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1. 00:18


 약 한 달간의 올림픽 휴식기 이후 아직도 갈길이 먼 시즌 종료를 위해 바쁜 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1군과 달리 2군은 비로 인해 연기된 잔여 경기를 소화중이다. 이로 인해 많은 경기를 소화한 팀들은 여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팀들은 타이어에 불이 날 정도의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8월 31일 함평 전남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2군 경기가 딱 그 꼴이었다. 타이거즈는 주말 3연전에만 그것도 모두 ‘홈경기’인데 반해, 라이온즈는 6연전을 모두 소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모든 경기가 ‘방문 경기’였다. 더군다나 그 이동거리 또한 ‘서해안 국토 대장정’을 방불케 할 만큼 ‘숭의(2)→원당(1)→이천(1), 그리고 함평(2)‘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레이스. 여기에 모든 경기는 2군 특유(?)의 낮 경기. 승부 또한 어느 한 경기 놓친 경기가 없을 정도로 모든 경기가 접전이었다. 6번째 경기를 앞두기 전까지 연속 3경기 무승부가 이를 대변해줬다.

 이렇게 피로가 덜 쌓인 타이거즈와 가득 쌓인 라이온즈가 만난 일요일 경기. 그야말로 라이온즈 선수들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기에도 부족해 사각의 링 위에서 종료 벨 소리만을 애처롭게 기다리는 복서의 모습이었다. 여기에 함평의 날씨는 이러한 라이온즈 선수들의 기대를 아는지 모르는지 경기 내내 뜨거운 햇살을 내리쬐며 쉽게 링 코너에 앉게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이래서였을까? 라이온즈는 마지막 버틸 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그 출발은 3회말 투아웃 이후. 이날 경기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9번 박진영에게 우전안타 출루를 허용한 뒤 연속 3안타로 2점을 허용한 것이다.

 이어진 4회말에도 투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7번 김주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8번 류재원에게 2루타를 맞고 9번 박진영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4점차로 더욱 벌어졌다.

 6회말에도 선두 송산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투아웃까지 잘 잡아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매서운 주먹을 날린 9번 박진영에게 우익수 희생뜬공으로 1점을 내주었고, 사실상 승부는 여기에서 끝이 났다. 최종 점수는 6-2 타이거즈의 승으로 끝났고, 라이온즈의 지독한 6연전은 1승 3무 2패로 마감되었다.

 라이온즈 타선은 심광호의 홈런과 상대 실책에 의한 점수가 아니었으면 무득점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던 무기력한 모습이었고, 피로가 덜 쌓인 타이거즈 타선은 전체적으로 고른 출루를 보인 가운데 특히 8번 류재원(4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과 9번 박진영(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활발함이 타선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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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31일 '타이거즈 vs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둔 함평 전남 야구장의 모습.


【 경기 이모저모 】

◎ 이호신 시즌 첫 홈런 : 7회말 1사후 1볼 상황에서 조진호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은 올 시즌 개인 1호 홈런.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 참고로 지난해 2군에서는 2개의 홈런을 기록.

◎ 손지환 부상 대비 교체 :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발목을 맞은 손지환이 이후 타격까지는 마쳤으나, 곧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송주호와 교체되었다.

◎ 불꺼진 점수판 : 어차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래도 무조건 작동은 되어야 하는 함평 전남 야구장의 점수판이 경기 초반 가동되지 않다가 4회말 경기 도중 슬그머니 불을 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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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한 소리를 찾아... 】

◎ “아까운 척 하지마라”(김경언이 송산을 향해, 2회말 선두 강봉규의 라이온즈 덕아웃쪽 그물을 맞고 나오는 파울 때 이 타구를 쫓아간 포수 송산이 그물을 잡고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자 저 멀리 1루수 김경언이 외친 한마디.)

◎ “전태현! 포볼주지 마 x 2”(최경환이 전태현을 향해, 4회초 공수교대 때 전태현이 새로운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자 최경환이 좌익수 수비를 위해 나가면서 외친 한마디. 그 만큼 이날 날씨가 서 있기에는 무척이나 힘들었다는 증거.)

◎ “배 맞을 뻔 했다. 배 맞을 뻔 했어”(박진영?이 박정규를 향해, 8회초 라이온즈 타자가 친 파울 타구가 1루쪽 파울지역 그물을 맞고 마침 그 아래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박정규의 글러브로 정확히 쏙~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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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들 모습  ]

● 김원섭 : 두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칠 때 타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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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현 : 타이거즈의 두번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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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철 : 타이거즈의 세번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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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석 : 타이거즈의 네번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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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수 :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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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준영 : 라이온즈의 두번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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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제 : 라이온즈의 네번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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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