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의 기사/스포홀릭(스서)

기아 마운드는 지금 ‘첫 경험’ 행진 중

공짜 2007. 10. 5. 14:43
2006년 6월 19일 스포홀릭 보류 기사


 운동선수에게 경험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 그 중 ‘첫 경험’은 처음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만큼이나 더더욱 소중하고 값지기 마련이다. 지금 이러한 ‘첫 경험’이 기아 마운드에서 연이어 펼쳐지고 있다.

 ‘첫 경험’의 시작은 올해 기아 마운드의 새로운 ‘마당쇠’로 떠오른 이상화부터였다. 지난 5월 4일 데뷔 3년 만에 첫 승을 기록한 그는, 6월 4일 삼성을 상대로 5.2이닝동안 2실점만을 허용하며 데뷔 후 첫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바통을 시즌 내내 불펜 투수로 활약한 전병두가 이어받아, 6월 9일 한화를 상대로 선발등판 6이닝 1실점의 예상 밖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2003년 데뷔 이후 20번째 선발 등판만에 이룬 감격적인 첫 선발승이었다. 그리고 지난 6월 16일과 17일 조태수와 박정태가 불펜과 선발투수로서 LG를 상대로 나란히 데뷔 이후 첫 승리 투수가 되면서, ‘첫 경험’ 행진에 그들도 동참했다. 신인 한기주와 개막 후 두 달 만에 데뷔이후 최다승을 올린 정원까지 포함하면, 기아 마운드는 지금 첫 경험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첫 경험’ 행진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렇게 기아 마운드에서 새롭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선수들이 연이어 나오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선수영입을 통해 세대교체의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세대교체 작업은 지난 2년간 시즌 도중 연이은 감독 경질을 통해 가속화 되었고, 지난해 창단 이후 첫 꼴찌의 수모를 당하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타이거즈를 이끌어 왔던 노장 선수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2004년 곽현희(은퇴), 이원식(이적)에 이어 2005년 이강철(은퇴), 조규제(은퇴), 리오스(이적), 최상덕(이적), 최향남(미국 진출) 등 노장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신인급 선수들이 차지하게 되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데뷔 이후 첫 승과 같은 기록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 시즌 기아 투수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등판했던 18명을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들 중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어 본 선수는 윤형진과 정원이 유일하며, 모두가 2002년 이후 입단한 젊은 선수들로 투수진이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젊은 투수들의 신선한 바람은 팀에게 큰 활력소가 되었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이종범과 심재학의 뒤늦은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을 이끌어 냈고, 이들에게 첫 승을 안기기 위한 모습에서 팀 내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부상으로 빠진 김진우와 강철민의 공백을 잘 메워주며, 일각에서 제기된 팀 내 위기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첫 경험’ 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인가?

 기아 마운드의 첫 경험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젊은 투수들이 계속해서 1군 마운드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2군에서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고 1군 무대에 데뷔한 신인 진민호와 험난한 재활을 끝내고 2년만에 1군에 복귀한 임준혁, 입단이후 아직까지 1군 무대를 밟지도 못한 광주일고 에이스 출신 듀오인 김성계(‘04 2차 5순위)와 곽정철(’05 1차지명) 등 첫 선을 보이지 못한 새로운 얼굴들이 언제든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