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VS 현대 유니콘스 연습 경기 2차전 (3월13일)
기아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상대로 기분 좋은 2연승
비록 연습 경기였지만, 기아 타이거즈가 기분 좋은 2연승으로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타이거즈는 13일 낮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벌어진 유니콘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상대 선발 캘러웨이의 난조를 틈타 초반에 대거 6점을 뽑아낸 타선의 활약으로 8-3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타이거즈 낙승 뒤에는 세 가지 깜짝 장면이 있었다.
첫 번째 깜짝은 선발 명단이었다. 유니콘스가 전날 선발 명단에서 서한규 이외에는 그대로 라인업을 가동한 것과 달리, 타이거즈는 빈타에 허덕였던 1차전 타순에 대폭적인 손질을 가하고 경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선발 투수에는 정규 시즌에서 2선발로 예상되는 에서튼 대신, 올해 선발 투수로 보직 변경이 예상되는 윤석민을 먼저 등판 시켰다.
두 번째 깜짝은 경험이 부족한 상대팀 포수 허준을 놀라게 만든 기동력이었다. 1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는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구 때 2루 도루에 성공한다. 처음부터 훔칠 마음이 강했던 이용규의 주루플레이도 컸지만, 포수가 2루 도루에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도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였다. 이후 이용규는 외야 희생타 때 홈을 밟고 선취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진짜 깜짝은 이후 발생했다. 계속된 1회말 타이거즈의 공격. 연속 안타로 2사 1,2루 상황이 만들어졌고, 조경환의 크게 바운드된 땅볼이 내야안타로 만루가 될 찰나. 2루에 있던 서튼이 3루에 멈춰서지 않고 작정한 듯 홈으로 뛰기 시작했다. 뒤늦게 홈으로 공을 던진 유격수 서한규였지만, 그래도 여유 있는 아웃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육중한 체형의 서튼은 탄력받은 스피드로 왜소한(?) 포수 허준을 향해서 슬라이딩을 했고 결과는 세이프. 유니콘스로서는 주지 말아야 할 1점을 상대를 너무 잘 아는 서튼에게 헌납한 꼴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깜짝은 3회말 나왔다. 김주형의 외야 희생타로 1점을 추가한 타이거즈는 계속해서 1사 1-2루 찬스를 이어나갔다. 타석에는 이날 김상훈을 밀어내고 선발 출장한 차일목. 수비형 포수로만 알려져 있는 그는 자신도 타격을 할 수 있다는 듯 캘러웨이의 4구를 좌측 담장으로 넘기는 깜짝 3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 홈런으로 승부의 추는 타이거즈쪽으로 완전 기울었다.
이 후 경기는 양 팀 모두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두고 여러 선수들이 골고루 출장 기회를 얻어내며 마무리가 되었다.
지난해 상대전적을 생각해 본다면, 연습 경기임에도 타이거즈의 2승에 큰 의미를 둘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난해 타이거즈는 유니콘스를 상대로 7개 구단 맞상대 성적 중 가장 저조한 5승 13패로 절대 열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내내 5할 승률에만 머물렀던 것도 중요한 고비에서 유니콘스를 만나 번번이 무너졌기 때문인데, 연습 경기 승리를 통해 유니콘스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큰 부상자가 나올 뻔 했다. 6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손지환이 상대 투수 장태종의 초구에 그대로 옆구리를 강타 당하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관중석까지 ‘퍽’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한 충격이었고, 김시진 감독도 직접 나와 상태를 파악할 정도였다. 다행히 손지환은 경기 종료 후 팀 미팅시간에 동료들과 같이 서있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자신은 이상없다는 것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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