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4:07
2006년 5월 2일 스포홀릭 기사


 유남호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이 돌아왔다. 그런데 야구 감독이 아니라 야구 해설가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7월 22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놓고 서정환 코치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던 그는, 구단의 2군 감독직 제의마저 뿌리친 가운데 그 동안 야인처럼 지내왔다.

 프로야구가 태동한 1982년부터 해태 코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에겐 항상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것은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로 이어지며 김응룡 감독(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의 심복으로 항상 그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시즌 초 평생 함께 할 것으로 보여졌던 김응룡 감독과 불화가 생기며 2군으로 향하더니, 결국 삼성 라이온즈 코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어른’과 헤어지게 된다.

 이후 새로운 야구 인생을 펼치기 위해 선택한 곳은 자신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기아 타이거즈였다. 2004년 2군 감독으로 다시 컴백한 것이다. 그러나 팀의 뜻하지 않은 부진이 겹치며 시즌 중반 1군 수석 코치로 승격되더니, 얼마 후 김성한 감독마저 전격적으로 경질되면서 53세 뒤늦은 나이에 감독 자리에 올랐다. 드디어 ‘2인자’라는 꼬리표가 떼어지는 순간이었다. 2004년 7월의 일이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기아 타이거즈 2대 감독으로 정식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뒤늦게 오른 감독 자리는 그의 자리가 아니었던 것 같다. ‘감독 같은 코치’로서 최고의 지도력을 발휘했던 그였지만, 정작 감독에 오르자 예상과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듭했다. 결국 그는 계약 기간을 채우지도 못한 채, 김성한 감독처럼 7월에 경질되는 수모를 당했다. 2004년 7월 감독 대행에 오른지 불과 1년만의 일이었다. 숱한 우승을 기록하며 그동안 쌓아온 모든 업적이 한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잊혀졌던 그가 10개월 만에 야구 해설가로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가 이번에 해설을 맡게 된 경기는 이승엽 선수가 출전하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경기다. 이승엽 선수와는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2년동안 수석코치와 선수로서 인연이 있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채 안타깝게 물러나야 했던 그가 해설가로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Posted by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