스), 좌익수 플라이 아웃
3타석 : 5회말(vs 바르가스), 1루수 강습 직선타 아웃
4타석 : 8회말(vs 오승환), 2루수 플라이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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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